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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X파일] '모임통장' 전성시대, 곗돈 갖고 "배째라" 잠적한다면? 법적 대응 ABC

2026.01.02 오전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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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X파일] '모임통장' 전성시대, 곗돈 갖고 "배째라" 잠적한다면? 법적 대응 A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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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6년 1월 2일 (금)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김보경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 하루 5만원에서 10만원, 가락시장의 상인들은 그렇게 매일 조금씩 한 사람에게 돈을 맡겨왔습니다. 그리고 그 한 사람이란 계주 강 씨였죠. 누군가는 ‘왜 돈을 은행에 맡기지 않고 사람에게 맡기냐’ 의아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새벽 경매에 쉴 틈 없는 장사 일정까지. 시장 상인들에게 ‘곗돈’이란, 수십 년 동안 이어져 온 그들만의 생활방식이었습니다. ‘언제나’였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연락 두절이 되어버린 순간, 몇 천만 원부터 많게는 1억이 넘는 돈을 맡겨놓은 상인들은 눈앞이 캄캄해졌습니다. 어떻게 그 많은 돈을 사람 한 명에게 맡길 수 있냐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요. 해당 계주는 시어머니, 시아버지 때부터 계를 운영해 온 집안의 며느리였고 그 오래된 신뢰로 피해자들은 의심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일주일 만에 ‘정리되는 대로 연락하겠다’는 문자만 남기고 종적을 감춘 계주 강 씨. 가락시장 뿐 아니라, 목돈 마련의 꿈을 품고 매달 곗돈을 붓는 분들 적지 않으실 겁니다. 그런데 계주가 잠적했다, 곗돈을 유용했단 사건은 뉴스에서 좀처럼 끊이질 않죠. 그렇다면 법적으로 무엇을 따져봐야 할까요? 그리고 만약 이게 내 일이 된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오늘 <사건X파일>에서 차근히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건X파일>, 이원화입니다. 로엘 법무법인, 김보경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 김보경 : 네, 안녕하세요. 김보경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서울 송파구의 가락시장이 곗돈을 들고 잠적한 계주 사건으로 발칵 뒤집혔습니다. 일단 현재까지 알려진 상황부터 짚어주실까요?

◆ 김보경 : 네,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서는 100여명의 상인들을 상대로 계를 운영하며 매일 5만원에서 10만원씩 곗돈을 걷어온 69년생 계주가 있었는데요. 이 계주는 정작 본인은 시장 상인이 아님에도 가락시장 상인이었던 시어머니, 시아버지가 운영해온 계를 물려받아 20년이 넘게 지금껏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시장 상인들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받던 인물이었다고 합니다. 시장에 매일같이 방문하면서 곗돈을 지급해왔는데, 올해 11월 26일부터 갑자기 시장에 나타나지 않았고 곗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피해 규모는 3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고, 개인당 피해액은 최대 1억 9천만에 이른다고 합니다.

◇ 이원화 : 현재까지 40여 건이 넘는 고소장이 접수됐다 이야기 들었는데, 피해 상인들 각자가 개별적으로 법적 절차를 밟는 상황인 거죠? 형사, 민사 둘다 진행되는 겁니까? 어떻게 되는 거죠?

◆ 김보경 : 네, 지금 언론을 통해 알 수 있는 거는 피해자들은 형사 고소만 진행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계주가 곗돈을 지급하지 않고 잠적하면 형법상 사기죄 또는 배임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횡령죄도 성립할 수 있고요. 보도에 따르면 해당 계주가 이미 변호사를 선임했고, ‘본인은 사기가 아니다’ 혐의를 부인하고 있단 말도 나오던데. 이런 대응이 실제로 가능한 겁니까? 계주 입장에서는 어떤 법적 전략을 염두에 두고 있다 봐야할까요?

◆ 김보경 : 피해자 인터뷰에 따르면 해당 계주는 고소를 당하고 일주일 후에 피해자들에게 단체 문자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연락드리겠습니다.’라는 단체 문자를 보냈다고 합니다. 즉, ‘돈을 가로채려는 의도가 없다. 돌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는 취지로 사기 혐의를 부인하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 이원화 : 만약 알려진 대로 계주가 곗돈을 들고 잠적한 사실이 인정된다면, 이걸 지금에 와서 다시 돌려준다고 해도 법적 처벌은 피할 수 없는 건가요? 그리고 사기죄냐 배임죄냐, 의견이 갈리던데 어떤 쟁점에서 판단이 갈리는 겁니까?

◆ 김보경 : 두 죄가 성립하기 위한 구성요건에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 사기죄가 성립하기 위해서 충족되어야 하는 구성요건에는 기망행위, 피해자의 착오, 그리고 기망행위로 인한 피해자의 손해가 있는데요. 이 중 기망행위의 고의성이 핵심입니다. 단순히 곗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는 민사상 채무불이행에만 해당하지 형사상 사기죄로는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이 계주가 처음부터 속일, 그러니까 돈을 가로채려는 의도가 있었는지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배임죄의 경우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을 주체로 하는 범죄인데, 계원들로부터 돈을 받아 지정된 날짜에 지정된 계원에게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 계주는 배임죄의 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사건처럼 계주가 지정된 계원에게 곗돈을 지급하지 않았다면 지정된 계원과의 관계에서 배임죄가 성립합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만약 계주가 뒤늦게라도 곗돈을 돌려준다하더라도 이미 성립된 사기죄나 배임죄에 대한 형사처벌을 완전히 면하기는 어렵고요. 그래도 재산범죄의 특성상 피해자들에게 곗돈을 모두 돌려주는 경우, 피해를 회복시키려는 진지한 노력을 하였다고 보아 형이 감경되거나 집행유예가 선고될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지금 말씀해주신 부분 중에요, 사기죄는 처음부터 속일 의도가 있었는지 이걸 따로 입증해야 한다는 건데. 이 입증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겁니까?

◆ 김보경 : 맞습니다. 처음부터 속이고 돈을 가로채려는 의도가 있었는지를 입증해야 하는데 최종적인 범죄 성립의 입증책임은 법적으로 검사가 부담하지만, 당연히 피해자도 원활한 수사를 위해 자신의 피해 사실을 진술하고 곗돈 모집 또는 지급과 관련한 문자, 통화 내역, 거래 장부 등 관련 자료를 제출하여야 합니다. 예를 들어 방금 말씀 드린 문자, 통화 내역 등을 통해 계원 모집을 하거나 중간보고를 할 당시에 현재 곗돈 모집 상황에 대해 거짓말한 경우, 곗돈 지급 요구를 하는 계원의 연락을 회피하고 잠적하는 경우 등 반복적인 은폐·은닉 행위가 있다면 기망성이 인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이원화 : 네, 여기에 좀 더해서 만약에 이 사람이 곗돈을 받을 당시에 이미 계금이 고갈된 상태여서 채무 초과 상태였다. 더 이상은 이걸 지급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이 돈을 굴리다가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지 않습니까? 그 상태에서 돈을 받으면 그거 자체로 기망의 고의가 어느 정도 인정이 되는 경우들도 있어요. 만약 계주가 곗돈을 개인채무 변제나 사적 용도로 유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법적으로는 더 불리하게 작용하겠죠?

◆ 김보경 : 네, 많은 판례들이 계주가 이미 여러 금융기관에 거액의 채무가 있어 자금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 곗돈으로 개인 채무를 상환하는 전형적인 돌려막기 방식으로 곗돈을 운용하였다거나, 개인 주택 구입 자금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 계를 정상적으로 운영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을 보여주는 정황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 이원화 : 곗돈도 예금처럼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는 없나요?

◆ 김보경 : 아무래도 곗돈은 제도권 금융상품이 아니다보니 법적 안전장치로 보호받기 어렵습니다. 이번 사건처럼 계주가 돈을 가지고 잠적한다면 계원들에게는 큰 피해로 되돌아오게 되니 유의하셔야 하고, 피해 발생 시 최대한 빠르게 민형사상 절차를 진행하셔야 합니다.

◇ 이원화 : 이미 경찰에 고소장 접수한 분들, 변호인 선임한 분들 계시겠습니다만, 현시점, 피해자 입장에서 어떤 순서로 대응하는 게 가장 현실적일지, 당장 해야 할 조치부터 짚어주시죠.

◆ 김보경 : 형사 고소장을 접수하셨다면, 형사 절차 내에서 합의금 등으로 피해 회복을 받으시는 게 가장 간단한 절차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계주가 돈이 없다, 소위 말해 ‘배째라’라는 식으로 버틸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지급명령을 신청하고, 지급명령결정이 나오면 계주에 대한 재산명시신청을 통해 실제 계주의 재산을 확인한 후, 확인된 재산을 바탕으로 강제집행을 신청하면 됩니다.

◇ 이원화 : 만약에 알고 있는 계주의 재산이 있다고 한다면. 예를 들어서 주택이나 주택에 대한 보증금이나 이런 것들이 대표적이겠죠. 그런 경우에는 그 재산에 대한 가압류를 미리 해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계주가 곗돈을 들고 잠적한 사건, 종종 반복되곤 하는데 혹시 이런 사건들도 공소시효 같은 게 있나요?

◆ 김보경 : 네, 사기죄와 배임죄는 공소시효가 각각 10년, 7년입니다. 그리고 피해액이 50억 원 이상일 경우 특경법이 적용되어 공소시효가 15년이 됩니다. 실제로 곗돈을 가지고 잠적한 계주가 공소시효가 완성되기 이틀 전에 경찰에 잡힌 사례가 있습니다.

◇ 이원화 : 공소시효 이틀을 남겨두고 붙잡혔다니, 정말 소설 같은 일이 벌어졌다 싶은데, 해당 계주가 경찰조사에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하죠. ‘피해자들에게 미안하고 기회가 된다면, 열심히 일해서 갚겠다’ 그런데 이 말을 잘 들여다보면, 결국 당장은 돌려줄 돈이 없다란 의미로 들리기도 하거든요? 이런 경우 피해자들이 돈을 돌려받을 방법이 없습니까? 어떻게 되는 거죠?

◆ 김보경 : 만약에 정말로 계주가 지금 현금 재산이 전무한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부동산이나 차량을 가압류한 후에 강제 집행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리고 계주가 이미 다른 곳에 부동산이나 차량을 처분한 경우 다소 복잡하긴 하지만 사해행위취소송을 통해 처분한 재산을 가액반환의 방법으로 원상회복시키는 방법도 있습니다.

◇ 이원화 : 조금 다른 이야기도 짚어보죠. 곗돈을 붓다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중도에 빠지게 되는 경우들도 종종 있는데, 만약에 계주 쪽에서 ‘약속한 날짜까지는 돈 못 돌려준다, 안된다’ 버티는 경우 법적 근거가 있다고 볼 수 있나요?

◆ 김보경 : 아니요. 계는 중간에 탈퇴할 수 있고, 아직 곗돈을 타지 않은 계원 입장에서는 그동안 낸 돈을 돌려받을 권리가 있기 때문에 계주가 약속한 날짜까지 못준다고 하는 것은 정당한 법적 근거가 없습니다.

◇ 이원화 : 그러면은 사실 계원 입장에서는 안 준다고 하면 뭐 방법이 없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거든요. 이럴 땐 어떻게 대응하면 좋겠습니까.

◆ 김보경 : 요즘에는 계모임에도 회칙이 있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회칙을 일단 확인하시되, 설령 중간 탈퇴 시 절대 환불 불가 또는 지나치게 과한 위약금 조항이 있다면 이에 대해서는 무효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회칙이 없는 계모임인 경우에는 지금까지 낸 돈을 전액 반환하라고 요구하시면 됩니다. 내용 증명을 통해서 납입한 곗돈 전액을 반환하지 않으면 법정 이자에 따른 지연손해금까지 민사 소송으로 청구하겠다는 취지를 전하면 반환받는데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계주가 거액의 곗돈을 들고 잠적했다는 소식, 뉴스를 통해 종종 접합니다. 끝으로 청취자분들에게 꼭 짚어주고 싶은 주의사항이 있다면 정리 부탁드립니다.

◆ 김보경 : 네, 계가 은행 대출이나 예금 상품에 비해서는 이자율이 높고 편리하다 보니 이용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그렇지만 계라는 게 법적 안전장치 없이 의리, 관행에 의해 유지되는 것이다 보니 이번 사건처럼 계주가 미지급하는 사건이 발생한다면 피해 금액을 즉시 돌려받기 쉽지 않다는 위험성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따라서 가능한 예금자보호법 등의 법적 안전장치가 있는 제도권 금융상품을 이용하시고, 계를 이용한다 하시더라도 계주와 주기적으로 계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시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계주와 친밀한 사이라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며 곗돈 반환을 미뤄주기보다는 바로 법적 대응을 하시는 게 피해를 막기 위한 방법이라는 것도 염두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 이원화 : <사건X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양원 (newsfm0945@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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