[앵커]
영하 8도를 밑도는 맹추위, 한파경보가 내려졌던 날, 술에 취해 집 앞에서 숨진 채 남성 이야기 어제 전해드렸습니다.
신고받은 경찰이 집에까지 데려다 줬지만, 야외 계단에 앉혀놓고 돌아갔죠.
집으로 스스로 들어가지 못한 남성은 6시간 만에 밖에서 그대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본연의 역할을 못 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당시 출동한 경찰관 2명이 업무에서 배제됐는데요.
이를 두고 경찰 내부 게시판이 뜨겁다고 합니다.
올라온 글들을 보면요,
어느 나라 경찰관이 술 취한 사람을 귀가시켜 주냐,
술에 취해 욕하고 토하는데, 집에 데려다 주는 것도 모자라, 이불까지 덮어주고 나와야 하느냐는 자조 섞인 반응도 있고요.
차라리 보호시설을 설치하라는 글도 있다고 합니다.
현장에서 고생하는 경찰관들의 노고, 충분히 공감합니다.
하지만 경찰관 직무집행법에는 주취자를 보호 조치해야 하는 의무도 규정돼 있습니다.
버거울 수는 있지만 경찰 치안에 대한 국민 기대가 큰 것도 사실이죠.
누리꾼 반응은 이렇습니다.
술 먹은 사람들이 잘못이니 현장 경찰관들 힘내시라는 글도 있고요.
숨질 것 같은 사람을 안전하게 조치하는 건 경찰이 아닌, 일반 시민도 해야 할 일 아니냐는 반박도 적지 않았습니다.
경찰의 업무 범위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긴 할 것 같습니다.
다음 소식입니다.
외국인 마약 사범을 붙잡는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경찰관 5명이 기소됐습니다.
불법체류자가 호텔에서 마약까지 판다는 첩보가 들어온 건데요,
체포영장을 한 차례 기각당한 경찰은 결국 영장 없이 호텔을 급습했습니다.
경찰들이 받은 혐의는 직권남용과 독직폭행 등입니다.
용의자들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때리고, 객실을 사후 수색해서 찾은 마약을 근거로 현행범으로 체포했다는 겁니다.
법원은 경찰 5명 전원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경찰은 위험을 무릅쓰고 일한다.
그만큼 처벌에 신중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허성준 기자의 보도 보시죠.
[기자]
지난해 5월 경남 김해의 한 호텔에서 경찰관들이 태국인 A 씨 등 3명을 체포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이 경찰관들을 직권남용과 독직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또 변호인 조력권 등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는 등 적법 절차를 지키지 않은 혐의도 받았습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한대광 / 대구지법 공보판사 : (경찰공무원은) 생명과 신체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범죄 예방 및 진압업무를 수행하는데 이러한 경찰공무원의 업무상 행위를 위법한 것으로 보고 처벌할 때는 신중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요즘 깡통전세다 뭐다 말이 많은데요,
이런 사기도 적발됐습니다.
관악구 한 빌라를 예로 들어볼게요.
집주인이 3억5천만 원에 판다고 내놓았어요.
잘 안 팔리다가 전세가 거래됐는데, 매매가보다 8천7백만 원이나 뛰었네요? 4억3천7백만 원에 계약이 된 겁니다.
그러고 한 달도 안 돼, 같은 가격에 팔렸습니다.
신용불량자에게로요.
사기 일당이 8천7백만 원을 꿀꺽한 거죠.
뭘 믿고 이렇게 사기를 쳤느냐.
주택도시보증공사, 허그(HUG)를 믿었습니다.
정확히는, 공시가격의 150% 한도에서 전세보증금 반환을 책임지는 허그 보증 보험을 악용한 건데요,
결국, 피해 대부분은 보증 상품을 운영하는 허그가 떠안게 됐습니다.
김종호 기자입니다.
[기자]
[빌라 전세 사기 피해자 : 제가 집을 찾을 당시에 워낙 집값이나 전셋값이 많이 올라있는 상태여서 그렇게 크게 엄청나게 의심하지 않고 제가 찾아보지 않은 것도 있죠.]
일당이 전세 사기를 벌인 빌라는 경찰이 확인한 것만 수도권 152채, 전세보증금으로 361억 원입니다.
HUG는 주인이 돌려주지 않은 보증금만큼 임차인에게 먼저 지급하고 집주인을 상대로 보증금을 돌려받는 절차에 들어가는데
명의상 집주인이 노숙자나 신용불량자여서 피해를 떠안을 개연성이 큽니다.
[이완섭 /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 국토부 공시가의 150%와 실제 빌라를 팔려는 애초 매매(희망)가의 차이가 큰 거를 고르는 거죠. 그래야 웃돈 수익이 많아지니까.]
경찰은 빌라 사기 조직과 명의 모집 조직, 명의 유통 조직과 명의 대여자 등 113명을 붙잡아 이 가운데 5명을 구속했습니다.
[앵커]
중2병이라는 말도 있을 정도로 사춘기 아이들에게 공감하기 힘든 부모님들 있으시죠.
그런데 사람만 그런 게 아니라고 합니다.
침팬지도 10대 때 사춘기를 겪는다는데요.
침팬지를 상대로 실험을 했더니, 사춘기 침팬지가 어른 침팬지에 비해서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좋은 것을 얻으려는 경향이 컸다고 합니다.
훨씬 도전적이라는 뜻이죠.
미국 심리학회 학술지에 실린 내용인데요.
여기서 흥미로운 결과 하나가 나옵니다. 사춘기는 같지만, 침팬지가 청소년보다 인내심이 더 강할 수 있다는 겁니다.
바로 먹으면 바나나 한 조각, 기다리면 바나나 3조각을 먹을 수 있는 테스트에서, 사춘기 침팬지는 불안과 분노 행동을 보이기는 했지만, 어른 침팬지와 비슷하게 기다렸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10대 청소년의 경우 비슷한 실험에서 큰 보상을 위해 기다리기 보다, 작은 보상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지적했는데요.
침팬지보다도 더 인내하기 어려운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우리 청소년들. 힘드시더라도 부모님들이 좀 더 참고 인내해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사춘기 또한 언젠가는 다 지나갑니다.
사회 브리핑이었습니다.
YTN 안보라 (anbor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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