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나경철 앵커, 이광연 앵커
■ 출연 : 황보혜경 경제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큐]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중국이 요소 수출을 옥죄면서 우리 산업에 비상등이 켜졌습니다.
온·오프라인에서 판매하는 요소수 가격도 날마다 들썩이고 있는데요,
정부는 '제2의 요소수 대란'은 없을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는데, 뒷북 대책이란 비판도 나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얘기 나눠봅니다.
경제부 황보혜경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중국의 요소 수출 중단이 좀처럼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우선 현재 상황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중국이 수출 제한 움직임을 보인 것은 지난달 중순부터입니다.
지난달 17일, 중국의 비료 관련 협회가 자국 요소 수출 기업들에 수출 자제를 제안한 겁니다.
이후 약 보름 만인 지난달 30일, 중국 세관이 수출 심사를 마친 요소 선적 단계에서 돌연 한국행을 보류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통관 지연은 중국의 공식 수출 제한 조치는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정치적 이유도 아닌 중국 내 요소 수급 상황을 고려한 가격 안정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인도에서 비료용 요소 수입이 급증하자, 자국에서 요소 부족 사태가 벌어질 것을 우려해 일시적으로 수출을 멈췄다는 겁니다.
실제로 올해 9월 인도는 중국산 요소 86만 톤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중국 내 요소 재고량은 47만 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반 토막이 났습니다.
[앵커]
2년 전에는 중국이 아예 요소 수출을 금지하면서 국내에 요소수 대란이 일었는데,
요소 수입이 막히면 어떤 산업이 지장을 받게 되는 건가요?
[기자]
요소수는 경유 차량이 배출하는 질소산화물을 분해해 매연을 없애는 역할을 합니다.
지난 2015년부터 판매하는 경유 차량에는 요소수를 넣는 배출가스 저감 장치가 필수고, 화력발전소나 제철소 등에서 매연 저감을 위해 많이 쓰입니다.
이 때문에 요소수가 부족하면 화물 트럭부터 발전이나 철강 등 주요 산업이 멈출 수밖에 없습니다.
앞서 재작년 10월 중국은 호주와의 무역분쟁을 겪으면서 요소 수출을 제한했습니다.
우리 기업의 중국 의존도가 높은 데다, 당시 재고 물량이 2주에서 4주분에 불과했던 탓에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이어졌습니다.
당시 국내 물류와 산업이 마비될 뻔했던 만큼, 정부는 서둘러 수출 다변화 조치에 나섰습니다.
그 결과, 중국산 요소의 수입 비중을 지난해 67%까지 낮췄지만,
가격 경쟁력 등을 이유로 다시 90%대로 증가했습니다.
[앵커]
게다가 중국이 내년부터 요소 쿼터제를 시행할 예정이라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중국 정부 입장은 확인됐나요?
[기자]
요소 쿼터제란 중국이 한국을 포함해 해외로 수출하는 요소 수출 물량을 제한하는 것을 말합니다.
요소 공급난을 우려한 중국 정부가 내년부터 요소 쿼터제를 시행할 것이란 이야기가 중국 현지와 국내 업계에서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여전히 요소 쿼터제 시행 관련과 관련해 공식 확인된 것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국내 요소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현지 요소 업체로부터 이 같은 계획을 전해 듣고, 이미 대비책 마련에 나선 상황입니다.
정부는 요소 쿼터제가 시행되더라도, 수급 상황이 안정화되기까지 단기적인 조치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럼 언제까지 수출 지연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나요?
[기자]
우선 정부는 내년 1분기까지는 요소 수출 제한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중국 내 수급이 원활해질 때까지 앞으로 두세 달가량은 통관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겁니다.
주유소 업계 관계자들 투표에서도 이번 요소수 파동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이란 응답이 금방 끝난다는 응답보다 많았습니다.
만약 요소 쿼터제까지 시행될 경우,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큽니다.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시죠.
[장상식 /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 : (쿼터제를 한다면) 나라별로 쿼터제를 시행하지 않고, 해외로 빼낼 수 있는 물량을 정하는 식으로 될 겁니다. 상황에 따라서 (수출 지연이) 반기 이상 가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하지 않을까…]
[앵커]
정부도 급히 대책 마련에 나섰는데요,
지금까지 어떤 내용이 나왔나요?
[기자]
정부는 동남아나 중동 등 대체 수입처가 충분해 2년 전과 같은 요소수 대란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대책도 내놨는데요,
우선, 정부는 일시적 수급 문제가 발생한 업체를 대상으로 차량용 요소 비축량 2천t을 조기에 방출하기로 했습니다.
또 공공비축 물량을 만 2천t으로 두 배 늘려 두 달분을 확보한다는 방침입니다.
또 요소 수입선 다변화를 위해 제3국에서 수입하는 기업에 대한 지원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장영진 /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 동남아산에 대해서 할당 관세로 세금 부담을 낮춰주고 있는데, 이런 것을 내년에도 지속해서 하고 다른 지역에서 오는 부분에 경제적 부담이 덜해지도록 그런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는 말씀드리고…]
국내 요소수 시장 점유율 1위인 롯데정밀화학은 이번 주 베트남산 요소 5천 톤을 추가로 계약했고, 중동과 동남아 등 다양한 수입 대체선이 이미 확보된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신규 계약분까지 포함하면 현재 3.7개월분의 물량이 확보돼 있다는 게 정부 설명입니다.
[앵커]
이 같은 정부 진화에도 불구하고 불안 심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요소수 가격이 온라인에서 나날이 급등하는 모양새라고요?
[기자]
수출 통관이 지연됐다는 소식이 국내에 전해진 이후로 롯데정밀화학 요소수 제품을 온라인 플랫폼 쿠팡에서 매일 검색해봤습니다.
요소수 10L 한 통의 공식 몰 판매가격은 만 5천 원 정도로 동결돼 있는데요,
쿠팡에선 날마다 올라 지금은 공식몰 가격의 3배인 4만 4천 원입니다.
그런데 같은 제품이 위메프에서는 8만 원대, 지마켓에서는 무려 9만 원대에 팔고 있습니다.
가격이 동결된 공식몰이 가장 저렴한 건데요.
롯데정밀화학은 공식몰 1인당 구매 가능 수량을 30일 동안 최대 1개로 설정하는 등 사실상 판매 제한에 나섰습니다.
이에 대해 롯데정밀화학 관계자는 "최근 수급 우려로 요소수 판매가 폭증하면서 물류적인 문제로 구매 제한을 걸어놓은 것"이라면서
"내년 3월 중순까지 물량은 확보해놓은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오프라인 주유소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요소수는 페트 제품을 사서 차량에 직접 넣을 수도 있지만, 주유소에서도 주입할 수 있습니다.
전국에 요소수를 판매하는 주유소는 3,400여 곳인데요,
오늘 오전 기준 요소수 가격이 리터당 800원부터 6,000원까지로 지역마다 천차만별입니다.
요소수가 매진된 주유소는 110여 곳으로, 전체의 3% 수준입니다.
비율로만 보면 아직 요소수 품절 대란으로 볼 수는 없지만, 지난 1월 초 요소수 매진 주유소가 30여 곳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한 겁니다.
이 때문에 일부 주유소에서는 품절을 막기 위해 요소수 판매 수량을 제한하거나, 개인 고객에겐 아예 판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주유소 관계자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경기도 소재 00주유소 : 주문하면 2주 정도 후에 보자고 그러는 통에 정상적으로 판매가 안 되는 게, 하나씩만 판매하고 있어요.]
[앵커]
문제는 중국이 잊을만하면 수출 옥죄기에 나서는 것 아닙니까?
최근에도 수출 통제가 여러 차례 있었잖아요?
[기자]
앞서 지난 8월 중국은 반도체와 OLED 제조에 필수인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을 통제했습니다.
또 이번 달부터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흑연의 수출을 제한했습니다.
그러더니, 물류의 핵심인 요소 수입까지 막힌 겁니다.
중국 당국은 내수 시장 안정을 위해 수급 조절에 나섰을 뿐 정치적 고려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면서 중국 관영 언론에서는 한국이 오히려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습니다.
중국의 관영 환구시보는 기고문에서 한국이 이번 요소 사태에 대해 갖는 '의심병'은 일부 사람들의 '공황증'이라고 말했습니다.
윤석열 정부 들어 미국의 중국 압박에 동참한 탓에 요소수로 보복을 당할까 봐 제 발 저렸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2년 전에도 한국 요청에 따라 중국이 요소 만 8천 톤을 긴급 수출했다며 이번에도 양국의 우호적 협상을 통해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거라고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자국 수급 상황을 이유로 이렇다 할 공식설명도 없이 번번이 한국을 옥죄는 행태에 대한 비판이 거셉니다.
[앵커]
우리 정부도 문제가 터진 뒤 땜질식 처방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대책을 내놔야 하는 것 아닌가요?
[기자]
이번 요소 파동은 예견된 일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난 6월부터 7월 사이 중국 요소 가격이 이미 50%나 뛰었던 데다, 지난 9월에도 중국 정부가 자국 업체에 요소 수출 중단을 지시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가 그동안 안일하게 대응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 번번이 중국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공급망 안정화 지원법'을 하루빨리 통과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요소와 같은 핵심 광물의 안정적 확보 방안을 담은 '공급망 안정화 지원법'은 위원회 설치와 위기대응 매뉴얼 작성, 기금 마련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재작년 10월 국회에 발의된 이후 지금까지 계류 상태입니다.
이 때문에 정부는 공급망 다변화와 대중 외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국회는 속히 지원법을 처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경제부 황보혜경 기자와 짚어봤습니다.
YTN 황보혜경 (bohk10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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