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사회
닫기
이제 해당 작성자의 댓글 내용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닫기
삭제하시겠습니까?
이제 해당 댓글 내용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AI가 만든 ‘함량 낮은 글’ 늘었는데도 교수는 왜 AI를 수업에 들였을까

2025.12.16 오후 04:48
이미지 확대 보기
AI가 만든 ‘함량 낮은 글’ 늘었는데도 교수는 왜 AI를 수업에 들였을까
AD
YTN라디오(FM 94.5) [YTN ON-AI RADIO]
□ 방송일시 : 2025년 12월 16일 (화)
□ 진행 : AI챗봇 “에어”
□ 보조진행: 김우성 PD
□ 전화 : 박숙자 서강대학교 전인교육원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김우성 : 대학교에서 AI를 활용해서 컨닝, 반칙을 썼다고 해서 난리가 났었던 문제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AI를 활용하지 않을 수도 없잖아요. AI를 쓰라고들 난리인데.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아직은 주도권의 의자가 하나예요. 그 의자에 인간이 앉을 것인가, AI가 앉을 것인가를 단순하게 이분법적으로 놓고 보니까요. “이건 사람이 한 게 아니라 AI가 한 거야. 아니야 이건 AI가 하는 게 아니라 인간이 해야 해” 이런 식의 얘기밖에 안 나오는데 이걸 깨려는 분이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AI와 인간이 동시에 공존할 수 있을지 도움받는 존재와,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을지를 실제로 교육 현장에서 고민하시는 분입니다. 예고해 드렸죠. 서강대 전인교육원 박숙자 교수님 연결되어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박숙자 : 네. 반갑습니다. 서강대에서 글쓰기를 가르치는 박숙자입니다.

◆ 김우성 : 예. 글쓰기만큼 첫 인사 말씀도 아주 귀에 잘 들리게 잘해주시네요.

◇ 박숙자 :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 예. 저도 앞서 오프닝 하면서 여는 말로 “AI와 인간이 지금은 마치 하나의 의자의 주인공이 누구이냐? 가지고 싸우듯이 이거 인간이 한 거야, AI가 한 거야” 이런 것 같은데 교수님은 실제로 보니까 AI를 활용해서 현장에서 학생들과 같이 글도 쓰고 강의도 하신다고 해요. 어떤지 궁금합니다.

◇ 박숙자 : 네. AI를 사용하는 수업은 거의 프롬프트 글쓰기 수업을 하고 있고요. 한 학기에 거의 마지막에 글쓰기 지식이나 글쓰기 경험이 충분히 쌓은 다음에 프롬프트 글쓰기를 가지고 생성의 조건, 생성의 구조 이런 것들을 설계하는 어떤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 김우성 : 예. 청취자분들이 어려울 수 있는데요. 직접 학생들이 글을 쓰는 게 아니라 “AI를 통해서 글쓰기 결과물을 만들기 위한 지시를 가르친다” 이렇게 이해하면 될까요?

◇ 박숙자 : 그렇습니다.

◆ 김우성 : 그러면 이런 방식으로 에세이 테스트를 대학교에는 많이 하잖아요. 완결된 긴 글을 써서, 테스트를 하는 방식이 저도 오래전이지만 기억이 나는데 AI가 등장한 뒤에 이 거대 언어 모델 생성형 AI가 등장한 뒤에 많이 달라진 부분은 어떤 건가요?

◇ 박숙자 : 많이 달라진 건 일단 “표절률”이 증가한 게 가장 눈에 보이는 현상인데요. 사실은 생성형 AI를 활용한 글쓰기가 늘었기 때문에 표절률이 증가한 건데 이 현상을 조금 자세히 들여다보면 문제는 글과 사유가 분리되고 있을 가능성을 짐작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 김우성 : 오히려 문제점도 많네요.

◇ 박숙자 : 네. 그러니까 글과 사유가 계속 분리되면 일종의 사유의 외주화 이런 문제까지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글은 생성되었지만 왜 쓰는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함량이 낮은 글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 거죠. 이런 것들은 고민의 지점이고 교육적인 개입과 탐색이 필요한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우성 : 네. 교수님 표현에도 지금 “함량이 부족한” 이라고 말했지만 글은 결과물이고요. 생각과 사유와 고민의 결과물이잖아요. 그걸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대한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아예 그 생각 자체도 없다, 부족하다” 이게 지금 문제라는 말씀이신데요.

◇ 박숙자 : “함량이 낮다”라고 말씀드리는 게 더 정확할 겁니다.

◆ 김우성 : 예.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거 잘못 말하면 학생들을 꾸짖는 말이 될 수도 있는데 “생각해라” 이렇게 말해야 되는 부분인데 이건 어떻게, AI를 도움받아서는 안 되나요?

◇ 박숙자 : “AI의 도움을 받는다” 조금 더 고민해야 되는 게 지금은 워낙 대학에서는 “AI를 사용하느냐, 마느냐” 이 문제 갖고 굉장히 논의를 치열하게 하고 있는데 학생들이 이걸 어떤 형태로 쓰고 있는지, 아니면 능동적 활용인지는 아직 충분히 검토되고 있지 않죠. 그러니까 지금 어떤 학습자의 어떤 사용 수준과 범위가 약간 사각지대에 놓여 있을 가능성이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어떤 교육적 개입 혹은 교육적 설계, 탐색 이런 것들이 조금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우성 : 원론적인 질문을 갑자기 하나 여쭤보고 싶습니다. “인간이 글을 쓴다라는 것”, “글쓰기라는 것” 얼마나 중요한지 평소에 평생 이 일을 하고 계시니까요. 저희 청취자분들한테 사람이 글을 쓰는 능력, 생각한 걸 글로 표현해내는 능력은 이런 면에서 중요합니다. 한번 설명해 주시면 뒤에 얘기가 쉬울 것 같습니다.

◇ 박숙자 : 네. 좋습니다. 글을 쓴다는 건 내가 누구인지, 또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를 묻는 과정입니다. 쓰는 과정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질문을 던지고 또 그 과정에서 대학에서는 지식을 구성하는 방법을 배우게 됐죠. 그러니까 결국 쓰기는 나를 이해하고, 타인을 이해하고 그러면서 세계에 참여하는 어떤 행위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쓰는 과정 없이 나를 발견하거나, 너를 이해하거나, 세계에 참여하거나 할 수 있다고 가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 김우성 : 예. 여러분 이 뭔가 차이가 느껴지시죠? 뚝딱, 남들한테 인정받는 답을 내놓는 게 아니고요. 그냥 그 글을 쓰는 과정에서도 “나는 발전하고, 변화하고, 소통하고 한다”라는 걸 교수님이 말씀해 주셨습니다. 저도 이렇게 말하면 딱 출신이 보이잖아요. 저도 가끔 학생들을 만나서 이렇게 토론하거나, 특강 같은 걸 할 일이 있는데 보면 공대생은 이렇게 도식을 그립니다. 주제 1, 2 소제목 3, 4 그런데 인문대생은 정말 살아온 내력을 이렇게 대서사시를 쓰더라고요. 그런데 AI를 활용하면 대부분의 친구들 글이 비슷하다, 그리고 입사 지원서도 AI를 활용한 경우가 많으니까 보면 굉장히 비슷한 구조, 구성 이렇게 되어 있거든요. 그것도 큰 문제입니다. 그러면 “100명이 되면 100명의 글을 구분하기 어렵다” 이런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현장에서는 어떻습니까?

◇ 박숙자 : 그럴 가능성이 보이죠. 그리고 그런 우려가 실제로 있죠. 그래서 지금 약간 논점이 달라질 수 있는데 그런 결과를 계속 확인할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결과보다는 “글쓰기 결과만 가지고 평가하지 않겠다”, “글쓰기 과정에 개입하겠다”, 그리고 “글쓰기 과정에 더 세밀하게 개입하겠다” 그런 과정 중심의 어떤 교육 방법을 이번 학기에 올해부터 바꿨습니다. 그래서 예를 들면 논쟁적 글쓰기 수업을 할 때에는 자료 찾기부터 아예 단계적으로 접근하고 그래서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찾아보는 방법이라든지 검색어 설정, 다양한 자료 유형 탐색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또 하죠. 그리고 이걸 위해서 도서관 사서 선생님을 모시고 학술 DB 특강을 듣는다든가, 혹은 분석적 에세이를 쓰기 전에는 저랑 구성, 주제 구성 면담을 한다든가 또 글을 쓴다음에는 동료 튜터링이나 글쓰기 센터 참석을 받는다든가 이렇게 대학의 다양한 자원을 활용해서 글쓰기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들이 필요하다. 그래서 그 과정에서 학습자가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 무엇을 익히고 있는지를 검토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그래서 결과만 가지고 평가하지 않겠다, 그래서 표절률의 비중도 낮추어서 지금 적용하고 있습니다.

◆ 김우성 : 우와 이게 어떻게 보면 굉장히 신선한 얘기입니다.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나는 같이 만들어가고 평가한다”라는 게 정말 좋은 스승에게 배우는 학생들이 부러울 정도인데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그러면 이 과정에 AI도 들어오게 하신 거잖아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보는 거죠.

◇ 박숙자 : 사실은 이 얘기부터 먼저 드리고 싶은데요. 최근에 한 연구 논문이 발표가 됐는데 2025년 초반에 발표된 논문인데 “AI를 쓰느냐 마느냐의 문제보다 AI를 언제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학습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어떤 논문입니다. 그러니까 자료 찾기의 어떤 단계를 경험하지 않고 AI를 쓴 학생과, 자료를 잘 찾는 방법을 다 익히고 스스로 초안을 작성한 다음에 AI를 쓴 경우에 어떤 학습의 그 효능감 이런 거 자체가 판이하게 달랐다라는 어떤 연구 결과가 있거든요. 그러니까 AI를 쓰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AI를 언제, 어떤 수준에서 쓰느냐가 학습자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거든요. 그래서 저도 이런 연구를 보면서 거의 마지막에만 씁니다. 그러니까 마지막에 쓰는 어떤 이유가 있는데요. 마지막에 학습자가 본인의 글쓰기 지식이라든지 글쓰기 경험 같은 것들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본인이 원하는 걸 입력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좋은 기술을 쓰는 게 아니라 좋은 기술을 잘 쓰는 게 중요한데 이때 본인이 가지고 있는 지식, 그리고 본인의 경험, 그리고 소통의 구조 이런 것들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한 학기, 그러니까 거의 12주 정도가 지난 다음에 프롬프트를 입력하게 되는데 그 프롬프트의 입력에 한 학기 배운 내용을 다 활용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 피드백 수준으로 AI를 활용하죠. 그런데 이렇게 하고 나면은 학습자들이 “아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 내가 이 과제에서 뭘 해야 하지? 내가 이 과제를 통해서 어느 수준에 도달해야 하지?” 이런 것들에 대한 메타인지가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거의 학기 말에 주로 사용합니다. “AI 쓰기 전에 학습자에게 준비시키는 기간이 필요하다”라고 보고 있는 거죠.

◆ 김우성 : 지금 고등학교도 학점제로 바뀌고요. 지금 학부형들이 방송 많이 듣고 계시고 또 유튜브를 통해서도 다시 돌려보시고 공유도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이 부분 중요합니다. 여러분. 답을 내고 도구를 써서 빨리 가는 게 아니라, 내가 그 의미를 알고 왜 하는지 알고, 무엇을 봤는지 정리하는 걸 도움받을 수 있죠. 그걸 앞서 “메타인지”라고 중간에 말씀하셨잖아요. 메타인지를 조금만 더 쉽게 한번 풀어주신다면요?

◇ 박숙자 : 과정에 대한 이해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겁니다. 그러니까 내가 지금 나를 그 어떤 구조 안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구조 바깥에서 나를 관찰하는 시선을 일종의 메타인지라고 생각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 김우성 : 예. 자기 스스로의 모습을 인간들은 다 보고 있기 때문에 거울만 보고 만족하시는 분들 없잖아요. 사람들과 어울려서 만족하고, 그 관계를 이해하듯이 전체 경기장 밖에서 자신을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학생들과 과정까지도 봐주시는 좋은 스승이시다”라고 했는데 또 아주 깐깐하게 12주 이상 지나서 모든 배운 과정을 넣어서 프롬프팅을 해서 어떻게 보면 그런 과정을 점검하는 AI를 활용한다고 하는데 궁금합니다.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만 그 전과 지금을 비교했을 때는 교수님 입장에서는 “이게 더 나아지고 있는 것인가?” 혹은 “극복하는 상황인가?” 아니면 “아 좀 더 아쉬운가” 이런 평가가 있으실 것 같아요.

◇ 박숙자 : 지금은 뭘 자신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하지만 거의 지금 매 학기 교육적 탐색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렇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어떤 기회를 얻는 것도 사실은 제가 지속적으로 변화된 상황에 교육적인 실험, 교육적 설계 이런 것들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글쓰기 책을 한 권 냈는데요. 그때 그 책의 첫 문장을 이렇게 시작했어요. “2023년 코로나19가 해제되고 대면 수업이 시작되자 생성형 AI가 교실에 먼저 들어왔다”라는 그때의 어떤 당황스러운 표현이거든요. 그러니까 학생보다 생성형 AI가 먼저 들어온 게 2023년도예요. 2023년도에는 조금 탐색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2024년에는 더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고, 2025년 올해에는 거의 전면적인 과정이라고 보여지고 있습니다. 그리고는 더 이상 학습자의 개인적 선택에 따른 학습 도구가 아니라 학습자의 학습 환경으로까지 변모했다고 지금 판단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에 비해서 교육적인 개입이라든지, 혹은 인문학적 탐색이라든지 이런 것들은 아직은 더디다고 보여지고 있습니다. 기술은 개인의 사유와 감각 전체를 바꾸는 과정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적극적인 고려가 필요한데, 아직은 기술의 활용에만 약간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게 안타깝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우성 : 네. 마치 유행처럼 혹은 유행가처럼 AI를 말하지 그걸 삶의 어떤 부분과 하나씩 하나씩 맞대어 놓고 고심하고 고민하는 이야기는 부족합니다. 그런데 또 교수님이 그런 영역의 한 분이시기 때문에 저희가 반갑게 모셨고요. <쓰기 교양 AI 시대 어떻게 읽고 쓸 것인가> 이 책을 통해서 또 고민을 풀어내셨는데 교수님 그래서 기업들도 그렇고요. 요즘 평가가 어쨌든 경쟁 사회, 모든 인간에게 모든 기회를 줄 수 없기 때문에 “차라리 구두 시험을 치자”, 인문대학에서는 “오럴 테스트(Oral Test)” 이런 표현도 쓰잖아요. “직접 말로 네가 설명해 봐” 이런 주장까지 나와요. 이건 또 글쓰기와는 또 다른 부분인데 그런 주장은 어떻게 혹시 보세요?

◇ 박숙자 : 어 그것도 가능한 방법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교수자마다 저마다의 어떤 질문을 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구술 평가를 이미 서구에서 진행하고 있는 시도이기도 합니다. 구술평가 도입하자는 것도요. 저도 구술 평가를 일부 진행하기도 합니다. 평가가 아니라 저는 학생들 글쓰기 전에 저랑 면담하거든요. 그런데 면담할 때 본인이 자신의 토픽과 문제의식을 먼저 저한테 구두로 설명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얘기를 들으면서 제가 피드백을 주죠. “토픽은 이런데 문제의식이 약간 더 구체적이어야 한다” 이렇게 피드백을 받습니다. 그런데 제대로 된 피드백을 받기 위해서는 본인이 준비가 되어야 하고 그게 구두로 표현되는 거죠. 이런 과정을 통해서 “같이 글쓰기를 배운다.”라고 얘기드리는 겁니다.

◆ 김우성 : 예. AI가 우리 삶에 다가오는 걸 막을 수는 없을 것 같고요. 그 방향이 바뀌지도 않을 것 같습니다만, 지금 교수님이 얘기하신 것처럼 그게 내 안에서 나의 고민으로 나오는 것인지, 그냥 눈앞에 빈칸을 채우기 위한 것인지는 구분하셔야 됩니다. 앞서 저희가 대학교 학부형들 또 중고등학교 학부형들도 많이 이 프로그램 듣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자녀들하고 그렇다고 해서 “AI 너 그거 표절하지 마라” 이렇게만 얘기하실 것 같아서 어떤 포지션, 즉 AI를 어떤 존재로 인식하고 내가 글 쓰고, 생각하고, 공부하는 거를 활용해야 되는지에 대한 정리 말씀을 한번 해 주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박숙자 : 네. 대학은 좋은 기술을 잘 사용하는, 그러니까 좋은 기술을 사용하는 어떤 기관이 아니라, 좋은 기술을 잘 사용해서 학문적으로 성장하는 하는데 목표를 두는 기관입니다. 그래서 학습자가 학습의 사각지대 안에서 유료로 사용할 수 있는 AI의 정보 접근권을 가지고 나만의 어떤 방법으로 학습의 결과를 생산하는 경험은 좋은 경험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어떤 효능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중요한 거는 대학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자원들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정보라든지, 지식이라든지, 교수라든지 이런 배움의 여러 구성원들의 도움을 받아서 글이든지, 지식을 경험하는 과정을 잘 거치는 게 필요한데 AI와 관련해서는 특히 학습자의 주도권을 가장 중요하게 봅니다. 그래서 예를 들면 프롬프트 글 쓸 때 꼭 넣어야 하는 검토해야 되는 세 가지 행동 지침이 있는데요. 그중에 하나가 비판적 검토, 그리고 주체적 선택 이런 겁니다. 예를 들면 프롬프트 생성을 했을 때 그 학습자가 생산형 AI를 많이 사용해보신 분들 다 알겠지만 굉장히 생성량이 많단 말이에요. 그러면 “그 많은 생성량을 학습자가 검토하지 못한다 대부분은” 그러니까 본인이 검토할 만한 수준으로 생성의 조건을 바꾸는 거죠. 예를 들면 학생들이 잘 사용하는 게 “500자 이내로만 생성해 줘” 이렇게 이야기한다거나 혹은 또 어떤 친구들은 “항상 내 허위 정보 인용, 확실한 인용 표시를 해줘야 돼”라든가 혹은 “출처 표시를 해줘야 돼” 혹은 논문의 경우에는 “DOI 번호가 붙은 논문만 추천해줘”라든가 예를 들면 신문의 경우에는 “어떤 신문만 추천해줘” 이렇게 정보의 생성에 내용을 조율하는 학습의 주도권을 학습자가 가질 때 AI 활용에 조금 더 효능감을 갖게 됩니다. 그러니까 “좋은 기술을 잘 사용하는 방법을 익히는 게 더 중요하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 김우성 : 수십 권의 책을 몇 년에 걸쳐 분석하는 것보다 그걸 요약해서 활용하는데 그 조건은 내가 그래서 무슨 얘기를 할 수 있느냐에 대한 고민이 없으면 그 존재가 지워지는 거죠. 교수님 책에 “누가 쓰는가”라는 말이 나오는데요. 아마 지금 그 얘기에 대한 요약인 것 같습니다. 누가 어떻게 쓰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AI가 썼네요”라고 하면 우린 모두 다 사라진 존재들이 되니까 그 고민에 대한 답을 지금 모색하고 계시고요. 또 오늘 생각할 거리를 주셨습니다. 지금 여러 가지 가이드라인 얘기를 해 주셨잖아요. 아까 세 가지 정도 얘기하셨는데 혹시 또 추가로 말씀해 주실 부분이 있을까요?

◇ 박숙자 : 예를 들면 일종의 쓰기 교양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선택으로 학습자에게 프롬프트 마지막 단계에서 윤리적 가치, 교육적 가치, 사회적 가치에 대해서 본인이 선택해서 입력하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게 그렇게 하면 학생들이 선택하기도 하고 선택하지 않기도 하는데 예를 들면 윤리적 가치를 선택하는 경우에는 이런 문장을 넣기도 합니다. “나는 과도한 생성으로 인해서 에너지가 남용되는 걸 원치 않아. 그러니까 생성 분량은 500자 이내로만 해줘” 라든가 나는 “부적절한 어떤 출처를 활용해서 내 글을 작성하고 싶지 않아. 그러니까 출처가 확인된 정보만 추천해줘”라든가 이런 게 윤리적 가치에 대한 거죠. 그러니까 학습자가 지금 내 글을 어떻게 활용하고 사용하고 작성하고 싶은지에 대한 이해를 가치의 수준에서 넣는 겁니다. 그러니까 단지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일종의 교양의 수준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우성 : 예. 짧은 시간 안에 교수님의 얘기를 다 저희가 담을 수는 없는데요. 오늘 생각할 여러 가지 중요한 질문들을 저희가 얻어간 것 같습니다. “누가 쓰는가” 그리고 “누가 주도하는가” 이 문제 고민해 주셔야 될 것 같네요. 교수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귀한 시간 감사합니다.

◇ 박숙자 :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 네. 서강대학교 박숙자 교수였습니다.


YTN 김세령 (newsfm0945@ytnradio.kr)

AD

Y녹취록

YTN 뉴스를 만나는 또 다른 방법

전체보기
YTN 유튜브
구독 5,240,000
YTN 네이버채널
구독 5,544,729
YTN 페이스북
구독 703,845
YTN 리더스 뉴스레터
구독 28,251
YTN 엑스
팔로워 361,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