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YTN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22대 국회의원 선거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보는 연속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설 연휴 이후 본격적으로 펼쳐질 총선 구도의 최대 변수는 이른바 '김건희·이재명 리스크'의 파장인데, 첫 순서로 나혜인 기자가 여야의 선거 전략을 분석했습니다.
[기자]
4월 총선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심판'입니다.
보통 정부·여당을 견제하는 야당이 썼지만, 진영 갈등이 심해지면서 여야 가릴 것 없이 통용하는 선거 구호가 됐습니다.
4년 전 국회의원 선거 때 야당이었던 국민의힘의 전신, 미래통합당은 문재인 정부 심판론을 내걸었지만,
[황교안 / 당시 미래통합당 대표 (2020년 3월) :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고 이걸 통해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함으로써….]
탄핵 적폐 세력 심판론으로 맞불을 놓은 더불어민주당에 참패했습니다.
[이해찬 /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2020년 2월) : 국정농단으로 탄핵된 정치세력…. 미래통합당이 다수가 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이번 선거는 어떨까요?
정권 교체로 야당이 된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심판을 외치고,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방탄 정당의 독주를 심판해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서로 표적으로 삼은 인물은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와 민주당 이재명 대표입니다.
대선 때부터 허위 경력과 주가조작 의혹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건희 여사는 지금도 야당의 주된 공세 대상입니다.
윤 대통령이 국회를 통과한 '쌍특검법'을 거부하고 명품가방 수수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김 여사 리스크'는 여당에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민주당이 정조준하고 있는 '당무 개입' 논란도, 그 발단은 김건희 여사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정청래 /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지난 2일) : 김건희 여사는 퍼스트레이디입니까? 퍼스트 프레지던트입니까? 이번 총선의 시대정신은 단연코 윤석열 정권 심판입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제1야당의 수장 이재명 대표를 겨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보궐선거 참패 이후 구원투수로 등판한 한동훈 위원장은 취임 첫날부터 '검사 대 피의자' 프레임을 꺼내 들며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부각했습니다.
불체포특권 포기 등 정치개혁 공약을 띄우며, '방탄 세력 민주당'과 '운동권 특권 정치'를 청산하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한동훈 /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난 1일) : 국민의힘에서 이재명 대표 같은 분이 공천 신청을 했다면 절대로, 절대로 공천받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여야 모두 각자의 '리스크'는 외면하는 방식으로 관리하는 모습입니다.
한동훈 위원장은 대통령실과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 뒤 김 여사 관련 언급을 눈에 띄게 자제하고 있고,
[한동훈 /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난달 25일) : 제가 김건희 여사의 사과를 얘기한 적이 있던가요? 제가 그런 말씀드렸던 건 아니고 제가 드렸던 말씀을 그대로 이해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민주당은 비판의 화살을 윤 대통령에게 집중하며 '한동훈 대 이재명' 구도를 피하려고 애쓰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달 19일) : 거부 말고 이 정부가 하는 게 뭡니까? 거부가 아니라 뭘 할지를 내놓으십시오.]
거대 양당이 파고드는 상대 진영의 리스크가 선거 결과에 미칠 영향을 아직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극단적 대립이 불러온 '증오정치', '혐오정치'에 대한 우려가 중도와 무당층 표심을 자극하는 것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촬영기자 : 이성모 박재상 한상원
영상편집 : 이은경
그래픽 : 지경윤 황선중
YTN 나혜인 (nahi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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