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직업 특성상 주삿바늘을 자주 접하는 의료진은 항상 바늘에 찔려 감염될 위험에 노출돼 있죠.
일단 피부에 들어가기만 하면 흐물흐물해져서 처리 과정에서 찔림을 막을 수 있고, 재사용이 아예 불가능해 감염 사고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주삿바늘이 개발됐습니다.
최소라 기자입니다.
[기자]
뾰족한 주삿바늘을 돼지고기에 찔러넣습니다.
잠시 후 뽑아낸 바늘은 마치 고무처럼 부드러워졌습니다.
주삿바늘을 의료용 링거에 연결해 봤습니다.
체온과 비슷한 37도의 물에 바늘을 담갔더니, 링거액이 일정한 속도로 흘러나옵니다.
잠시 뒤 꺼낸 바늘은 물렁물렁해졌지만 변형되거나 주사액이 샌 흔적은 없습니다.
체온과 비슷한 온도에서 1분간 사용한 바늘입니다.
상온에 꺼낸 지 1시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흐물흐물해서 찔릴 위험이 전혀 없습니다.
바늘의 신비한 물성은 고분자로 코팅된 '갈륨' 덕분입니다.
실온에서 딱딱한 고체인 대부분 금속과 달리 29.8도만 넘어도 액체가 돼버려 물렁물렁해지는 겁니다.
[카렌-크리스티안 아그노 / KAIST 전기·전자공학부 박사과정 : 과냉각 현상 때문에 한번 녹은 갈륨은 다시 굳지 않고, 미세 방울로 유지됩니다. -5℃에서야 다시 고체가 됐습니다.]
쥐의 혈관에 직접 주사하는 실험에서는 기존 바늘보다 갈륨 바늘을 사용할 때 혈관 손상이 더 적었고, 염증 반응도 더 드물게 나타났습니다.
[정재웅 /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 비윤리적인 주사기 재사용이라든가 의료진의 찔림 사고 등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겠습니다.]
연구진은 갈륨 바늘이 현재 상용화된 찔림 방지용 바늘보다 가격이 20% 비싸지만, 바늘에서 갈륨을 회수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며,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YTN 사이언스 최소라입니다.
YTN 최소라 (csr7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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