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40분마다 한 명씩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나라.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현주소지만 특히 최근 들어, 사회의 뿌리로 볼 수 있는 청소년의 자살률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다만 전체 자살자 중 비율이 높지 않다 보니 아직, 10대를 위한 맞춤형 예방 대책은 나오지 않은 게 현실인데요.
청소년 정신 건강에 대한 이야기, 강민경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자살 예방을 위한 보도 권고 기준에 따라, 언론은 되도록 자살 사건을 알리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청소년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일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꾸준히 일어나고, 숫자 역시 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극단 선택을 한 청소년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명, 18% 늘어난 197명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특히, 여성 사망자는 1년 사이 무려 48% 증가해 108명에 달했습니다.
[백종우 /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코로나 시기 때 가장 부정적 영향을 받은 게 10대, 20대였습니다. 일부는 굉장히 고립되고 외톨이로 있다가 절망을 하면 우울이나 자살 문제가 되고….]
그런데 전체 자살자 가운데 10대의 비율은 3% 미만이라서
30%대에 이르는 노인 자살률에 비해 주목도는 떨어지고 지원 체계도 부족합니다.
지난 4월, 정부는 국민 정신건강 검진 주기를 10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검진 대상은 20대 이상으로 청소년은 빠져 있습니다.
물론 정부가 청소년 자살 문제에 완전히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닌데,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지난 4월) : 자살예방 상담도 청소년, 청년층이 익숙한 SNS 상담 방식을 도입하겠습니다.]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아직 사업안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우울감에 빠진 청소년은 성인이 돼서도 만성 우울증을 앓을 가능성이 큰 만큼,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학교에서 매년 6시간가량 시행하는 자살 예방 교육의 초점도 청소년들이 정신건강의 위험 신호를 스스로 깨닫게 하는 데 맞춰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또, 우울감도 감기처럼 치료받으면 나을 수 있다는 걸 알리면서, 10대에게 친숙한 소통 창구를 여럿 열어서 진료실의 문턱을 낮춰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백종우 /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도움을 청할 수 있어야 하고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시스템을 빨리 마련하는 게 굉장히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어른들의 '관심'입니다.
청소년이 보내는 미세한 위험 신호.
주변에서 단 한 명이라도 눈치챈다면, 비극은 충분히 막을 수 있습니다.
YTN 강민경입니다.
촬영기자: 이근혁
그래픽: 유영준
YTN 강민경 (kmk02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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