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야스쿠니 참배 없었다" 책임 미루기...정부 "유감 표명"

교도통신 "이쿠이나 야스쿠니 참배 자사보도 오보"
"자민당 의원들도 이쿠이나 본적 없다고 말해"
일 정부 "이쿠이나, 야스쿠니 신사 참배한 적 없다"

[앵커]
사도광산 추도식 대표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논란과 관련해 일본 정부는 사실이 아니라며 오히려 한국 측 불참을 문제 삼았습니다.

우리 정부는 일본 측의 추도사 등이 한일 간 합의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일본 측에 유감을 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현지 연결합니다.

김세호 특파원!

[기자]
네. 도쿄입니다.

[앵커]
이번 추도식에서 일본 측 대표의 야스쿠니 참배 논란에 대해 일본 정부가 적반하장 식으로 빠져나가는 모습이군요.

[기자]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 추도식 대표로 보낸 이쿠이나 아키코 정무관이 참의원 당선 직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촉발됐습니다.

한국 내에서는 사도광산 추모식에 부적절한 인사를 보냈다는 비판이 들끓었습니다.

그런데 교도통신은 어젯밤, 2022년 8월 15일 아키코 참의원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는 보도는 잘못된 것이라고 정정하고 나섰습니다.

당시 이쿠이나 의원이 경내에 들어가는 것을 봤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본인에게 직접 확인하지 않은 채 기사화했다는 겁니다.

일본 정부 대변인도 이쿠이나 정무관의 야스쿠니 참배는 사실이 아니라고 공식 부인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측이 이번 추도식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습니다.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한국의 반일병'이라는 격한 표현을 쓰며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한술 더 떠 이쿠이나 정무관이 야스쿠니에 참배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유감이라며 빨리 참배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일본의 이 같은 태도는 '반쪽짜리' 사도광산 추도식 개최의 책임을 한국 측에 전가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앵커]
이쿠이나 정무관이 야스쿠니 참배를 하지 않았다고 해도 일본 태도에 정당성을 부여하기는 어렵죠? 우리 정부도 일본 측에 유감을 표명했다고요.

[기자]
네. 외교부는 추도식 관련 한일 협의 과정에서 일본이 보여준 태도에 대해 어제 주한 일본 대사관을 통해 유감을 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측 주도 추도식에 불참하고 우리 자체 행사를 개최한 것은 과거사는 타협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라고 앞서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추도사 내용을 비롯해 제반 사항이 사도 광산 관련 합의 당시 수준에 미치지 못한 것이 중요한 고려 사항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단순히 이쿠이나 정무관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논란 때문만이 아니라는 겁니다.

실제 일본 측의 사도광산 추도식 때 이쿠이나 정무관의 추도사 내용 대부분은 사도광산의 가치와 의미, 노동자 노고를 강조하는 데 할애하면서,

사도광산의 문화유산 홍보에 치중한 면이 강합니다.

강제 노동과 사죄의 표현은 어디에도 없었고, 희생된 모든 노동자에 애도를 표한다고 밝히면서 애도의 대상조차도 모호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결국 우리 정부와 유족 측은 별도로 추도식을 진행했습니다.

일본이 조선인 강제 노동에 대한 인정과 사죄를 회피하는 한 파행적 운행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또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양국 간 새로운 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입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YTN 김세호입니다.


YTN 김세호 (se-35@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