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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라디오] 가습기에 수돗물을 넣으면 암에 걸린다는 얘기는 사실인가?

2026.02.25 오후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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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라디오] 가습기에 수돗물을 넣으면 암에 걸린다는 얘기는 사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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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6년 2월 14일 (토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선정수 팩트체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내용 인용 시 YTN라디오 <열린라디오 YTN>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최휘 아나운서 (이하 최휘) : 사실 확인이 필요한 허위 의심 정보에 대해 짚어보는 팩트체크 시간입니다. 선정수 팩트체커 전화로 만나보죠. 안녕하세요.

◇ 선정수 팩트체커 (이하 선정수) : 안녕하세요.

◆ 최휘 : 오늘 확인해 볼 주제는 <가습기에 수돗물 넣으면 폐암 위험?>입니다. 어디에서 나온 이야기인지 먼저 짚어보고 시작하죠.

◇ 선정수 : <"설마 가습기 '이 물'로 채우셨나요?" 당신의 작은 습관이 폐암 유발하는 이유>, <가습기, "수돗물 넣으면 백색 가루 폐로 들어갑니다, 가습기 폐질환> 이런 제목의 건강 콘텐츠가 모바일 포털을 통해서 유통되고 있습니다. 내용은 초음파 가습기에 수돗물을 넣으면 백색가루가 생성되는데, 이게 폐로 들어가 폐암 및 폐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이야기입니다.

◆ 최휘 : 하나씩 짚어보죠. 겨울철에 가습기 쓰시는 분들 많잖아요. 가습기를 사용하는 이유는 뭔가요?

◇ 선정수 : 아기 있는 집에서 많이 사용하고요, 알러지성 비염이나 아토피 피부염 등 건조하면 증상이 악화되는 질환을 가진 분들이 많이 쓰죠. 피부 건조한 게 싫은 사람도 많이 쓰고요. 저는 딸아이가 자꾸 코 안이 마르고 코피가 자주 나서 씁니다. 가습기를 틀고 자면 확실히 코피 나는 게 줄어들죠.

◆ 최휘 : 우리 사회에 엄청난 재앙이었죠. 가습기 살균제 참사가 있었어요. 이후에 가습기에 대한 불안감이 굉장히 커졌는데요.

◇ 선정수 : 네 다시는 있어선 안 될 일이죠. 1800명 이상이 숨지고, 정부가 인정한 피해자가 5000명이 넘습니다. 가습기 수조에 끼는 물때를 제거하기 위한 화학약품인 가습기 살균제가, 사용자의 폐질환 또는 전신질환을 일으킨 건데요. 제조사들이 흡입독성 등 인체 유해성을 제대로 살피지 못했고, 제품 허가 과정에서 당국도 이를 걸러내지 못해 사태를 키운 거죠. 이후 우리 사회에서 화학약품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는 계기가 됐습니다.

◆ 최휘 : 가습기 살균제 참사 이후 가습기 사용 자체를 꺼리는 분들도 많은 것 같아요. 그런데 이런 기사가 나오면 불안은 더 커질 것 같은데요. 내용 자세히 살펴보죠. 가습기에 수돗물을 넣으면 폐암이 유발된다. 사실입니까?

◇ 선정수 : 해당 기사를 살펴보면 초음파 가습기에 수돗물을 넣고 가동하면 미네랄 입자가 섞여 나오는데, 이 입자를 장기간 흡입할 경우 폐 조직에 미세한 자극을 주어 염증을 일으킨다고 합니다. 이는 폐세포의 변형과 만성 염증을 유발해 결국 암이 자라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 이렇게 적었습니다.

◆ 최휘 : 해당 기사가 제시하는 근거는 무엇인가요?

◇ 선정수 : 미국 환경보호청(EPA)과 여러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이라고 밝히긴 하는데요. 연구 출처는 자세히 나와있지 않습니다. 폐조직에 미세한 자극을 줘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정도로만 언급을 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제가 직접 찾아봤습니다. 미국 환경보호청은 1991년 발행한 실내공기질 관련 문서에서 초음파 가습기에 수돗물을 사용하는 문제에 대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 문서는 "연방 정부는 수돗물을 초음파 가습기나 임펠러 가습기에 사용하는 것이 심각한 건강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습니다."라고 밝힙니다. 이후 2022년에는 가정용 가습기 사용 및 관리라는 문서를 발행했는데요. 이 문서에서 <초음파 가습기나 임펠러 가습기에 수돗물을 사용해도 되나요?>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을 합니다. 연구자들은 초음파 또는 임펠러 가습기가 수돗물 속 미네랄을 공기 중으로 분산시키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밝혀냈고, 일부 소비자들은 이러한 기기를 사용할 때 표면에 "하얀 먼지"가 생기는 것을 불편하게 여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수돗물 속 미네랄이 가습기 내부에 딱딱한 침전물, 즉 스케일이 생기는 것을 촉진할 수 있다는 점인데, 스케일은 미생물의 번식지가 될 수 있다. 스케일 생성을 억제하는 것이 수돗물 대신 다른 물을 사용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이다. 따라서 하얀 먼지가 문제가 되거나, 수돗물 속 미네랄 노출을 최소화하고 싶다면 다음 중 하나를 고려해야 한다. 이렇게 말하며 증류수를 사용하거나 미네랄 제거 카트리지를 사용하라고 합니다.

◆ 최휘 : 초음파 가습기에 수돗물을 넣고 사용하면 하얀 가루가 생성된다. 이게 수돗물 속 미네랄 성분이다. 가습기 내부에 침전물이 쌓이면 미생물이 번식할 수 있다. 여기까지가 미국 환경보호청이 확인한 것이군요.

◇ 선정수 : 네 그렇습니다. 염증 발생, 폐세포 변형, 폐암 이런 건 너무 앞서 나간 이야기고요. 미국 환경보호청은 가습기와 관련돼서 가장 중요한 문제를 미생물 오염으로 보고 있습니다. 수돗물 속 미네랄이 가습기에 쌓일 경우 미생물이 번식할 수 있으니까 대책을 마련해라 이런 취지죠. 다른 연구도 좀 찾아봤는데요. 일본 도쿄 이과대학 연구진은 2013년 <초음파 가습기에서 생성된 에어로졸 입자가 쥐의 폐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는데요. 쥐를 대상으로 1주 내지 2주 동안 수돗물을 넣은 가습기를 작동시킨 챔버에 넣은 뒤 폐조직 등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입자 흡입은 세포 분열, 세포 접착 분자, 세포 내 섭취와 관련된 유전자의 조절 이상을 유발했지만, 폐에서 염증이나 조직 손상 징후는 나타내지 않은 걸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수돗물과 시판 미네랄워터를 사용해 작동시킨 가습기에서 방출된 입자는 폐포 대식세포의 세포 반응을 유도했지만, 마우스 모델에서 폐 기관에 급성 또는 아급성 독성 효과를 유발하지는 않았다고 결론지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미네랄 함량이 높은 수돗물은 권장하지 않으며,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탈염수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 최휘 : 그렇다면 초음파 가습기에 수돗물을 사용해도 급성 폐질환의 위험 가능성은 낮지만 혹시 모르니까 되도록 미네랄이 들어있지 않은 물을 사용하라는 뜻이군요. 그런데 초음파 가습기 제품 설명서에는 수돗물을 사용하라고 돼 있다면서요?

◇ 선정수 : 네 초음파 가습기의 특징 때문인데요. 초음파 가습기는 진동자라는 부품이 초당 수십만 번 내지 수백만 번 진동하면서 물을 아주 미세한 입자로 쪼갠 뒤에 송풍기 바람에 실어서 날려 보내는 원리입니다. 이 방식은 물리적으로 물의 입자를 작게 만드는 방식이라서 상대적으로 가습기에서 나오는 물 입자가 큽니다. 그래서 물속에 들어있는 다른 물질도 작은 물방울에 녹아 있는 상태로 공기 중으로 나오게 되는데요. 수돗물 속에는 다양한 미네랄이 함유돼 있거든요. 칼슘, 나트륨, 칼륨, 규소, 철, 구리 이런 성분들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공기 중으로 나온 작은 물방울에서 수분은 증발해 버리고 물 외에 다른 성분은 떠다니거나 땅에 떨어지게 되는 거죠. 이걸 백분현상이라고 부르는데요. 수돗물 말라붙은 자리에 허옇게 물때가 끼는 거랑 같은 원리라고 보시면 됩니다. 초음파 가습기는 물을 끓여서 증기를 방출하는 게 아니니까 수조에 물을 넣어둔 채로 시간이 흐르면 미생물이 번식할 수밖에 없거든요. 미생물이 작은 물방울에 함유된 채로 공기 중으로 나와서 퍼지게 되는 거죠. 그런데 수돗물은 공정에서 염소소독을 거치고 가정에서 수도꼭지로 나온 수돗물에도 잔류 염소가 들어있습니다. 이게 48시간 정도 공기와 접촉하면 거의 대부분 사라지는 데요. 이 기간 동안은 미생물 번식을 억제할 수 있는 셈이죠. 이런 효과 때문에 가습기 제조사들이 수돗물을 사용하라고 권장하는 겁니다.

◆ 최휘 : 국내 연구는 없나요?

◇ 선정수 : 서울대 보건대학원 윤충식 교수 연구진이 2019년에 발표한 논문이 있습니다. 제목이 <가습기 사용 물의 종류에 따른 공기 중 유해물질 농도 평가>입니다. 이 연구에선 가정용 초음파 가습기에 각각 수돗물, 정수기물, 증류수를 넣고 공기 중 입자 수 농도와 입자 크기, 공기 중 중금속 농도 등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입자 수 농도와 질량농도를 보면 수돗물> 정수기물> 증류수 순서로 입자수가 현저한 차이를 보였으며 발생되는 입자의 크기도 99% 이상이 0.4 ㎛이하로 폐포로 들어오기 쉬운 입자크기를 나타냈습니다. 사용되는 물의 원액 중 중금속의 농도도 수돗물> 정수기물> 증류수 순서였으며 공기 중 농도도 전체적으로 같은 경향을 나타냈습니다. 다만 이 연구에서도 "농도가 낮아 공기 중으로 발생된 중금속이 건강 영향을 줄 수 있는지는 판단하기 어렵다"라고 밝혔습니다.

◆ 최휘 : 그렇다면 가열식 가습기는 어떤가요?

◇ 선정수 : 가열식 가습기는 물을 끓여서 수증기를 배출하는 원리로 작동되는데요. 일단 물을 끓여서 증기를 내보내는 방식이기 때문에 미생물 오염 문제가 매우 줄어들죠. 그런데 사용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정수기 물 넣고 가열식 가습기 사용하면 수조 바닥 부분에 하얀색 물때가 낍니다. 이게 백분 현상인데요. 정도는 덜하지만 완전히 없다고 볼 수는 없는 거죠. 임펠러 또는 디스크라는 여러개의 원반이 물을 묻힌 채로 회전하면서 수분을 증발시켜 공급하는 자연증발형 가습기도 배출하는 물 입자 크기가 작아서 백분 현상 우려는 덜 합니다. 그런데 이 방식은 물을 끓이지 않기 때문에 오랫동안 수조에 물을 담아 놓으면 미생물 증식 우려가 있죠. 물때도 끼고요.


◆ 최휘 : 가습기 종류도 많고 어떤 물을 넣을 것이냐 이런 문제도 있는데요. 어떻게 관리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한 방법일까요?

◇ 선정수 : 가습기 종류와 상관없이 수조에 물을 넣은 채로 방치하면 안 됩니다. 이틀 넘게 물을 채운채로 방치하면 안되고요. 반드시 사용하지 않을 때는 남은 물을 버리고 수조를 건조한 상태로 유지하는 게 좋고요. 물이 닿는 부분은 2~3일에 한번 정도는 꼼꼼하게 닦아서 말리는 게 좋습니다. 미생물 오염이 우려된다면 가열식 가습기가 가장 걱정이 없습니다. 그런데 가열식 가습기는 보글보글 물 끓는 소리가 나고, 증기가 뜨거워서 아이가 어린 집이라면 위험할 수 있죠. 가격이 비싼 것도 흠이고요. 물 끓을 때까지 걸리는 시간도 있고요. 반면 초음파 가습기는 전원을 켜자마자 시원하게 미스트가 뿜어져 나오죠. 가격도 가열식보다는 싸고요. 그렇지만 수돗물을 사용하면 백분 현상 우려가 있고, 청소를 자주 해줘야 한다는 귀찮음이 좀 있습니다. 잘 비교해 보고 사용하시면 되겠고요. 가열식이든 초음파식이든 가동하지 않을 때는 수조 분리해서 물 버리고 건조 상태 유지하기 최소 이틀에 한 번 정도는 세척하기를 생활화 하는 게 건강한 사용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실내 습도는 40~50% 정도로 유지하는 게 좋다고 하네요. 너무 높으면 결로 현상 우려도 있고, 집먼지진드기 번식 우려도 있으니까요.

◆ 최휘 :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수칙들을 잘 유념하고 사용하는 게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선정수 팩트체커였습니다.


YTN 신동진 (djshin@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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