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체질에 맞춰 살을 뺄 수 있게 해준다며 SNS를 통해 비싸게 판매되는 다이어트 약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이들 제품을 받아보면 상당수는 맞춤형과는 거리가 먼 중국산 기성 식품에 불과했습니다.
피해자가 전국적으로 수백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판매자 서버가 해외에 있어 추적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유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평소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았던 A 씨는 지난 9월 SNS에서 다이어트 알약 광고를 발견했습니다.
일본 대학 교수진이 만들었고, 1:1 상담을 통해 체질에 맞는 약을 지어준다는 것이었습니다.
카카오톡으로 연결된 상담사는 몸무게와 식습관 같은 간단한 질문을 하더니 약을 먹는 동안 매일 상담도 해준다며 결제를 유도했습니다.
A 씨는 고민 끝에 55만 원을 내고 두 달 치를 사버렸습니다.
그런데 얼마 뒤 도착한 약은 광고와 너무나 달랐습니다.
단단한 사탕이라고 적힌 제품 유형 옆에는 온통 중국어가 가득했고, 생산도 판매도 모두 중국에서 이뤄진 것이었습니다.
특히 상담사와 상담한 날짜는 9월인데 제조 일자는 그보다 두 달 전인 7월로 맞춤형이라는 것도 모두 거짓말이었습니다.
[A 씨 / 다이어트 알약 사기 피해자 : 이 약을 받았어요. 검색을 해 봤는데 피해 사례가 나오는 거예요. 환불 처리해달라 그랬더니 환불은 안 된다는 거예요. 너의 체형에 맞춰서 우리가 만든 거기 때문에….]
경북에 사는 60대 여성 B 씨도 비슷한 피해를 겪었습니다.
지난달 산 체질 맞춤형 다이어트 약 역시 실제로는 상담보다 두 달 전에 만들어진 것이었습니다.
약 광고에서는 유명 연예인이 등장하는 TV 프로그램을 도용하기도 했습니다.
[B 씨 / 다이어트 알약 사기 피해자 : TV에도 많이 나오고 이런 사람이 사기를 치겠나. 이제 신뢰가 딱 가니까 클릭을 하게 된 거죠.]
조금씩 약의 이름은 다르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에 모인 피해자 3백여 명은 비슷한 방식에 속았고, 피해 금액도 모두 합쳐 2억 원 이상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서울, 경기 등 수도권뿐만 아니라 대전, 충북 등 전국적으로 고소도 이어져 경찰 수사도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약을 판매한 업체 측이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피의자 특정조차 어려움을 겪는 상황!
경찰은 SNS 업체를 상대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는 등 실마리 찾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YTN 유서현입니다.
촬영기자 : 윤소정
YTN 유서현 (eastju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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