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무면허로 전동킥보드를 몰다가 행인을 치고 뺑소니까지 벌인 고등학생에게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검찰은 가해자가 소년이고 시민 자문단 의견도 반영했다는 입장이지만, 피해자 가족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송수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해 7월 2일 아침, 출근길에 오른 20대 여성 A 씨가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버스를 타러 대로변으로 나서는 사이 갑자기 킥보드 한 대가 쏜살같이 달려오더니 그대로 들이받았고, A 씨는 그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사고가 일어난 현장입니다.
당시 피해 여성은 담벼락 뒤쪽에서 튀어나온 전동 킥보드에 치여 쓰러졌는데요.
킥보드 운전자는 구급차가 도착한 것을 보고는 아무런 인적사항도 남기지 않고 자리를 벗어났습니다.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진 A 씨는 뇌출혈과 머리뼈 골절 진단을 받았습니다.
다행히 위급한 상태는 넘겼지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뇌진탕 후유증으로 퇴사해야 했고, 그토록 꿈꿔왔던 첫 직장 생활은 한순간에 무너졌습니다.
[A 씨 어머니 / 피해자 가족 : 너무 억울하다고, 가해자를 어떻게 용서할 수가 없다는 말을 본인이 직접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저희는 너무 심정이 무너지는….]
추적 결과 달아난 가해자는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던 만 17살 B 군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지난해 8월, B 군에게 무면허 운전과 뺑소니 혐의로 검찰에 넘겼는데, 6개월여 만인 지난 23일, 가족들은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다는 황망한 소식을 접했습니다.
피의자 나이가 비교적 어리고 관련 법규를 숙지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검찰이 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하는 조건으로 재판에 넘기지 않는 ’기소유예’ 처분을 내린 겁니다.
피해자 가족은 합의조차 되지 않았는데, 납득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A 씨 아버지 / 피해자 가족 : 저희는 합의 과정이 불발된 이후에 당연히 담당 검사께서 저희 피해자인 딸을 불러서, 사건 조사를 할 거라고 생각을 하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검찰은 YTN에 외부 위원 11명이 참여하는 검찰 시민위원회에서 만장일치에 가깝게 기소유예 의견이 나왔고, 담당 검사가 이런 의견을 반영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시민위원회 의견은 권고일 뿐 구속력이 없는 데다, 법조계에서도 통상적이지 않다는 의견이 적지 않습니다.
[이승혜 / 변호사 : 이건 사실 면죄부나 마찬가지예요. 피해가 굉장히 중하고 피해 회복이 안 됐고 피해자의 용서를 받지 못했는데, 이걸 국가가 앞장서서 용서를 해줄 수는 없다.]
무엇보다 A 씨와 가족들은 시민위원회가 열린 사실도 몰랐고, 피해자에 대해서는 단 한 차례 조사도 없이 처분이 내려진 것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A 씨 아버지 / 피해자 가족 : 피해자인 저희 딸은 8주의 중상해를 입고 지금 아직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얘기를 지금 하다가 조금 울컥해서….]
가족들은 피해자의 인권보다 가해자의 미래를 우선하는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불복 절차와 함께 민사 소송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YTN 송수현입니다.
영상기자 ; 이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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