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영수 앵커, 이하린 앵커
■ 출연 :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일본센터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ON]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강제 노역의 아픈 역사가 있는일본 사도광산이 세계유산 등재 이후 첫 추도식. 지금 전해 드린 것처럼 파행으로 끝났습니다.
저자세 한일 관계에 대한우리 정부를 향한 비판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데요. 전문가와 함께 이번 사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일본센터장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세요.
[조진구]
안녕하십니까.
[앵커]
이 사태를 차근차근 짚어볼 텐데요. 먼저 일본 사도광산, 어떤 곳입니까?
[조진구]
사도광산은 에도 시대, 17~19세기에 일본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본다 하면 가장 많이 금을 생산했던 곳인데 세계적인 추세가 기계화였다고 하는데 이곳은 수공업에 의해서 이뤄졌다는 거죠.
[앵커]
강제노역이 이루어진 곳이군요?
[조진구]
그렇죠. 사람에 의해서 이뤄졌다. 그런 가치가 인정받아서 유네스코에 등재됐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앵커]
세계유산에 등재된 이후에 이번에 첫 추도식이 열렸는데 파행으로 끝났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참석 인사의 이력 때문인 거죠?
[조진구]
저는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지난 7월에 우리가 동의하면서 일본 정부가 몇 가지 약속을 한 게 있어요.
[앵커]
지금 영상으로 저희가 정리해 드렸는데요. 사도광산을 유네스코에 등재하고 싶었지만 우리가 반대해서 못 했잖아요.
[조진구]
그래서 몇 가지 조건을 우리가 제시했고요. 그래서 첫 번째는 역사 전체를 조망할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고. 두 번째는 우리로 본다면 강제동원, 강제노역이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마는 일본 측에는 그런 말을 사용하지 않았어요. 가혹한 환경에서, 이런 말을 표현을 했거든요. 혹은 과거에는 2015년도에 소위 군함도가 등재할 경우에는 의사에 반해서 끌려왔다, 일하도록 강요받았다. 이런 표현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가혹한 노동환경, 고난. 그들을 기릴 수 있는 시설을 만들겠다는 거였거든요. 조금 한 단계 내려갔다고 할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매년 추도식을 열겠다. 올해는 7, 8월경에 하겠다고 했는데 조금 많이 늦었죠. 11월에 개최된 것이니까요.
[앵커]
우리 정부는 처음에는 추도식 참석하겠다고 했다가 하루 앞두고 불참을 통보했어요. 여러 가지 이유 중에 추도식 내용이 문제였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던데요.
[조진구]
전체적으로 보면 여러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마는 첫 번째는 정무관이라는 일본 정부 대표가 참석을 하는데 정무관의 이력에 관해서 잘못된 오보가 있었던 것은 사실인 것 같아요.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했던 인사를 일본 정부 대표로 보내는 것이 맞느냐 하는 것이었는데 결국 본인이 참석하지 않았다고 외무성에 설명을 했고 또 일본 언론도 지금 정정보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앵커]
오보였다고 하면서도 또 우리나라 탓을 하고 있잖아요.
[조진구]
그게 어느 쪽이든 잘 설명을 할 필요가 있는데요. 어느 쪽이 한쪽에 책임을 전가하는 그런 모습은 좋지 않은 것 같아요. 제가 그 추도사라고 하는 것을 읽어봤습니다. 친한 지인한테 얻어서 읽어봤는데. 앞의 부분은 추도식의 원래 취지라고 한다면 추도사가 먼저 나와야 하는데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등재 가치 이런 것들에 대한 언급을 하고 난 뒤에 희생자에 대해서, 노동자들에 대해서 심심한 애도를 표한다. 이런 표현이 있어요. 그리고 좀 전에 말씀드렸다시피 의사에 반해서 끌려와서 노동을 했던 노동자들이거든요. 그런 표현들이 들어갔어야 하는데 전혀 그런 말이 없어요. 아까 화면에 나왔습니다마는 당시의 노동자에 관한 정책이다. 이게 징용 정책을.
[앵커]
합리화하는 것 아닙니까?
[조진구]
그렇죠. 거기에 따라서 한국인 노동자들이 왔다는 표현이라고 한다면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는 거죠.
[앵커]
그렇다면 우리가 반대를 철회하면서 제시한 조건을 제대로 수용하지 않은 것 아닙니까? 우리 정부가 어떻게 대응해야 된다고 보세요?
[조진구]
조금 더 할 말은 해야 되겠고요. 추도식을 한다면 그 추도식에 희생자들의 유족들을 초청한다는 건 기본적인 상식인 것 같아요. 그럴 경우에는 추도식을 주관하는 곳에서 비용도 부담을 해야 되고요. 그분들에 대해서 여러 가지 편의를 제공하는 게 맞아요. 그런 노력들을 소홀히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앵커]
우리 정부 유족들, 일본에서 따로 추도식을 했다면서요?
[조진구]
그런 것 같아요.
[앵커]
화면도 있어요. 보여주세요. 지금 일본 측과 우리나라 측에서 따로 개최한 추도식의 모습 저희가 이분할 화면으로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조진구]
박철희 대사가 참석을 했죠. 그리고 유족들도 참석하고. 박철희 대사는 추도사를 통해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또 유가족들을 위로하겠다. 그리고 그분들의 희생 영원히 기억하겠다, 잊지 않겠다, 이런 말씀을 하셨거든요. 아주 적절한 표현이었던 것 같아요, 어떤 의미에서 본다면요. [앵커] 참석 인사도 문제고 추도사의 내용도 문제인데. 추도사 내용에 대한 합의 없이 날짜부터 정한 건 문제였다. 이런 지적도 나오고 있거든요.
[조진구]
그럴 수도 있겠죠. 긴밀하게 양국 정부 사이에 협의를 하고 그다음에 어떤 내용의 추도사가 들어갈지에 관해서 이야기가 좀 됐어야 하고. 우리가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다 하면 일본 측에 요구하고 전향적으로... 한일관계 개선에 관해서는 특히 일본 정부보다 한국 정부가 노력을 많이 했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런 의미에서 우리 정부도 일본에게 조금 이번에는 그런 요구를 강하게 할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강하게 요구를 했어야 될까가 아니라 강하게 요구했어야죠. 당연히 해야 되고. 그래서 자꾸 저자세 외교 아니냐라는 지적, 비판이 있습니다.
[조진구]
맞습니다. 친하면 친할수록 잘못된 부분, 불만이 있는 부분들은 지적해 주고 이야기해 주는 게 오히려 바람직해요. 그리고 일본 정부가 하는 게 국제사회에서 일본인들 혹은 일본의 위상에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니에요. 소위 말해서 일본에서는 사죄 피로라는 게 있어요. 언제까지 사과를 할 것이냐, 이런 말이 있는데, 그렇게 한다고 해서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비난받을 일은 하나도 없어요. 오히려 존경을 받으면 존경을 받았지. 또 모르는 세대가 지금 전후 세대라고 하죠. 전쟁과 식민지 시대, 과거 역사를 모르는 세대가 주역이기는 하지만 모르면 모를수록 새롭게 알려줘야 할 부분도 있는 거죠.
[앵커]
오늘 아침 언론 보도가 우리 정부가 강력히 항의하고 따져야 하는데 항의도 없고 사과도 없었다는 강력한 비판의 기사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오늘 뒤늦게 어제 유감표명했다는 입장이 나왔어요. 어떻게 보셨어요?
[조진구]
어제 유감표명을 했다면 어제 얘기를 했어야죠. 그리고 어떤 식으로 유감을 표명했는지, 불러서 초치를 해서 했는지 전화로 했는지 아니면 도쿄대사관에 했는지, 서울대사관을 통해서 했는지, 명확하게 밝혀야죠. 가장 중요한 건 타이밍이거든요.
[앵커]
매년 추도식이 열릴 텐데요. 외교부가 책임 있는 조치를 해야 될 것 같은데요. 어떤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세요?
[조진구]
앞으로 일본 정부가 이야기한 대로 유네스코 등재 때 약속했던 것들이 철저하게 이행되고 있는지, 긴밀하게 한국과 협의해서 전시물 이런 것들을 개선하도록 노력한다는 말을 했거든요. 그런 것들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철저하게 검증을 해야죠.
[앵커]
그런데 이렇게 세계유산 등재 전과 후의 일본 태도가 변한 게, 바뀐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잖아요.
[조진구]
그렇죠. 아마 일본은 본인들이 과거의 잘못된, 불미스러운 모습들을 드러내는 걸 꺼리는 것 같아요. 그리고 소위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이 나고 나서 당시에 아베 신조 총리가 국회에서 명칭을 바꿨어요. 그전에는 징용공 문제라는 말, 좀 강제성 뉘앙스가 들었었는데 조선반도출신 노동자 문제라고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대법원 당시 확정판결을 받은 네 분이 모집에 응해서 자발적으로 했다는 것이기 때문에, 표현을 바꿨다 이런 말을 썼거든요. 이건 식민지 지배 자체를 긍정하는 것에 다름 아니에요.
[앵커]
역사왜곡이네요?
[조진구]
그렇죠. 제가 산업유산정보센터가 도쿄에 있는데 뒤늦게 설치를 했습니다. 제가 지난 여름 8월에 한번 가봤어요. 가봤는데 사실을 적시하고 있다고는 볼 수가 없어요. 오히려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에 관해서 우리 정부가 좀 더 명확하게 지적을 하고 일본 정부가 시정할 수 있도록. 그래야지 서로가 어떤 앙금 없이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당당한 외교를 해야죠. 그런데 도치기현 아시오광산 등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려는 게 더 남아있잖아요, 일에는. 앞으로 우리 정부가 어떻게 대응해야 될까요?
[조진구]
첫 번째는 할 말은 해야 되는 거고요. 우리의 요구사항을 전달을 해야 되고요.
[앵커]
그 요구사항을 문서로 남겨야 됩니까? 어떻게 해야 됩니까?
[조진구]
문서로 남길 필요가 있고 협의하면 결과를 발표하게 되어 있으니까요. 그 자체가 문서가 될 수 있고. 사실상 가장 중요한 건 정부가 다 알 수가 없어요, 외교 당국자들이.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드시 들어야 돼요. 그리고 그 전문가들의 의견이 과거 역사, 현재, 다 포함되어 있는 것들이거든요. 그래서 정부가 그런 것을 독단적으로 결정하지 말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경청을 해서 수용하는 자세, 그리고 그걸 일본 정부에 직접 전달하는. 그래야지 한일관계가 오래갈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일본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이승배 (sb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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