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새해 다짐으로 1순위를 다투는 '금연'. 올해도 도전했다가 실패해 자책하고 있다면 이 기사에 주목해 보자.
최근 담배를 끊기 어려운 이유가 흡연자의 의지력 부족뿐 아니라 '유전자'에 숨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3일 박재민 의정부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지원 교수, 테라젠헬스 홍경원 본부장 공동연구팀은 한국인 남성 4,364명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내놨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 '라이프스타일 지노믹스'(Lifestyle Genomics·생활 습관 유전체학)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질병관리청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 데이터를 활용해 비흡연자 1,326명, 과거 흡연자 1,684명, 현재 흡연자 1,354명으로 대상자를 분류했다.
이어 니코틴 대사 관련 12개 유전자에서 총 1,644개 단일염기다형성을 분석한 결과 6개 단일염기다형성이 금연 성공 여부와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였다.
단일염기다형성(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SNP)은 유전자 염기 서열에서 한 개의 염기가 다른 염기로 바뀌며 발생하는 유전적 변이를 의미한다.
이 6개 유전적 변이에 기반해 유전적 위험 점수를 산출해 보니, 점수가 높을수록 흡연자로 남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즉, 유전적 요인이 금연 성공 여부에 있어 중요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 유전적 위험 점수를 활용하면, 보다 쉽게 나에게 맞는 금연 계획을 세우고 실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예를 들어 니코틴 대사가 빠른 유전형을 가진 사람은 금단 증상이 심할 수 있기 때문에 약물 치료를 강화하거나 추가 상담을 제공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연구팀은 흡연자의 생활 습관도 금연 성공 여부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파악했다.
흡연자의 1주일당 평균 음주량이 과거 흡연자나 비흡연자보다 월등히 많고, 반면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비율은 적은 것을 확인했다.
이는 금연 성공 여부에는 유전적 요인과 생활 습관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박재민 교수는 "니코틴 대사 속도는 금연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이는 유전적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며 "이번 연구는 기존 서양인 중심 연구에서 벗어나 한국인 맞춤형 금연 전략 수립 필요성과 기초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YTN 류청희 (chee090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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