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이 4주째로 접어든 가운데 피해는 중동 일대 민간인들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란과 주변국들의 민간인 사망자 수가 이미 수천 명대에 이른 가운데, 인명피해뿐만 아니라 경제난, 문화재 파괴, 환경오염 등도 심각하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진단했습니다.
가장 큰 피해는 미국, 이스라엘의 집중적인 공습 대상인 이란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란 국영 방송은 개전 이래 이란에서 1,500여 명이 사망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에 본부를 둔 이란 인권운동 단체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21일까지 이란의 민간인 사망자가 최소 1,406명(어린이 213명 포함), 군인 사망자가 1,167명, 민간인인지 군인인지 판명되지 않은 사망자가 657명으로 각각 집계됐다고 전했습니다.
이란 적신월사는 개전 이래 민간 시설 8만여 곳이 공격을 받았으며, 그중 260곳이 의료시설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란의 민간인 피해는 개전 첫날인 2월 28일부터 극심했습니다.
당시 이란 남부 미나브의 한 초등학교에 토마호크 미사일이 떨어져 175명이 숨졌는데 사망자 중 대다수는 어린이였습니다.
같은 날 이란 남해안의 라메르드에 있는 한 운동시설이 공습을 받아 배구를 하고 있던 10대 소녀들을 포함해 20명이 숨졌습니다.
3월 1일에는 이란 수도 테헤란의 '간디 병원'이 공습으로 크게 파괴됐으며, 이에 대해 세계보건기구는 "극도로 우려스러운" 사태라고 말했습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 밖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골레스탄 궁전, 테헤란의 유서 깊은 시장 '그랜드 바자르'를 비롯한 유적지도 전국 곳곳의 상점, 카페와 함께 이스라엘과 미국의 폭격으로 전쟁 첫 주에 심각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민간 시설에 대한 공격은 국제법상 불법이라고 가디언은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과 이스라엘은 민간 시설 피해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거나 혹은 근방의 군사적 혹은 전략적 목표물을 타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부수적' 피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유엔난민기구는 공격 시작 후 48시간 동안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10만 명이 피난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개전 둘째 주에는 이란 내 유류시설 공격으로 심각한 대기오염이 발생했습니다.
이스라엘은 테헤란 인근의 연료저장고를 3월 7일에 공습했으며, 이에 따라 대기 중으로 엄청난 양의 오염물질이 그대로 방출되면서 그 다음 날인 8일 테헤란에 시커먼 구름이 끼고 새카만 비가 내렸습니다.
WHO는 석유 시설 공격에 따른 환경오염이 어린이, 노인,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의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란 문화유산부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스파한에서 알리 카푸 궁전, 체헬 소툰, 자메 모스크 등 역사적인 이슬람 건축물들이 손상됐습니다.
이 건물들은 1954년 헤이그 조약에 따른 보호 대상 문화재임을 나타내는 푸른 깃발을 내걸었으나 공습을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란 서부의 샤푸르 하스트 성도 구조적 손상이 생길 정도로 심각한 피해를 겪었습니다.
이란 적신월사는 전쟁 발발 후 첫 2주 동안 이란에서 주택 1만 채를 포함해 민간 건물 4만여 채가 공습 피해를 겪었다고 지난 14일 밝혔습니다.
전쟁 3주차부터는 민간인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물자 부족도 심각해졌습니다.
지난 18일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민간인들이 전쟁으로 전력 공급 지장과 의약품, 분유, 연료 부족을 겪고 있으며 주택단지, 의료시설, 상점, 법원, 유네스코 세계유산, 에너지 시설, 학교 500여 곳이 미국과 이스라엘이 쏜 미사일에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습니다.
전쟁 와중에 정치범들에 대한 가혹한 처우, 비판자 체포, 인터넷 접속 제한 등 이란 정권에 의한 인권탄압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란의 물가 상승은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최고 수준이며 많은 이들이 기본 식량조차 살 형편이 안 된다고 가디언은 전했습니다.
물가 상승에 대응해 이란은 지난 20일 최저임금을 60% 인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란뿐만 아니라 주변 국가들에서도 민간 피해와 민간인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이란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가 활동하는 레바논에서 민간인 피해가 심각한 수준입니다.
22일 레바논 보건부 집계에 따르면 레바논에서는 이달 2일 이후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최소 1천29명이 숨졌습니다.
전날 집계로는 그중 어린이 사망자가 118명이었습니다.
이라크에서는 중동 전쟁 발발 이래 민병대 '인민동원군'(PMC) 대원 61명이 숨졌습니다.
이와 별도로 이란 쿠르드족 집단 소속원 5명, 이라크 쿠르드족 보안부대원 1명, 프랑스 군인 1명이 이라크 쿠르디스탄에서 숨졌습니다.
이스라엘에서는 최근 3주간 16명이 이란이나 레바논 헤즈볼라 등의 공습이나 이스라엘군의 오인공격 등으로 숨졌습니다.
쿠웨이트에서는 최근 3주간 최소 6명이 숨졌으며, 그중에는 3월 4일 주거지역에 떨어진 파편에 맞아 생긴 상처로 숨진 11세 소녀도 포함됐습니다.
이 밖에 오만,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변국들과 이스라엘이 점령 중인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등에서도 전쟁으로 목숨을 잃은 민간인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YTN 김잔디 (jand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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