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대표 관광도시 피렌체가 신규 단기 주택 임대를 금지하기로 했다. 수용 가능 범위를 넘어선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주민의 삶을 침범하는 이른바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의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현지 매체 라 푸블리카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피렌체 당국은 역사지구 내 주택을 에어비앤비 등 관광용 숙소로 용도변경하는 것을 금지했다. 현재 피렌체에 있는 관광용 단기 임대 주택 중 80% 이상이 역사지구에 집중돼 있다. 다리오 나르델라 시장은 "과감한 정책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런 조치가 없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주택난은 구조적인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당국은 단기 임대 주택을 장기 임대로 전환하는 임대인에게는 3년 동안 재산세를 면제하는 당근책도 함께 쓰기로 했다.
피렌체는 매년 약 15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관광도시이지만, 집주인들이 너도나도 단기 임대 사업에 뛰어들면서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장기 임대 주택이 부족해졌고 그 결과 집값이 폭등했다. 피렌체에 거주하려면 급여의 72%를 월세로 지출해야 한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이탈리아는 아예 정부 차원의 대책도 준비 중이다. 다니엘라 산탄체 관광부 장관은 곧 관련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는데, 휴가철에 주택을 불법으로 빌려주는 집주인에게 최대 5천 유로(약 7백만 원)의 벌금을 물리고 대도시에서는 최소 2박 이상 숙박을 의무화할 것으로 보인다.
오버투어리즘의 진통을 겪는 도시는 피렌체뿐만이 아니다. 뉴욕에서도 오는 7월부터 숙박공유 규제법이 발효된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 법은 뉴욕 주민이 자신의 주택을 30일 이내로 임대할 경우 개인정보와 임대수익, 계좌정보 신고하도록 의무화한다. 뉴욕은 이를 근거로 관광세와 판매세, 호텔세 등을 부과할 예정이며 위반 시 벌금은 최대 5천 달러(약 650만 원)다. 이에 대해 공유 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는 "규제 조치가 극단적이고 억압적"이라며 뉴욕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YTN 서미량 (tjalfid@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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