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기후 변화와 무분별한 개발로 현재 알려진 식물과 버섯 등 균류 중 무려 3만 종 이상이 멸종 위기라는 충격적인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위기에 빠진 식물생태계를 구하기 위해, 과학계가 표본 수백만 개를 디지털로 전환하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AI 기술을 도입해 총력전에 나섰습니다.
한상옥 기자입니다.
[기자]
울창한 열대우림 사이로 숲이 잘려나간 자리가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을 비롯해 전 세계의 생태계가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과 지구온난화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영국 큐 왕립식물원이 전 세계 40개 나라 과학자들과 발간한 최근 보고서를 보면, 현재 지구 상에서 약 3만 종에 달하는 식물과 버섯 등 균류 400여 종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펠릭스 포레스트, 큐 왕립식물원 수석 연구원 : 이번 보고서의 성과 중 하나는 얼마나 많은 종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는지 알려준다는 점입니다.]
이처럼 사라져 가는 식물을 지키기 위해 과학계가 인공지능, AI와 손잡았습니다.
큐 식물원은 지난 수 세기 동안 전 세계에서 수집해 온 740만 개에 달하는 식물 표본을 고화질 이미지와 바코드로 기록해 온라인 도서관을 구축했습니다.
이 방대한 데이터는 AI 컴퓨터 비전 기술을 만나면서 강력한 무기가 됐습니다.
사람이 일일이 확인하던 작업을 AI가 순식간에 분석해 잎의 길이를 재고, 기후 변화에 따른 꽃 피는 시기 변화까지 포착해 냅니다.
실제로 표본을 분석한 결과, 지난 세기 동안 전 세계 식물의 꽃 피는 시기가 10년당 평균 2.5일씩 빨라지거나 늦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알렉산드르 안토넬리, 큐 왕립식물원 과학 부문 상임이사 : 이제 우리는 표본에 디지털로 언제 어디서나 접근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식물을 식별하고, 보호해야 할 위치를 훨씬 더 빠르게 찾아낼 수 있습니다.]
현재 인류가 위험성을 제대로 평가한 식물은 전체의 18%, 균류는 1%에 불과합니다.
아직 이름조차 없는 미지의 식물이 수십만 종에 달하는 만큼, 실제 멸종 규모는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클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정보기술과 손잡은 과학계의 노력이 기후 위기 속 생물 다양성을 지키는 새로운 열쇠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YTN 한상옥입니다.
영상편집 : 주혜민
화면출처 : 큐 왕립식물원
YTN 한상옥 (hanso@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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