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다시 자진 출석했지만, 이번에도 조사를 받지 못한 채 돌아갔습니다.
송 전 대표는 검찰이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는 중단하고 민주당 돈봉투 의혹 수사에 모든 걸 쏟아부으며 '정치쇼'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송재인 기자!
[기자]
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입니다.
[앵커]
송영길 전 대표가 처음 자진 출석했던 한 달여 전과 똑같은 상황이 벌어진 거죠?
[기자]
네, 오전 9시 반쯤 검찰청에 도착한 송영길 전 대표는 조사를 거부당하면서 2분 만에 현관에서 발을 돌렸습니다.
대신 준비해온 입장문을 읽으며 돈봉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을 비판했는데요.
귀국한 지 한 달 반이 넘도록 자신은 부르지 않는 대신 주변 사람들에게 진술을 강요하고 당을 이간질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송영길 /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 민주당을 이간질하고 국회의원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 아니라 저 송영길을 소환하여 구속영장을 청구해보기를 바랍니다.]
이어 검찰에 낸 건 '깡통폰'이 아니라 일주일 동안 쓴 휴대전화고, 캠프 관계자들에게 알아본 건 고생한 사람들을 격려하는 차원이었다며 증거인멸 의혹에 적극적으로 반박했습니다.
다만 돈봉투 살포와 관련한 구체적 수사 내용에 대해선 법정에서 다투겠다고 말을 아꼈는데요.
대신 검찰이 '정치쇼'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데 발언 대부분을 할애했습니다.
대표적으로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는 사실상 중단하고 돈봉투 사건 수사에 '올인'하고 있다 주장했습니다.
[송영길 /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 민주당 전체를 벌집 쑤셔놓은 듯 요란하게 수사를 하고 국회의원 2명 구속영장을 청구한 검찰이 김건희 여사는 소환은커녕 서면 질문도 못 하고 있습니다. 고양이 앞에 쥐 같은 모양새입니다.]
또 이원석 검찰총장은 지난 2017년 '검찰 특수활동비 돈봉투 만찬 사건'에 연루돼 경고 조치를 받은 당사자 아니냐며 이것이야말로 횡령이나 뇌물죄로 수사받을 사안이라 말했습니다.
이처럼 송 전 대표가 계속 검찰청을 찾는 건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뜻을 내비쳐 향후 불구속수사 명분을 쌓으려는 거란 해석도 나옵니다.
[앵커]
검찰은 여전히 송 전 대표를 조사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인 거죠?
[기자]
네, 현재 검찰 수사는 9천4백만 원 돈봉투 살포에 개입한 공여자와 수수자, 크게 두 갈래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공여자 수사는 직접 살포를 기획한 혐의를 받는 윤관석 의원, 이에 관여한 이성만 의원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상당 부분 진행됐는데요.
두 의원 체포동의안에 대한 국회 표결이 다음 주로 다가오면서 검찰은 가결 시 열릴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대비하고 있습니다.
공여자 수사 역시 아직 진행 중이란 뜻인데, 그런 만큼 검찰은 공여자 가운데 가장 '윗선'인 송 전 대표 조사 계획은 아직 없다는 입장입니다.
나아가 송 전 대표는 이번 의혹의 최대 수혜자로 지목된 만큼, 수수자에 대한 조사까지 어느 정도 마친 뒤 가장 마지막에 소환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검찰은 그제(5일) 국회 사무처에서 확보한 현역 의원 29명의 국회 본청과 의원회관 출입기록을 토대로 돈봉투 수수 의원을 추리고 있는데요.
두 현역 의원 신병 확보 결과를 지켜본 뒤 수수 의원들 소환 조사도 본격화할 방침이라 송 전 대표 조사까지는 더 긴 시간이 필요할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서울중앙지검에서 YTN 송재인입니다.
YTN 송재인 (songji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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