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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태현 : 지금 미국도 그렇고 우리도 그렇고 채권 금리가 또 난리예요. 미국 10년물이 4.5%에 근접을 했고 우리도 굉장히 높아졌는데, 이러다 보니까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7%를 넘어섰다고요.
◇ 허란 : 네, 많이들 체감하고 계실 텐데요. 농협은행이 지난 27일 5년 주기형 주담대 금리를 올리면서 최고금리가 연 7.01%가 됐습니다. 5대 은행 전체로 보면, 고정형 주담대 금리가 연 4.41%에서 7.01% 범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금리가 이렇게 오른 건 2022년 10월 이후 약 3년 5개월 만입니다. 고정형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이달에만 0.55%포인트나 뛰면서 연 4.121%를 기록했습니다. 신용대출과 변동금리도 마찬가지로 오름세입니다. 카드론 금리도 여전채 금리가 한 달 만에 0.565%포인트 오르면서 3~4개월 후에는 카드론 금리에 반영될 예정입니다.
◆ 조태현 : 하우스 푸어라든지 많은 부작용이 우려가 되는데요. 이렇게 금리가 오르는 배경은 뭡니까?
◇ 허란 : 네, 이 중동 전쟁과 직결됐는데요. 미국의 이란 공습이 시작된 2월 말 이후 한 달 사이에 은행채 5년물 금리가 0.547%포인트, 주담대 고정금리도 0.310%포인트 뛰었습니다.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물가 불안이 커졌고, 이게 시장금리를 밀어 올리고 있는 구조입니다. OECD도 올해 우리나라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2.7%로 대폭 높였습니다. 문제는 한국은행도 이 상황에서 금리를 쉽게 내리기 어렵다는 겁니다. 통화정책의 목표가 물가 안정인 만큼,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기대가 다시 높아지면 긴축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금리 하락 전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조태현 : 자, 금리가 높은 상황. 그런데 금리가 높더라도 돈을 빌릴 필요가 있는 그런 사람들도 있을 텐데요. 지금 대출 규제까지 있잖아요. 그렇다면 대출 여건 전반적으로 나빠지는 거라고 봐야 되는 거 아닙니까?
◇ 허란 : 네, 그렇습니다. 금리가 오르는 동시에,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도 강화되는 흐름입니다. 현재 서울 등 규제 지역에서 15억 원 이하 주택 구입 시 최대 6억 원까지 주담대를 받을 수 있는데, LTV와 DSR 40% 제한까지 적용하면 실제 대출 가능 금액은 이보다 훨씬 작습니다. 이런 규제 강화로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들어 이미 2조 3,600억 원 넘게 줄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주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어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은행권엔 지난해 대출 잔액의 1~2% 수준으로 증가율을 제한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기존 대출자들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변동금리 대출은 6개월이나 1년 단위로 재조정되는데, 금리가 2%대였던 2020년에서 2021년 사이에 고정형으로 빌렸다가 5년이 지나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혼합형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당시 5대 은행이 5년 고정형 주담대로 빌려준 금액만 24조 원이 넘습니다. 이분들의 이자 부담이 이제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시기가 온 겁니다.
◆ 조태현 : 이렇게 되면 기업 투자나 개인 소비 모두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데요. 참 심각한 문제인데 뚜렷한 방법이 보이지 않는 게 더 문제 같습니다. 자, 끝으로 밥상 물가 한번 볼까요? 지금 기름값뿐만 아니라 밥상 물가도 비상인데 이번에는 치킨값이 문제라고 해요. 닭고기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입니까?
◇ 허란 : 아, 네 맞습니다. 닭고기 주간 평균 소매가격이 이달 넷째 주 기준으로 1킬로그램당 6,612원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들어서만 15.8%가 오른 수준이고, 주간 평균 소매가격이 6,500원을 넘어선 건 2023년 6월 이후 2년 9개월 만입니다. 도매가격도 1킬로그램당 4,256원으로 한 달 전보다 6.7% 올랐고, 위탁 생산 닭의 산지가격도 한 달 새 8.4% 뛰었습니다.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가 닭고기를 구입하는 가격도 전년 대비 10%를 훌쩍 넘게 올랐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합니다. 원인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AI 확산입니다. 지난 동절기 동안 닭고기용 병아리를 낳는 부모 닭인 육용 종계 살처분 규모가 44만 마리에 달했는데,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의 3.7배입니다. 전체 육용 종계 사육 수의 약 5%가 사라진 셈이죠. 여기에 이동 중지 명령까지 겹치면서 공급이 크게 줄었습니다. 둘째는 환율입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나들면서 수입 사료 가격까지 덩달아 오르고 있습니다. 중동 전쟁의 여파가 치킨값에까지 미치고 있는 겁니다.
◆ 조태현 : 아니, 원래 치킨이라는 게 값싸고 저렴하고 먹기 쉬워서 인기를 끌었던 건데 전혀 상황이 다른 것 같습니다. 이제 배달비까지 치면 3만 원 가까이가 되는데 추가 인상까지 우려된다는 거잖아요. 전망이 어떻습니까?
◇ 허란 : 솔직히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의 인기 메뉴 가격은 이미 2만 6,000원에서 2만 7,000원 수준으로 올랐고, 배달비 3,000원 안팎을 더하면 3만 원에 가깝습니다. 배달 주문 시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이중가격제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소비자 부담이 더 커지는 추세입니다. 정부는 여름철 성수기 수요 증가에 대비해 닭고기 생산용 종란 800만 개를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수입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초복 등 성수기를 앞두고 닭고기 수급 불안이 계속된다면 치킨값 인상 압박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결국 중동 전쟁과 AI 확산이라는 두 가지 악재가 동시에 닭고기 시장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단기간에 가격이 안정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
◆ 조태현 : 알겠습니다. 오늘 어쩌다 보니까 또 안 좋은 소식만 잔뜩 전해드리게 된 것 같습니다. 여기서 마무리할게요. 경제 브리핑 허란 한국경제신문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허란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