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설립을 주도한 평화위원회가 자금 부족으로 사실상 활동이 마비된 상태라고 현지시간 26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가자지구 평화 유지와 도시 재건을 담당할 최고 의사 결정기구로 야심 차게 출범해 한때 유엔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됐던 평화위원회가 단 몇 달 만에 '개점휴업' 상태에 놓인 셈입니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 네 명에 따르면 평화위원회는 1월 22일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스위스 다보스에서 출범한 이후 4개월이 지나도록 조직 운영을 위한 기부금을 전혀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애초 평화위원회 참여국들은 가자지구 구호 지원을 위해 70억 달러를 기부하기로 약속했고, 미국은 이보다 많은 100억 달러를 내겠다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소식통들은 현재까지 가자지구 재건 자금이 단 1달러도 들어오지 않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에 전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평화위원회 운영자금을 대기 위해 약 5천만 달러를 위원회에 직접 제공하고자 하지만, 이 또한 아직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 의회 의원들은 평화위원회가 적법한 국제기구로서 미국의 자금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으며, 이에 대해 국무부는 아직 상세한 답변을 내놓지 못한 상태입니다.
의회 보좌진 등 관계자들은 평화위원회가 필수적인 재정통제 시스템을 갖출 때까지 국무부 자금을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에 전했습니다.
그나마 지금까지 약속된 자금마저도 가자지구 재건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유럽연합(EU)과 유엔, 세계은행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가자지구 재건에는 최소 700억 달러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 바 있습니다.
이와 별개로 평화위원회는 최근 가자지구 재건 작업을 위한 사업 입찰을 시작했으나, 현재까지 낙찰된 계약은 한 건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가자지구 평화 협상 당시 트럼프 행정부를 도왔던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사업가 비샤라 바흐바흐는 "평화위원회는 현장 자금 부족으로 인해 가자지구 내부에서 아직 일을 시작하지 못했다. 정말 참담한 일"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1단계 휴전을 중재한 뒤 2단계로 하마스 무장 해제·이스라엘군 철수·가자지구 재건 등을 추진하는 다단계 평화 구상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내 공격을 이어가고 하마스 역시 종전대로 활동을 지속하면서 평화 협상은 사실상 교착상태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YTN 한상옥 (hanso@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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