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연합의 내각 불신임으로 총리직을 위협받아 온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이번 주 중 집권 자유당 대표직을 사퇴할 예정이라고 캐나다의 유력매체가 보도했습니다.
일간 '글로브 앤 메일'은 현지시간 5일 세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뤼도 총리가 이르면 6일 대표직 사임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뤼도 총리는 자당 의원들의 요구에 떠밀려 쫓겨나는 모양새를 피하기 위해 오는 8일 열리는 자유당 간부회의 이전에 사퇴를 발표하는 것을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후로도 정국의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글로브 앤 메일은 트뤼도 총리가 대표직에서 사퇴하면서 곧바로 총리직에서도 물러날지, 아니면 다음 대표가 선출될 때까지 총리직을 유지할지는 불확실하다고 전했습니다.
트뤼도 총리 측은 총리직은 유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자유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임시 지도자를 선출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캐나다에 오는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고율 관세 부과 예고 등에 대응할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한 만큼 총선을 앞당겨 치르자는 요구가 분출할 수도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망했습니다.
트뤼도 총리는 지난달 20일 저그밋 싱 캐나다 신민주당(NDP) 대표가 정부 불신임안 제출을 예고하면서 사퇴 위기에 몰렸습니다.
집권 여당인 자유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정책 연합을 맺어왔던 신민주당까지 이탈하면 불신임을 피할 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중도 좌파 성향의 자유당은 2021년 총선에서 승리했지만 단독 과반 확보에는 실패, 이듬해부터 진보 성향 신민주당과 연합을 통해 의회 내 입지를 지켰습니다.
신민주당은 지난해 자유당의 인플레이션 대처 실패 등에 불만을 표하며 정책 연합을 철회했지만, 9∼10월 신임투표에서 제1야당인 보수당의 손을 들어주지는 않았다. 이에 트뤼도 총리도 아슬아슬하게 정권 유지에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고물가 문제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등장 등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확산하며 트뤼도 총리의 지지율은 계속 하락했습니다.
지난해 1년간 여론조사에서 보수당은 자유당에 두 자릿수 이상의 격차로 우위를 보여 왔다. 지난달 말 진행된 여론조사에서는 트뤼도 총리가 자유당을 이끌 경우 지지율이 13%에 그친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신민주당은 올해 1월 27일 시작하는 다음 회기에서 정부 불신임안을 공식 제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부총리 겸 재무장관까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대응 문제 등으로 충돌하다가 지난달 전격 사임하면서 트뤼도 총리는 사면초가에 몰렸습니다.
트뤼도 총리는 프릴랜드 부총리의 사임 이후 이어진 사퇴 요구에 침묵을 지켜 왔습니다.
YTN 권영희 (kwony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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