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 작가도 이번에 노벨 문학상 후보에 올랐지만, 한강 작가에게 밀려 고배를 마셨습니다.
'노벨상은 순수성을 잃었다'는 냉소적 반응이 나오는 배경인데요.
중국과 노벨상 위원회 사이 오랜 악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베이징 강정규 특파원입니다.
[기자]
베이징 중심가에 있는 서점, 중국어로 번역된 한강의 소설이 중앙에 진열돼 있습니다.
또 다른 책방엔 노벨 문학상 수상 이튿날 재고가 바닥났습니다.
[서점 직원 : 어제 노벨 문학상을 탔잖아요? 오늘 찾는 사람들이 엄청 많아졌어요. 이제 남은 건 이렇게 4종 5권뿐입니다.]
관영 신화 통신을 비롯한 중국 매체들은 한강의 수상 소식을 전하며 작품세계를 조명했습니다.
중국 작가 찬쉐의 수상 불발 탓인지, '노벨상은 순수성을 잃었다'고 반감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베이징 주민 : (서방에서) 정치적 색안경을 끼고 보는 이유도 중국이 강대해져서 지지하는 나라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베이징 주민 : 왜 서양인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 써야 하죠?]
"중국인들의 냉소적인 반응은 노벨상과 질긴 '악연' 탓이기도 합니다."
2010년 반체제 운동가 류샤오보가 노벨 평화상을 받자 중국은 곧장 노르웨이와 단교했습니다.
노르웨이 의회가 수상자를 최종결정하는 심사위원 지명권을 갖고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2020년엔 홍콩 민주화 운동이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오르자, 노르웨이산 연어 수입을 금지했습니다.
[왕이 외교부장 (지난 2020년) : 중국은 그 누구든 노벨 평화상을 이용해 내정에 간섭하는 걸 단호히 반대합니다.]
물론 2012년 중국 소설가 모옌이 노벨 문학상을 탔을 땐 대륙이 들썩이기도 했습니다.
[모옌 / 중국 작가 (지난 2012년) : 신문 검열은 세계 어느 나라에나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검열의 잣대, 검열의 방식이 다를 뿐입니다.]
그러나 한쪽에선 '어용 작가'란 꼬리표를 붙이고, 반대편에선 중국을 깎아내렸다고 손가락질하며 씁쓸한 뒷맛을 남겼습니다.
베이징에서 YTN 강정규입니다.
YTN 강정규 (kjyoung@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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