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 전쟁의 '완전한 승리'를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개전 당시 공언했던 핵심 과제들은 교묘하게 가리고 승리의 기준을 입맛대로 바꾼 '사후 정당화'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염혜원 기자입니다.
[기자]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연단에 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사실상 굴복했다고 선언했습니다.
원했던 모든 걸 얻었다며 이제 미군을 조기에 복귀시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한 달 전 개전 선언 때 내세웠던 전쟁 목표와 비교하면 많은 게 달라졌습니다.
당시 백악관의 첫 번째 목표는 이란 핵 시설의 '완전한 파괴'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연설에선 미사일 기지를 타격했으니 "핵은 있어도 쓸모없는 무용지물"이라며 승리의 기준을 슬그머니 낮췄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 미사일은 거의 소진되었거나 무력화되었습니다. 이러한 조치들을 통해 이란의 군사력을 약화시키고, 테러리스트 대리 세력을 지원할 능력을 분쇄하며, 핵폭탄 제조 능력을 차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하 핵 시설 파괴가 한계에 봉착하자, 운반 수단인 미사일 기지를 제거하는 데 만족하는 거로 목표를 수정한 셈입니다.
정권 교체에 대한 주장도 교묘하게 바뀌었습니다.
신권 통치 체제의 종식을 외쳤던 초기와 달리, 지금은 협상에 나선 페제시키안 정부의 유화적 태도를 두고 "미국이 만들어낸 정권 변화의 성과"라고 자평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 그들의 기존 지도자들이 모두 사망하면서 정권 교체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들은 모두 죽었습니다. 새로운 정권은 덜 급진적이고 훨씬 더 합리적입니다.]
결국 이러한 '말 바꾸기'는 치솟는 유가와 동맹국들의 이탈, 그리고 대선을 앞둔 정치적 부담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전략적 완승이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승리'라는 프레임을 선점해 서둘러 전쟁의 늪에서 빠져나가려는 출구 전략인 셈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석기시대로 돌려놓았다고 과시했지만, 실은 감당하기 힘든 전쟁 비용 앞에 승리의 기준을 스스로 깎아내린 '전략적 후퇴'에 가깝다는 지적입니다.
YTN 염혜원입니다.
영상편집 : 한경희
YTN 염혜원 (hye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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