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떠나면서 수술 일정이 최대 절반 정도로 줄어드는 등 주요 대학병원마다 의료 공백이 큰 상황입니다.
전공의들은 전문의 자격시험을 앞두고 아직 수련을 받는 의사들인데, 이렇게까지 큰 차질이 빚어지는 이유는 뭘까요?
김혜은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아이가 대형병원에 입원했는데 불과 하루 만에 퇴원 통보를 받은 겁니다.
지난 2020년 의료계 파업 때도, 전공의들이 사직서 투쟁에 나선 지금도, 가장 직격탄을 맞은 건 대학병원 환자들입니다.
병원 핵심 인력인 전공의들이 대거 빠지면서 진료 차질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전공의는 전문의가 되기 위해 수련, 다시 말해 교육을 받는 의사입니다.
그런데 임금이 싸다는 이유로, 대학병원마다 이들의 노동력에 의존해온 게 사실입니다.
서울의 주요 5개 대학병원의 경우 전체 의사 인력 가운데 30~40%는 전공의들로 채우고 있습니다.
상급종합병원 전체를 봐도, 수련을 마친 전문의 비중은 절반을 겨우 넘습니다.
미국이나 일본 등의 주요 대형병원 전공의 비율이 10% 안팎인 것에 비하면 우리나라 대학병원의 전공의 의존 비율은 지나치게 높은 게 현실입니다.
또, 수련을 명분으로 막대한 근무량을 떠안기는 구조도 끊임없이 지적돼 온 문제입니다.
사직서 투쟁에 나선 전공의들도 이런 구조적인 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류옥하다 / 대전 성모병원 사직 인턴 : 원래는 전공의는 수련의 신분입니다. 전공의가 없어도 병원이 굴러가야 하는 게 맞고요. 병원은 그 늘어난 정원을 똑같이 많은 사람들(전공의)로 해서 채울 겁니다.]
전공의들은 정부의 필수의료 대책에 병원이 전문의를 중심으로 이끌어갈 구체적인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정부 정책의 방향성에 주목해 달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박민수/보건복지부 2차관 : 그거 하나 만드는 작업, 수가를 하나 만드는 작업조차 수개월이 소요되는 작업이에요. 그렇게 한 줄 찍 써서 되는 작업이 아니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병원이 고용해야 하는 전문의 비율을 법으로 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나치게 전공의에 의존하는 병원들에 대한 제도적인 장치가 있어야 집단행동 때마다 반복되는 의료대란을 줄일 수 있어 보입니다.
YTN 김혜은입니다.
영상편집: 안홍현
그래픽: 기내경
YTN 김혜은 (henis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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