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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추적] "우리 아이가 위험하다"… 청소년 자살률 '빨간불'

2025.08.27 오후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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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엄지민
안녕하세요. 엄지민입니다.

현상 이면에 숨겨진 사실을 좇아, 팩트추적! 지금 시작합니다.

【인트로】
[YTN 보도 (25.06.23) : 여고생 3명이 함께 숨진 채 발견돼 경찰과 부산교육청이 진상조사에 나섰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나가는 아이들.

[박현미(가명) / 유가족 : 예견치 않게 가족을 잃는 거긴 하지만, 이런 자살이라는 건 정말 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이유를 알 수 없어서 너무너무 답답하거든요.]

2011년 이후 청소년 사망 원인 1위는 줄곧 자살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YTN 보도 (25.06.25.) : 지난해 자살한 초·중·고교생 가운데 자살자가 221명으로 2012년 조사가 시작된 뒤 가장 많은 인원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여러 요인이 아이들의 삶을 짓누르고 있는 상황.

[하상훈 / 생명의 전화 원장 : 우리의 청소년들이 너무 많은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 같아요.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기대에 우리 청소년들이 너무 중압감을 많이 느끼고 있지 않느냐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사회는 어떤 신호를 놓치고 있는 걸까요.

벼랑 끝에 선 아이들을 지켜내기 위해,
이제 해법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스튜디오】
▶엄지민
팩트체커, 윤성훈 기자와 함께합니다.

윤 기자, 청소년들의 극단적 선택을 두고 우리 사회 위기감이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고요?

▶윤성훈
네, 우리나라 자살률은 지난 2023년 기준으로, 인구 10만 명당 28.3명이었습니다.

OECD 국가 평균의 두 배가 넘는 수준으로, 압도적 1위입니다.

특히, 10대 수치를 더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요,

2011년도와 비교했을 때 다른 연령대의 자살률은 꺾였지만 10대만 유일하게 늘어났습니다.

▶엄지민
교육부 조사 결과도 비슷하다고요?

▶윤성훈
네, 교육부 통계를 보면, 지난해 극단적 선택을 한 초·중·고교 학생은 221명으로 2012년 조사가 시작된 뒤 가장 많았습니다.

실제로 청소년 시절, 이런 어려움을 겪었던 사례자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VCR - 1 】
10대 시절, 극심한 우울감에 시달려 극단적 선택까지 고민했던 김주경 씨(가명).

[김주경 씨(가명) : 우울증 증상이 10대 내내 있었어요. 학교생활이 되게 갑갑하고 억압적이어서 계속 그 우울감을 해소 못 하고 쌓아왔던 것 같아요.]

처음 극단적인 생각을 하게 된 건 14살, 중학생 시절이었습니다.

당시 학교 선생님의 자살 소식이 어린 마음에 큰 충격으로 다가온 겁니다.

[김주경 씨(가명) : 그런 선택지가 있다는 것에 되게 큰 영향을 받았던 것 같고. 우울감이 제일 컸고 약간 무기력감 그런 번 아웃 같은 무기력감이 제일 심했어요.]

게다가 이런 감정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주변의 무심한 반응 역시 상처가 됐습니다.

정신과 치료에 대한 편견 또한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김주경 씨(가명) : 병원에 가기까지 되게 오랜 시간이 걸렸고 그리고 약물 치료도 지속적으로 했었어야 했는데 스스로 이제 약을 먹으면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해서 단약(투약 중단)을 혼자서 하고 그게 되게 안 좋았던 것 같아요.]

그러다 자신을 생각해 주는 부모님의 존재를 떠올리게 됐고, 자살예방센터를 찾게 되면서 마음의 변화가 찾아왔다고 토로했습니다.

[김주경 씨(가명) : 속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그런 얘기할 수 있는 상대를 만나서 치료하는 데 되게 도움이 됐어요.]

마침내 마음의 짐을 떨쳐낼 수 있었던 김 씨와 달리, 어떤 소년, 소녀들은 끝내 생을 놓아버렸습니다.

박현미씨의 딸은 3년 전, 14살의 나이에 스스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박현미(가명) / 유가족 : 그냥 저는 제 아이를 살리지 못했어요. 다른 분들은 이렇게 아픈 일이 조금은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때를 돌이켜보면, 아이는 이미 여러 신호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박현미(가명) / 유가족 : 잠을 못 자기 시작했고 그리고 SNS에도 집착하기 시작을 했고 갑자기 머리를 숏커트로 하겠다는 거예요. 그리고 가족들하고 말이 많이 줄었어요. 짜증도 조금 되게 많아졌었고, 자해가 좀 많아졌었고….]

당시, 이사로 주변 환경이 바뀌면서 아이의 우울감이 깊어졌고, 정신과 치료까지 받게 됐지만 또 다른 상처가 남게 됩니다.

[박현미(가명) / 유가족 : 애들이 정신병자라고 너 정신병자라고 놀렸대요.]

결국, 여러 번의 자해 끝에 세상을 등진 아이.

이후에 알게 된 사실은 더욱 기막혔습니다.

[박현미(가명) / 유가족 : 거기에(딸 SNS 해시태그에) 우울, 자살, 약물 이런 걸로 카테고리로 만들어져 있는 아이들이 너무 많은 거예요. 심지어 어떤 걸로 시도했어 (그러면) 딸이 어떤 걸로 했어. 야, 그걸로는 절대 안 죽어, 이렇게 말을 하더라고요.]

작은 관심을 기울인 누군가 있었다면, 그날의 선택을 바꿀 수 있었을지
현미 씨의 가슴은 사무칩니다.

[박현미(가명) / 유가족 : 저희 아이 트위터에 ‘저 지금 죽으러 가네요.’ 라고 했을 때 좋아요 하트를 200명이나 넣었어요. 좋아요를 (누른) 200명 중에 단 한 명이라도 신고를 해줬으면 그리고 또 단 한 명이 신고해 주시고 경찰에 조금만 더 빨리 와 주시면….]

어두운 터널에서 빠져나온 주경 씨는 오늘도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10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습니다.

[김주경 씨(가명) : 제가 되게 안 좋았을 때는 희망이 아예 없게 느껴졌어서 근데 어느 정도 이제 나아질 수 있으니까 혼자 앓지 말고 주변 사람들이랑 이제 전문가분들한테 도움을 좀 요청하라고 말해 주고 싶어요.]

【스튜디오】
▶엄지민
두 사연자 이야기를 들어봤는데 마음이 참 아픕니다.

10대들의 극단적인 선택이 실제 사망에 이르지 않더라도 시도를 했던 경우는 더 많다면서요?

▶윤성훈
네, 그렇습니다.

보건복지부 조사 결과를 보면 청소년 자살 시도율, 즉 중·고등학생 가운데 최근 1년 안에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경험이 있는 학생의 비율은 2.8%였습니다.

학생 100명 가운데 3명 정도가 실제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적이 있다는 뜻인데요.

이 수치는 4년 전보다 0.8%포인트 늘어난 겁니다.

▶엄지민
청소년들이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고민하는 배경을 좀 더 세심하게 들여다봐야 할 것 같은데요?

▶윤성훈
네, 전문가들은 한 가지 원인으로만 규정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학업 스트레스, 친구와의 관계, 가정 내 불화, 최근에는 소셜 미디어(SNS)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인데요.

청소년들이 속마음을 털어놓는 상담 현장을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 VCR - 2 】
극단적 선택의 기로에 놓인 사람들을 돕기 위한 기관인 한국 생명의 전화.

이소영 상담사가 자신이 관리하는 청소년 상담 게시판에 접속합니다.

학생들이 조심스럽게 털어놓은 고민글들이 쏟아집니다.

이곳에선 365일 24시간 전화 상담과 더불어 이렇게 익명을 전제로 한 청소년 채팅 상담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학업과 정신건강, 가족 문제까지 도움을 청하는 분야도 다양합니다.

[이소영 / 생명의전화 상담가 : 하교 후에 접속하는 양이 많고 그러다 보니까 좀 야간 상담이 많습니다.]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이유를 한 가지로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상담사들은 최근 우울감과 불안을 호소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우려합니다.

[이소영 / 생명의전화 상담가 : 요즘 조금 눈에 띄는 거는 이제 그런 분류 외에 정신 건강 부분에서 우울함이나 불안을 호소하는 친구들이 많고….]

무엇보다 현장에서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건 상담을 요청하는 나이대가 점점 어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소영 / 생명의전화 상담가 : 죽고 싶다라고 말하는 연령대가 저희가 기존에 파악하고 있던 연령대보다 더 이제 어린 연령대로 옮겨갔다는 거, 그래서 초등학생 정도의 연령대에서도 죽고 싶다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게 저희가 체감하고 있는 겁니다.]

생명의전화에서는 자체 상담뿐만 아니라, 전문 상담 기관으로도 연계해
아이들을 돕고 있지만, 정작 도움의 손길조차 내밀지 못하는 아이들은 더 많습니다.

한 동영상에 자살을 암시하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1인 시민단체 ‘SNS자살예방감시단’, 유규진 단장은 이런 암시 글들을 관련 기관에 신고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사람들이 구조될 수 있도록 돕는 겁니다.

[유규진 / SNS 자살예방감시단 단장 : 이 아이는 지금 어떻게 보면 이제 중학생이죠. 그런데 이 정도면 대체로 1년 1년마다 고비거든요. 그러니까 지금부터라도 당장 죽을 수 있는 대상자죠.]

SNS에선 실제 자해를 시도한 이들의 인증 사진과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유규진 / SNS 자살예방감시단 단장 : 이 대상자는 제가 두 번 정도 신고했기 때문에….]

특정 포털사이트나 SNS는 '자살'이라는 단어 검색을 아예 막아뒀지만, 우울증이나 자해를 소재로 하는 단체 채팅방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유 씨가 신고한 신고 건수는 만여 건.

유 씨는 아이들이 한순간에 돌이킬 수 없는 길로 빠져드는 경우가 많다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합니다.

[유규진 / SNS 자살예방감시단 단장: 자살 갈등을 하는 대상자는 오늘 대화 시도했는데 2~3일 정도 아무 말 없다가 갑작스럽게 저 오래 생각해 봤는데 저 죽을래요. 이렇게 해서 나오는 경향이 있죠.]

【스튜디오】
▶엄지민
한국 청소년들이 주변에 위험 신호를 보내는 경우는, 얼마나 되나요?

▶윤성훈
신호는 있지만,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외국 데이터를 보면, 약물이나 알코올 중독에 빠진 청소년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우리나라는 겉으로 드러나는 문제가 없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실제 국내 최초로 홍현주 한림대 의대 교수 연구팀이 극단적 선택을 한 청소년의 유족 진술과 기록을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심리부검’을 실시한 결과, 36명 가운데, 29명이 사전에 위험 신호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일상적인 하소연, 고민과 크게 다르지 않아, 주변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인 경우는 많지 않다고 봤습니다.

[홍현주 /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애가 좀 힘든가보다, 사춘기니까 그럴 수 있지, 뭐 고등학생이니까 애가 그런가 보다’ 이렇게 생각하는 게 일반적인 거거든요. 그래서 사실은 뒤집어서 보면 자살 경고 신호가 다 있었는데 막상 그 상황에서는 그것을 자살과 연결하기는 굉장히 힘들다는 거죠.]

▶엄지민
아이들이 조용히 곪아가고 있다는 거네요.

신호를 보내도 주변에서 알아차리고 대응하는 데 쉽지 않다는 건데 주변인들의 고통도 상당할 것 같아요.

▶윤성훈
네, 말씀하신 것처럼 자책감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 VCR - 3 】

딸아이가 떠나간 이후 현미 씨 가족의 일상은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박현미(가명) / 유가족 : 사람들이 다 저를 알아보는 것 같았어요. ‘어떻게 너는 그걸 알고도 돌아다닐 수 있어’ 그렇게 쳐다보는 것만 같아서….]

책임을 추궁하는 듯한 주변의 반응에 유가족들은 더욱 숨을 죽여야 했습니다.

[박현미(가명) / 유가족 : 위로를 하면서 저에게 하는 말은 ‘그렇게 될 동안 뭐 했어?’, ‘안 챙기고 뭐했어?’, ‘몰랐어?’,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아이가 그렇게 사망 했어?’라고 물어봤어요.]

도움을 요청하는 과정에서도 유족들의 마음은 상처로 얼룩졌습니다.

[박현미(가명) / 유가족 : 도움을 받기 위해서나 어떤 걸 하기 위해서는 내가 다 알아보고 내가 다 설명해야 하고 심지어 보건소에서 지원해 주는 게 있다고 해서 알아봤는데 그 담당자를 만나기까지 제 아이에 대한 상황을 한 다섯 번을 이야기한 것 같아요.]

현미 씨에게 위안이 되었던 건, 그나마 같은 아픔을 겪은 유가족 모임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청소년 자살 유족을 위한 모임은 전국에 단 2곳에 불과한 상황.

어린 자녀를 잃은 부모와, 고인과 함께 생활하던 미성년 형제들을 품어줄 기관이 더 많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백민정 / 수원시자살예방센터 상임팀장 : 초반에 너무 고통스러워서 아무것도 못 하고 있다가 도대체 다른 유족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를 궁금해해서 막 찾아보고 알아보고 이렇게 하다 모임에 나오시고 거기서 이제 위로받고 또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겪고 고렇게 시간을 좀 지내고….]

아이들이 떠난 자리에 머물러 있는 교사들도 무거운 짐을 진 채 살아갑니다.

27년째 교편을 잡아 온 강정훈 교사.

강 씨는 재직 중이던 중고등학교에서 몇 차례 극단적 선택을 한 아이들을 겪었습니다.

가까웠던 학생의 경우에는 더 큰 트라우마를 겪었습니다.

[강정훈 / 교사 : 내가 왜 그 순간에 직접적으로, 좀 더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못했나 이런 죄책감 때문에 교직에 대한 회의를 느끼기도 하고 그 트라우마 때문에 그 시간이 되게 길게 남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학교생활 중 생긴 오해로 학생이 자살을 시도해 동료 교사가 큰 충격을 받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강정훈 / 교사 : 그것 때문에 그 선생님이 너무도 힘들어했었거든요. 이럴 때는 선생님들의 교육에 대한 열의를 완전히 잃어버리는 경우도 많고, 교단에 계속 설 수 있는 자신감 이런 것들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죠.]

혹시 내가 잘못해서일까, 더 잘해줬더라면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라는 질문이 끊임없이 교사들을 괴롭힙니다.

[백민정 / 수원시자살예방센터 상임팀장 : 그 아이가 이제 고등학생이었는데 중간고사 끝나고 성적이 나올 무렵에 자살로 사망한 거예요. 근데 이 분(교사)이 너무 고통스러운 게 그 중간고사 때 본인이 시험문제를 되게 어렵게 내셨데요. 혹시 그런 게 영향이 있을까? 이런 걱정까지 하게 될 수밖에 없더라고요.]

이런 이유로 심리 상담을 받는 교사들이 많지만 대부분은 상처를 회복하기 전, 다시 교단에 서는 실정입니다.

같은 학교나 학급 친구들이 받는 심리적 충격도 큽니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학생 자살이 있었던 학교에 다니는 재학생 25%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등 위험군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친구에게 원망을 느끼거나, 자신이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시달리는 겁니다.

학교에서 공식 애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이른바 적극적인 '사후 개입'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백민정 / 수원시자살예방센터 상임팀장 : 이 아이랑 친하지는 않았지만 내가 지금 많이 우울하거나 위기인 경우에는 아이의 행동을 보면서 ‘나도 되게 힘들 때는 자살을 고민했었는데’ 이러면서 그 비슷한 공감을 하거나 비슷한 그런 행동을 모방하는 이런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에 그럴 때의 사후 개입도 되게 중요해요.]
또, 평소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많은 학교는 상담 교사를 좀 더 늘리는 등 상담 교사 배치가 좀 더 유연해야 한다는 게 교육 현장의 목소리입니다.

[강정훈 / 교사 : 큰 학교나 작은 학교나 상담 교사는 1명일 거거든요. 많은 학생이 힘들어하는 학교나 일반 학교나 똑같이 한 명씩입니다. 이런 사례가 좀 많은 학교에는 상담 교사를 조금 더 보강해서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됐으면 좋겠고요.]

【스튜디오】
▶엄지민
청소년 자살과 관련해서, 예방은 물론이고 사후 지원까지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할 것 같은데요

▶윤성훈
네,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 줄여서 ‘자살예방법’이 지난 2011년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예방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교육, 실태조사, 유가족 지원 같은 사업을 추진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자살 예방을 국가 책임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현장 적용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엄지민
제도가 있는데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윤성훈
우선, 강사나 전문 상담 인력의 규모와 역량 면에서 지역별 편차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친구, 교사에게 제공되는 심리 상담이나 치료 지원도 일부 지자체에서만 운영되고 있는 만큼, 전국 단위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습니다.

▶엄지민
좀 더 구체적인 개선이 필요하겠네요.

▶윤성훈
네, 일선 학교에서는 현재 청소년 자살을 막기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현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 VCR - 4 】

경기도 수원시에 있는 중학교.

자살 예방을 위한 생명존중교육이 한창입니다.

교사가 조심스레 학생들의 관심을 모아갑니다.

[백보련 / 수원시자살예방센터 임상심리사 : 우리 친구들은 고민이 있을 때 누구와 주로 이야기를 나눠요? (친구들) 또? (AI)]
옆에 있는 친구의 행동을 잘 관찰하고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라고
당부합니다.

[백보련 / 수원시자살예방센터 임상심리사 : 친구들이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고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면 분명 그 자살을 생각하기 전에 말과 행동들이 달라져요. 그럼 우리는 그것을 관찰하고 도와주는 것들을 하면 되는데….]

지난해 7월 자살예방법 개정 이후 학교 내 자살 예방 교육이 의무화돼 관련 교육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정부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실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른바 '자살 위험군'에 포함된 학생은 1만 8천 명에 육박한 상황.

문제는 ‘우리 아이가 그럴 리 없다’는 부모의 인식이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겁니다.

[고은희 / 수일여자중학교 교장 : 조금 저희가 안타까운 것은 학교에서 관찰된 부분을 부모님들이 인정을 못 하시는 거 그 부분이 조금 안타깝거든요. 그래서 청소년기 자녀들을 키울 때는 청소년기의 눈높이로 봐줘야 합니다.]

상담 치료가 아이에게 낙인이 되지는 않을까, 심리적 위기 상태의 학생으로 선별돼도 부모가 전문가와의 상담이나 치료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홍현주 /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정신과 질환이 마음이 약해서 생기거나 부모가 잘못해서 생기거나 그런 게 아니라는 거, 그런 제대로 된 교육을 하면 훨씬 더 치료의 접근성이 좋아져요.]

자해나 자살 시도 이후, 사회가 ‘수습’에만 집중한다면 시작점인 '마음의 고통'을 막기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스튜디오】
▶ 엄지민
이렇게 위기에 있는 청소년들이 보내는 신호를 주변에서 어떻게 하면 잘 알아차릴 수 있을까요?

▶ 윤성훈
갑작스러운 무기력감이나 지나친 자기 비난을 반복하는 경우, 죽음에 대한 직접적 언급, 평소와 다른 이별 인사 등이 대표적인 징후입니다.

그렇지만 사춘기라는 특성 때문에 이런 위험 신호와 일반적인 스트레스 반응을 구분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이 터놓는 사소한 이야기라도 적극적으로 공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또, 아이들이 초등학교 때부터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학교에 마련돼 있는 위클래스 등 상담 센터를 편히 드나드는 경험도 중요하다고 설명하는데요.

이를 통해 청소년들이 스스로 자신의 심리적 어려움을 인식하고 필요할 때 적절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미리부터 장벽을 낮춰놓아야 하는 겁니다.

[홍현주 /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실패하는 게 이상한 게 아니라 실패하는 게 당연한 거고, 오히려 실패를 잘할 수 있게 조금 더 마음의 근력을 키우는 그런 교육을 하는 게 더 어릴 때부터 중요한 것이지 않겠냐는 거죠.]

특히, 한계에 내몰린 듯한 순간, 한국생명의전화를 비롯한 다양한 전문기관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청소년들이 꼭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보건복지부 운영 SNS 상담 서비스 ‘마들렌’ / 한국 생명의 전화 운영 SNS 상담 서비스 ‘라임’

▶엄지민
위험군을 선별하기 어려운 만큼, 전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포괄적인 예방 교육이 필요하겠네요.

윤 기자, 수고 많았습니다.

▶엄지민
오늘 팩트추적은 여기까집니다. 저희는 다음 주에도 현상 이면에 숨겨진 사실을 좇아, 시청자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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