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국제
닫기
이제 해당 작성자의 댓글 내용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닫기
삭제하시겠습니까?
이제 해당 댓글 내용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가렸더니 더 잘 보이네'... 월드컵 규제를 마케팅으로 뒤집은 리바이스

2026.06.16 오후 05:18
이미지 확대 보기
'가렸더니 더 잘 보이네'... 월드컵 규제를 마케팅으로 뒤집은 리바이스
리바이스 로고가 가려진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 스타디움 <사진:AFP 연합뉴스>
AD
미국의 청바지 브랜드 리바이스가 2026 북중미 월드컵 기간 자사 로고를 가려야 하는 상황을 오히려 화제성 마케팅으로 바꿔놓으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번 월드컵에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의 리바이스 스타디움은 대회 기간 '샌프란시스코 베이에어리어 스타디움'으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49ers의 홈구장인 이 경기장은 2014년 개장 이후 줄곧 리바이스의 이름을 달아왔지만, 대회 기간만큼은 본래 이름을 쓸 수 없게 된 겁니다.

FIFA가 적용하는 이른바 '클린 스타디움' 규정 때문입니다. FIFA는 공식 후원사와 파트너의 상업적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경기장을 '깨끗한'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고, 이에 따라 FIFA 후원사가 아닌 기업의 모든 브랜드 노출은 가리거나 제거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카타르-스위스전이 열린 이 경기장에서도 곳곳의 리바이스 로고가 흰 천으로 덮였고, 평소 대형 화면 옆에서 빛나던 버드라이트 간판 역시 가려졌습니다.

그런데 리바이스의 대처가 달랐습니다. 로고를 덮은 천이 리바이스 특유의 '배트윙(박쥐 날개)' 실루엣 모양 그대로였던 겁니다. 글자는 사라졌지만 끝이 뾰족한 사각형 윤곽은 한눈에 리바이스임을 알아볼 수 있는 형태였습니다. 흰 천으로 덮인 배트윙 로고 영상과 사진이 주말 사이 빠르게 퍼졌고, 오히려 천으로 가린 뒤 그 독특한 형태가 더 눈에 띄게 됐다는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리바이스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갔습니다. 공식 인스타그램 프로필 사진을 글자가 가려진 로고 이미지로 바꾸고, 경기장 입구와 전광판 위에 덮인 로고를 담은 영상을 직접 올리며 규제 상황을 자조적으로 콘텐츠화했습니다.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이런 문구를 남겼습니다.

Welcoming the world to the beautiful [redacted] stadium!
아름다운 [편집됨/가려진] 스타디움에 오신 전 세계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여기서 [redacted]란 보통 법적 서류나 정부 기밀문서에서 이름, 주민번호, 기밀 내용 같은 민감한 부분을 검은색 먹줄로 지우거나 가리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FIFA 규정 때문에 경기장 이름에 포함된 브랜드 로고('Levi's' STADIUM)를 흰 천으로 가려야만 했던 상황을, 마치 기밀문서에서 민감한 정보를 먹줄로 가려버린(redacted) 것처럼 처리당했다고 유쾌하게 비꼬아 표현한 것입니다. "글자를 전부 가려도 정체성은 가려지지 않는 브랜드"라는 평가가 쏟아진 배경입니다.
이미지 확대 보기


리바이스 인스타그램 로고 이미지 캡쳐

이미지 확대 보기


리바이스 인스타그램 캡쳐

이름이 바뀐 경기장은 리바이스 스타디움만이 아닙니다. SoFi 스타디움은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으로,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은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으로, 질레트 스타디움은 '보스턴 스타디움'으로 각각 위치 기반의 명칭으로 바뀌었습니다. SoFi, 메트라이프, NRG 등은 모두 거액의 명명권 계약을 맺은 기업들이지만, 대회 기간 노출 효과를 사실상 포기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런 규제를 모두가 매끄럽게 따른 것도 아닙니다. 애틀랜타의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은 지붕에 설치된 거대한 로고를 가릴 방법을 찾지 못했고, 지붕을 훼손하지 않고는 가릴 수 없다고 판단한 FIFA가 결국 그대로 두는 것을 허용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후원 기업 입장에선 달가울 리 없는 규제라고 봅니다. 한 스포츠 경영 전문가는 "기업들이 노출을 위해 큰돈을 냈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막을 도리가 없었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럼에도 리바이스는 같은 제약을 마주하고도, 가려진 로고 자체를 브랜드의 인지도를 증명하는 수단으로 역이용한 셈입니다.

규제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뒤집은 리바이스의 대응이, 이번 월드컵이 남긴 또 하나의 화제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YTN digital 김재형 (jhkim03@ytn.co.kr)

AD

실시간 정보

AD

YTN 뉴스를 만나는 또 다른 방법

전체보기
YTN 유튜브
구독 5,350,000
YTN 네이버채널
구독 5,496,304
YTN 페이스북
구독 703,845
YTN 리더스 뉴스레터
구독 32,810
YTN 엑스
팔로워 361,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