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9년 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처음 방중했을 때 중국은 자금성을 통째로 비우는 이른바 '황제급 환대'를 선보였습니다.
이번에는 장소를 바꿔, 황제가 하늘에 풍년을 빌던 '천단공원'에서 트럼프를 맞이합니다.
자금성 이어, 천단을 선택한 속내는 무엇인지, 고한석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위성 지도로 본 베이징 시내입니다.
자금성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면 숲으로 둘러싸인 거대한 유적지가 나옵니다.
명·청 시대 황제들이 하늘에 태평성대를 기원하던 '천단공원'입니다.
하늘에서 본 담장은 독특합니다.
남쪽은 직각, 북쪽은 원형인데,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는 고대 우주관인 '천원지방'을 형상화한 겁니다.
그 중심에는 푸른 기와지붕의 '기년전'이 서 있습니다.
못 하나 쓰지 않고 세워진 목조 건축의 정수로, 풍요를 비는 기원의 장소입니다.
중국이 이곳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찬을 여는 건, 단순히 경치를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자금성에 이어 천단까지 통째로 비우는 파격적인 예우를 통해, 중국이 수천 년 역사를 가진 '문명 대국'임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겠다는 전략입니다.
특히 '하늘 아래 평화'를 기원하던 장소의 상징성은,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중국이 '평화의 중재자'를 자처하겠다는 뜻으로도 읽힙니다.
[린 젠 / 중국 외교부 대변인 : 현재 걸프만과 중동 정세는 전쟁과 평화 사이의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중국은 이란을 포함한 모든 당사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으며, 우리의 목표는 명확합니다. 긴장을 완화하고, 상황을 진정시키며, 교전을 중단하고 평화를 증진하는 것입니다.]
중국은 '천단'이라는 무대를 통해 미국에 부드럽지만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중국은 하늘의 뜻을 받드는 품격 있는 나라라는 점을 강조하는 동시에, 세계 패권을 다투는 두 리더가 '하늘 아래'에서 전쟁이 아닌 평화를 논해야 한다는 상징적 구도를 만든 겁니다.
9년 전 자금성에서 '위엄'을 과시했던 중국이 이제는 '천단'에서 '조화'를 내세우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심리전에 나섰습니다.
YTN 고한석입니다.
영상편집 : 한경희
디자인 : 정민정
YTN 고한석 (hsgo@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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