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지난 9월 카리브해에서 마약 운반선으로 의심되는 선박을 격침할 때 생존자 2명이 2차 공격으로 숨지기 전 미군 항공기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현지시간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N 방송 등에 따르면 프랭크 브래들리 해군 제독이 전날 의회에 출석해 해군의 해당 선박 공격 상황을 비공개로 보고하면서 상영한 당시 영상에 이 같은 장면이 담겼습니다.
생존자 2명은 한 시간 동안 전복된 선박의 잔해를 뒤집으려고 애썼으며, 이들은 머리 위로 항공기가 지나가자 손을 흔들었다고 영상을 본 의원들과 관계자들은 전했습니다.
영상을 본 2명의 의원은 생존자들의 손짓이 미군 항공기에 도움을 청하는 신호처럼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손짓이 항복 의사 표시였는지, 도움 요청이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CNN은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당시 공습을 지휘한 브래들리 제독은 생존자들이 하늘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는 "손짓이 다른 선박에 접선 지원을 요청하는 신호일 수도 있다"면서도 "정찰 드론이 주변에서 다른 선박을 발견하지는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의원들은 영상에서 생존자들이 무기나 통신 장비 없이 무력해 보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과 몇몇 공화당 의원은 생존자들이 마약을 운송하거나 구조대를 위협했을 수 있다며 2차 공격의 정당성을 주장했습니다.
또 브래들리 제독은 마약선 의심 선박이 미국이 아닌 남미 수리남으로 향하는 더 큰 선박과 접선하기 위해 항해하는 중이었다고 설명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격침당한 선박은 수리남행 선박을 만나 마약을 옮겨 실을 계획이었다고 브래들리 제독은 밝혔으나, 군은 이 선박을 끝내 찾지 못했습니다.
브래들리 제독은 격침된 마약 운반선이 미국으로 직행하지 않았더라도 수리남을 거쳐 미국으로 마약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번 타격은 정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마약 단속 당국에 따르면 수리남을 경유해 밀매되는 마약은 주로 유럽으로 향하며, 최근 미국행 마약 밀수는 주로 태평양을 통해 이뤄진다고 CNN은 지적했습니다.
이 같은 정보는 미국을 위협에서 보호하기 위해 생존자들을 겨냥한 2차 공격이 필요했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에 의문점을 더한다고 이 방송은 짚었습니다.
지난 9월 2일 미 해군은 카리브해에서 마약 운반선으로 의심되는 베네수엘라 국적 선박을 격침했습니다.
그런데 선박 잔해에 매달린 생존자 2명이 있었지만 2차 공격을 가해 이들을 사살했고,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이들을 "전원 살해하라"고 지시했다는 워싱턴포스트(WP) 보도가 최근 나오면서 '전쟁 범죄' 논란이 일었습니다.
YTN 권영희 (kwonyh@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