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 아침 대부분 지역의 체감 온도가 영하 20도 안팎까지 떨어지며 마치 냉동고에 들어온 듯한 한파가 전국을 강타했습니다.
강추위에 한강 가장자리는 얼었고, 고드름도 주렁주렁 매달렸는데요.
최강 한파의 원인과 전망, 기상·재난전문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스튜디오에 김민경 기자 나와 있습니다.
하루 만에 날씨가 급변했습니다.
아침에는 찬 바람이 정말 매섭던데, 체감온도가 영하 20도 안팎까지 떨어졌다고요?
[기자]
네, 오늘 아침이 이번 겨울 들어서 가장 추웠는데요.
서울 기온이 영하 11.8도였고, 체감온도는 영하 19도에 육박했습니다.
은평구와 중구, 동작구 등 일부 지역은 기온이 영하 14도 안팎까지 내려갔고요.
체감온도는 영하 20도 안팎까지 떨어졌는데, 말 그대로 냉장고 냉동실에 들어간 것과 비슷한 추위입니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최근 기온이 영하 15도 안팎이었던 점을 생각하면, 서울의 체감 추위가 러시아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앵커]
러시아와 비교하니 추위의 강도가 더 실감 나네요.
이렇게 강한 추위가 나타난 원인은 뭘까요?
[기자]
대기 상층에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는 굉장히 빠른 바람, '제트기류'라는 게 부는데요.
이 바람은 일직선으로 부는 게 아니라 파도처럼 위아래로 굽이치면서 이동하는데, 크리스마스이브쯤부터 이 물결이 크게 출렁였습니다.
그러면서 북쪽의 찬 공기가 우리나라 쪽으로 끌려 내려온 겁니다.
이번 한파는 최근 몇 차례 찾아왔던 한파보다 찬 공기의 강도 자체가 더 강했는데요.
화면 보실까요?
대기 상층 5km 부근 일기도입니다.
지난 12월 초, 3∼4일에는 영하 30도 안팎의 찬 공기가 내려왔는데,
이번에는 이보다 더 강한, 영하 36도∼40도에 이르는 찬 공기가 밀려온 겁니다.
이 때문에 오늘이 이번 겨울 들어 기온과 체감온도가 가장 많이 떨어진 날이 됐습니다.
[앵커]
강추위에 한강 가장자리도 꽁꽁 얼었다던데, 김기자가 현장을 취재하고 왔다면서요?
[기자]
네, 오늘 아침 여의도 요트 선착장과 이촌 한강공원 일대를 다녀왔는데요.
강 가장자리에 물이 고여있는 곳마다 살얼음이 얇게 끼어 있었고, 돌에는 얼음이, 나뭇가지나 난간에는 고드름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습니다.
제가 직접 끊어봤는데, 30cm는 훌쩍 넘어 보이는 굵은 고드름도 적지 않았습니다.
강가다 보니 바람도 강해서 내복에 롱패딩, 목도리, 귀마개, 장갑까지 완전히 중무장했는데도 추위가 몸속까지 파고드는 느낌이었습니다.
[앵커]
지금 같은 추위가 이어지면 한강 전체가 얼 가능성도 있습니까?
[기자]
네, 사실 한강은 스케이트장을 떠올릴 만큼 전체가 꽁꽁 얼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상청에서는 한강 결빙을 판단하는 별도의 기준을 두고 있습니다.
한강대교의 2번째에서 4번째 교각 사이 100m 구간이 얼음으로 완전히 덮여서 강물이 보이지 않아야 '결빙'으로 판단하는데요.
흥미로운 점은 이 결빙 여부를 기상청 관측 담당자가 매일 아침 한강대교 위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한다는 점입니다.
평년 한강 결빙 일은 1월 16일인데요.
지난겨울에는 역대 두 번째로 늦은 올해 2월 9일에 결빙이 됐고요.
2022년에는 크리스마스에 한강이 얼기도 했습니다.
이번 겨울에는 언제 한강 결빙이 관측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앵커]
아침에 뉴스 보니까 라면이나 물티슈도 꽁꽁 얼었던데요?
[기자]
네, 오늘 아침 저희 YTN 기상캐스터들이 추위가 어느 정도인지 보여드리기 위해 새벽부터 아침 사이에 몇 가지를 얼려봤는데요.
물티슈는 통째로 얼어 벽돌처럼 단단해졌고, 수분이 많은 귤도 꽁꽁 얼어 야구공처럼 딱딱해졌습니다.
컵라면도 젓가락으로 들어 올리자 면발이 그대로 얼어서 마치 전시용 모형처럼 보였습니다.
[앵커]
한파로 동파도 비상이라면서요?
[기자]
네, 서울시에서 오늘 오전 9시부터 수도계량기 동파 경계 단계를 발령했습니다.
이번 겨울 첫 발령으로, 서울시에는 현재 24시간 대응 체제로 전환해서 대비하고 있습니다.
수도계량기는 보통 복도식 아파트와 공사 현장에서 특히 피해가 큰데요.
계량기함에 보온재를 설치하고, 외출 시에는 수도꼭지를 조금 틀어서 물이 흐르도록 해주는 게 좋습니다.
물의 양은 2분 동안 일회용 종이컵 하나를 채울 정도면 충분합니다.
또 계량기 지시부가 깨지거나 부풀어 오르는 등 동파가 의심되면 120 다산콜센터나 관할 수도사업소, 아리수 사이버고객센터 등으로 신고하시면 됩니다.
[앵커]
서해안이나 호남, 충남 일부 지역은 눈이 내린 곳도 있던데요?
[기자]
네, 지금은 일부 호남 서해안을 제외하고는 눈구름대가 모두 빠져나갔습니다.
울릉도와 독도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대설주의보도 전부 해제됐는데요.
어제부터 오늘 아침까지 전북 순창에는 10cm 안팎, 정읍 내장산에 6cm가량, 담양에 4cm, 광주 3cm로 호남 지역에 눈이 다소 많이 내렸고요.
울릉도에는 15cm 안팎의 눈이 쌓였습니다.
[앵커]
주말 앞두고 나들이 계획하신 분들은 때아닌 한파로 걱정이 많을 것 같습니다.
계속 이렇게 추울까요?
[기자]
아닙니다.
우선 이번 한파의 절정은 오늘 아침이었고요, 내일 아침까지는 다소 춥겠지만, 낮부터는 기온이 영상권을 회복하면서 추위가 점차 풀리겠습니다.
일요일부터는 예년 이맘때 겨울 날씨를 되찾을 것으로 보여서 한파로 인한 불편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주말과 휴일 사이에 산발적으로 비나 눈이 이어질 가능성은 있는데, 양은 많지 않을 전망입니다.
[앵커]
이제 다음 주면 연말연시인데, 연말 날씨도 짚어주시죠.
[기자]
네, 벌써 해넘이와 해돋이 명소로 휴가를 떠났거나 계획을 세우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아직 기상청이 정확한 날씨 전망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습니다.
아직은 기간이 좀 남아 있어서 수치예보모델들의 예측도 다소 엇갈리고 있기 때문인데요.
다만, 기상청과 민간 기상업체, 전문가들의 전망을 종합해보면 세밑 한파가 나타날 가능성은 있습니다.
이번만큼 강하지는 않겠지만, 예년보다 추운 날씨가 찾아올 수 있고요.
전반적으로 맑은 날씨가 예상되지만, 일부 해안가에는 흐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자세한 전망은 다음 주 초 기상청 발표를 기다려봐야겠습니다.
YTN 김민경 (kimmin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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