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주택가 골목 도로에 갑자기 울타리가 여러 개 설치돼 인근 주민들 차량 통행이 막혔습니다.
도로로 쓰이던 땅주인이 통행료를 내라며 막은 건데, 돈을 내기 어려우면 관할 구청이 땅을 사라고 요구하고 있어 갈등의 골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윤웅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주택들이 밀집한 골목 한가운데 초록색 울타리가 박혀 있습니다.
울타리가 설치된 곳은 모두 세 군데.
하루아침에 양쪽 출입구 모두 막혀버린 빌라 주민들은 황당함에 말문이 막혔습니다.
[이재구 / 빌라 주민 : 머리가 띵했죠. 솔직히. 우리가 주차장을 못 들어가고 그러니까. 무슨 일을 할 수가 없잖아요.]
1층 상가 주인도 본인은 물론, 손님들까지 차를 댈 수 없어 영업 손해가 막심합니다.
[옷가게 사장 : 일단 손님이 못 오시니까 주차도 못 하시고 그러면 옷을 볼 수가 없으니까 상가 입장에서는 매일 매일이 손해죠.]
인근 100여 세대 아파트도 출입문 한 곳이 완전히 막혀버렸습니다.
또 다른 출입문이 있기는 하지만, 200m 이상을 돌아가야 합니다.
게다가 또 다른 출입문으로 향하는 도로는 이렇게 가파른 데다, 많은 사람들이 다녀서 통행이 불편하다는 게 주민들의 이야기입니다.
[박선영 / 아파트 주민 : 저쪽은 약간 언덕도 있고, 이쪽은 들어가기가 편해서 이쪽을 제일 많이 이용하죠.]
울타리를 설치한 건 수십 년 전부터 해당 토지를 소유한 땅주인.
자신도 모르는 사이 도로가 생기더니 주민들이 이용하고 있다며 이제라도 통행료를 내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도로를 낸 구청에서 주민들 대신 땅을 사라는 입장입니다.
[땅주인 : 시세가 있으니까 평당 한 3천만 원 간다 그랬는데 (21억 원을 바라시는 거예요. 그러면?) 그렇죠. 아니 원래 시세가 그렇다는 거지. 난 모르고. 흥정을 해보면 나오겠죠.]
은평구청은 오래전 일이라 어쩌다 사유지에 도로가 났는지 알기 어렵다며 주민 통행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땅주인과 주민들 사이에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는 가운데, 도로 사용을 놓고 당분간 갈등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YTN 윤웅성입니다.
촬영기자 : 왕시온
그래픽 : 지경윤
YTN 윤웅성 (yws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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