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억 원 공천 헌금' 의혹을 포함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강선우 의원에 대한 경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여권엔 긴장감이 흐르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야당과 똑같은 잣대로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날을 세웠지만, '당원 게시판'으로 재점화된 계파 갈등에 전선이 다소 흐트러지는 모습입니다.
국회로 가봅니다. 박정현 기자!
민주당 상황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김병기 의원의 원내대표직 사퇴에도 논란이 쉽게 잦아들지 않는 분위기죠.
[기자]
네, 김 의원의 원내대표직 사퇴에 결정적 한 방으로 작용한 1억 원 '공천 헌금 의혹'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강선우 의원이 김경 서울 시의원에게 1억 원을 받은 사실을 알고도 김 의원이 묵인했다는 의혹인데요.
국민의힘은 강선우·김병기 의원은 물론 당시 다른 의원들의 공천 비리는 없었는지도 수사, 나아가 특검까지 필요한 사안이라고 십자포화를 퍼부었습니다.
또 장동혁 대표는 김경 시의원에 대한 단수 공천장은 1억 원에 대한 현금영수증이라며, 김병기 의원이 '비밀병기 역할'을 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이번에 보도된 녹취록 살펴보면, 김 의원은 강선우 의원으로부터 설명을 듣곤 김 시의원에 공천배제, 즉 컷오프가 유지돼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여기에 김경 시의원은 2주택, 상가 5채의 다주택자라 민주당 공천 기준으로 이미 컷오프 대상이었는데, 정작 다음 날 민주당은 김 시의원을 단수 공천해 그 배경에 의혹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다만 김 시의원은 오늘 입장문을 통해 당시 민주당은 실거주 등 불가피 사유에 대해 다주택자 예외를 인정했다며 문제가 된 주택은 고령의 어머니가 사용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단순 개인 비위를 넘어 당의 시스템 자체를 흔드는 사안이다 보니, 민주당 지도부는 이래저래 난처한 분위깁니다.
오늘 전북에서 김병기 의원 사퇴 뒤 첫 최고위가 열렸는데, 정청래 대표는 이와 관련해 어떠한 언급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병기 의원이 1억 원 공천 헌금 논란 이전에도 정부에 부담될까, 사퇴를 고민했다면서도 녹취록 보도에 의원들 모두가 거의 '멘털 붕괴'에 빠졌다고 말했습니다.
일단 민주당은 강선우 의원을 대상으로 윤리감찰에 착수하고, 차기 원내대표 선거일을 내년 1월 11일로 정하면서 속전속결 수습에 나섰습니다.
같은 날, 지방선거 출마로 공석이 된 최고위원 3명을 뽑는 보궐 선거도 함께 치러질 예정입니다.
이미 '명청 대리전' 구도인 최고위원 보궐에 더해, 친명계 핵심 김병기 의원의 후임을 누가 이을지도 관심이 쏠리는데 일단 3선 진성준 의원이 오늘 제일 먼저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앵커]
국민의힘 상황도 짚어볼까요.
[기자]
국민의힘도 내부 문제로 속 시끄럽긴 마찬가지입니다.
계파 갈등의 최대 뇌관, 한동훈 전 대표의 당원 게시판 사건의 당무감사위 조사가 어제 발표되면서 여파가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과 한동훈 전 대표 오늘도 SNS를 통해 장외 설전을 벌이고 있는데요.
한 전 대표는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거처럼 조작했다며 이 위원장과 그 배후에 책임을 묻겠다고 반박성 글을 올렸고요.
이 위원장도 동명이인이 IP와 휴대전화 뒷번호까지 모두 같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가족관계로 봐야 한다면서, 한 전 대표가 당무감사위 서면 질의에 응하지 않더니 이제 와 뒷말이라고 맞받았습니다.
친한계에선 사태를 이렇게 키운 장동혁 대표에 대한 책임론도 거론됐는데요.
당내에선 김 전 원내대표 의혹에 한창 불이 붙고 있는 이때 자꾸 당내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니 답답한 형국이라며 아쉬움도 터져 나오는 모습입니다.
지도부는 당무위 자체 결정이라고 거리를 두면서도 일단 연초 윤리위 구성을 마무리한다는 구상인데 어쨌든 연초 장 대표가 쇄신안을 예고한 상황에서 연말 이 문제를 털고 가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는 표정도 읽힙니다.
[앵커]
이른바 통일교 특검 협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 특검 수사 대상에 신천지를 포함하느냐를 둘러싼 여야 기 싸움 여전합니다.
이름부터 '통일교·신천지 특검'이라 정한 민주당, 정교분리 원칙을 다시 세우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두 종교단체가 모두 대상에 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정청래 대표는 2차 종합 특검과 함께 통일교 신천지 특검을 설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 짓겠다고 거듭 공언했습니다.
[정 청 래 / 더불어민주당 대표 : 정교분리 원칙을 어기고 있는 반헌법적인 이런 사태에 대해서 우리 통일교 신천지 특검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국민과 함께 하게 됐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신천지 수사는 경찰 합수본에서, 통일교 의혹은 특검에서 별도로 수사하면 된다고 주장합니다.
장동혁 대표, 이 대통령이 직접 합수본을 꺼내 든 마당에 민주당이 통일교 특검에 신천지를 넣자는 건 또 한 번 야당탄압을 하겠단 공작에 지나지 않는다고 쏘아붙였습니다.
[장 동 혁 / 국민의힘 대표 : 신천지를 특검에 넣자고 하는 것은 역시 또 저희 당사를 쳐들어와서 또 당원 명부 대조하겠다고 하면서 정치 공작을 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여야 사이 평행선이 계속되는 가운데 민주당 원내대표직이 공석이 되면서 야권에선 자칫 통일교 특검 논의가 공전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전해드렸습니다.
YTN 박정현 (miaint31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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