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영상으로 보시는 곳은 부산 북구에 있는 한 아파트입니다.
지난해 10월 7층 높이에서 외벽을 칠하던 40대 작업자가 추락해 숨졌는데, 몸에 연결돼있던 안전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곳은 전북 완주에 있는 레미콘 제조업체입니다.
지난 8월, 50대 노동자가 작업 도중 기기에 끼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 곳입니다.
두 사고의 공통점, 모두 50인 미만 사업장이라는 점입니다.
이런 이유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 아니었는데요.
특히 첫 번째로 보신 아파트 추락 사고는, 이미 그보다 두 달 전에 비슷한 사고가 발생해 업체 대표가 업무상 과실치사로 입건된 상황이었는데도 같은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른바 '중대재해법'은 사업장에서 사망 사고 등이 났을 때, 안전 의무를 소홀히 한 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법인데요.
지난해 1월, 50인 이상 기업부터 시행되어 내년부터는 50인 미만 기업으로도 확대 시행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제저녁, 정부와 여당이 이 같은 확대 시행을 2년간 유예하기로 방침을 세웠는데요.
80만여 개에 달하는 대상 기업에 법을 전면 적용하는데 아직 한계가 있다는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달에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안전 관련법 준수 사항이 지나치게 방대하다, 안전 인력 및 비용 확보에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하지만, 안전 미비로 목숨을 잃는 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입니다.
정부 집계를 보면, 이번 상반기에만 산업재해로 숨진 사망자 가운데 62%에 이르는 179명이 50인 미만 사업장 소속이었습니다.
노동계는 법 공포 후 시행까지 충분한 시간이 있었지만 이제 와 현실 운운하며 노동자 목숨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즉각 비난했는데요.
노동계 숙원이었던 '노란봉투법'에 대해서도 거부권을 행사한 정부가 중대재해법 확대까지 유예에 나서면서 가뜩이나 불편한 노정관계는 더욱 얼어붙을 전망입니다.
YTN 박희재 (parkhj02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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