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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태현: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 보고회에도 관심이 클 수밖에 없는데요.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초대형 지역 투자 계획이 발표될 예정인데 특히 관심이 가는 건 역시 호남이죠.
◇ 고은이: 네, 오늘 2시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 보고회'가 열립니다. 핵심은 말씀하셨듯이 반도체, AI 데이터 센터, 피지컬 AI입니다. 쉽게 말하면 한국의 미래 산업을 수도권 한 곳에만 몰아두지 않고 지역별로 거점을 나눠서 키우겠다는 구상입니다. 그중에서 지금 가장 주목받는 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인데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광주·전남 지역에 신규 반도체 생산 시설을 짓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후공정 중심 투자라는 관측이 많았는데요. 최근에는 전공정 팹(Fab)까지 포함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판이 훨씬 커졌습니다. 전공정 팹은 반도체 웨이퍼를 넣어서 실제 칩을 만드는 핵심 공정입니다. 첨단 반도체 팹 하나를 짓는 데만 최소 수십조 원이 들어가고요. 여기에 용수, 전력, 도로, 협력, 협력업체, 협력업체 단지까지 붙으면 투자 규모가 훨씬 커집니다. 그래서 호남 반도체 투자만 수백조 원대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겁니다. 삼성전자는 광주 군 공항 기지를 반도체 전공정 팹 부지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고요. 여기에 팹 네다섯 개가 들어갈 가능성이 큽니다. SK하이닉스도 광주 지역에 전공정 팹을 최대 5개 조성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조태현: 알겠습니다. 어떻게, 어떤 내용들이 나올지는 조금 더 봐야 되겠는데요. 오늘 주요 대기업 회장들이 직접 보고회에 참석한다고요?
◇ 고은이: 네, 오늘 보고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참석할 예정입니다. 처음에는 사장급 참석도 거론됐었는데요. 총수들이 직접 참석하는 쪽으로 최종적으로 조율됐습니다. 그만큼 이번 프로젝트의 투자 규모와 상징성이 크다는 뜻입니다. 오늘 발표될 전체, 전체 투자 규모는 10년간 최소 1,000조 원 이상으로 거론됩니다. 일각에서는 최대 2,000조 원 안팎까지 언급이 되고 있고요. 호남의 반도체뿐만 아니라 충청권에 기가와트급(GW) AI 데이터 센터, 영남권의 피지컬 AI와 로봇 분야 투자까지 예상됩니다. 충청권에는 삼성전자 온양캠퍼스에 있던 반도체 패키징 투자를 확대하고 소부장 산업을 고도화하는 방안이 거론됩니다. GS그룹도 충남과 강원 동해에 각각 1.2기가와트(GW) 규모의 초대형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고요. 경남권인 창원과 사천에는 한화, 두산 등이 우주·항공과 로봇 분야의 피지컬 AI 종합 벨트를 구축하는 방안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구미 사업장은 AI 기반 스마트 제조 경쟁력을 높이고, 삼성전기 부산 사업장은 MLCC와 반도체 기판 생산을 확대하는 방안도 거론됩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매우 낯선 숫자들이 나올 것이라면서 투자 규모가 워낙 크니까 "이게 진짜냐"는 의문부터 시작해 논쟁이 격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오늘 발표가 곧바로 공장 착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데요. 오늘은 큰 방향과 투자 의지를 밝히는 자리고 실제 부지 선정, 인허가, 전력·용수 확보, 기업별 투자 시기와 규모는 앞으로 더욱 구체화돼야 합니다.
◆ 조태현: 알겠습니다. 저는 김용범 실장이 하신 이런 "굉장히 낯선 숫자들이 나올 것이다" 이 말을 지금까지 전 정권에서 한두 차례 넘게 들었던 것 같은데요. 아무튼간에 이 내용을 두고 왜 호남이냐, 이 부분에 있어서 정치권에서 굉장히 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말 사이에 SNS에 7차례나 글을 올렸더라고요. 이 호남 특혜 논란의 핵심이 뭡니까?
◇ 고은이: 핵심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산업 논리고요, 또 다른 하나는 지역 배분 논리입니다. 정부는 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가 이미 포화 상태에 가깝다고 봅니다. 용인, 평택, 이천 같은 기존 반도체 벨트는 계획대로 가되, AI 확산으로 반도체 수요가 워낙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에 추가 생산 거점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김용범 실장도 용인에 짓는 공장을 호남으로 옮기는 게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벨트를 새로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자 정치적 판단으로 호남에 특혜를 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는데요. 유승민 전 의원은 "왜 호남만이냐"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반도체 공장은 전력과 용수, 인력, 부지, 협력업체 생태계가 모두 필요한데 이런 객관적 기준을 공개하지 않은 채 호남 투자를 밀어붙이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야권에서도 "닥치고 호남"이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호남 지역 용수의 양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계속 나오고 있고요. 이재명 대통령은 SNS에 계속 글을 여러 개 올리면서 직접 반박을 했는데요. 이 호남 반도체 구상은 갑자기 나온 게 아니라 윤석열 정부 시절 산업부에서도 경쟁력을 인정한 내용이라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호남 지역에 용수가 부족하다는 지적에도 수자원을 제대로 배치하면 하루 100만 톤 산업용수 공급이 가능하다고도 반박을 했고요. 또 기업 환경 조성과 공직자의 설득에 따라서 기업 CEO들이 회사의 이익이 된다고 판단해 결단한 것이라면서, 오늘 보고회를 통해서 세부 구상을 밝히겠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지역 반응은 엇갈리고 있는데요. 영남권에서는 "반도체는 호남으로 가는데 원전과 전력 부담은 영남이 떠안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반대로 광주와 전남에서는 "왜 호남은 늘 가난해야 하느냐, 첨단 산업은 항상 수도권과 영남만 가져가야 하는 게 맞냐" 이런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호남 반도체 논란은 단순한 공장입지 문제가 아니고요. 국가 첨단 산업을 어디에 배치할지, 지역 간 형평성을 어떻게 설명할지가 모두 걸린 문제입니다.
◆ 조태현: 알겠습니다. 복잡한 문제가 될 수밖에 없는데요. 정부는 호남이 반도체 입지로 경쟁력이 있다는 입장이잖아요. 어떤 논리입니까?
◇ 고은이: 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내놓은 설명을 보면요. 광주·전남 등 서남권이 전력 자급률, 용수, 연구, 인재 기반 측면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지로 평가받고 있다는 겁니다. 반도체 공장은 당연히 전기를 엄청나게 쓰는데, 글로벌 고객사들은 재생에너지 사용 여부를 점점 더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서남해안은 태양광과 해상 풍력 잠재력이 큰 지역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반도체 공장에 필요한 친환경 전력을 조달하기에 유리하다는 논리입니다.
부지 측면도 있습니다. 수도권은 이미 반도체 투자가 집중돼 있기 때문에 땅값과 인허가, 전력망 부담이 큽니다. 반면 호남은 상대적으로 넓은 산업용지를 확보할 여지가 있고 대규모 클러스터를 새로 설계하기 쉽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지진 위험이 낮다는 점도 논리 중의 하나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무엇보다 강조하고 있는 건 산업 다극화 측면인데요. 수도권에만 반도체 공장을 계속 몰아넣으면 전력망과 용수, 부지 문제가 병목이 되고 지역 균형 발전도 어렵다는 겁니다.
다만 이 논리가 설득력을 얻으려면 숫자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숙련 인력과 협력업체의 생태계도 필요하고요. 전기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는지, 용수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는지도 필요합니다. 그래서 단순히 "호남도 가능하다" 이런 선언적인 말로만으로는 좀 부족할 것 같고요. 전력망 확충 계획과 용수 확보 방안, 인력 양성 계획, 소부장 기업 유치 전략이 같이 나와야 합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실제로 어떤 공정에 어느 정도 규모로 투자하는지가 나와야 시장도 이게 맞는 방향인지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조태현: 알겠습니다. 메가 프로젝트 오늘 오후에 발표되는데요. 정말 가능한 내용인지, 이번엔 현실화될 수 있을 건지 짚어봐야 될 부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자, 지금 반도체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지금 공급 부족 문제가 심각하단 말이죠. 그러다 보니까 애플도 주요 제품의 가격을 올린다라고 해서 지난주에 시장에 좀 충격을 주기도 했었는데요. 애플이 중국산 메모리 칩을 사기 위해서 정부에 로비를 하고 있다는 소식도 있네요.
◇ 고은이: 네, 파이낸셜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메모리 칩을 구매할 수 있도록 트럼프 행정부의 승인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는 중국의 대표적인 D램 업체인데요. 미국 국방부가 중국 인민해방군과의 연계 의혹을 이유로 중국 군사기업 명단에 올려둔 회사입니다. 법적으로 거래가 전면 금지된 것은 아니지만 미국 기업이 실제로 거래하기에는 정치적 부담과 평판 리스크가 큽니다. 그런데도 애플이 이 회사 칩을 사겠다고 검토하는 이유는 메모리 가격입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D램과 낸드 수요가 크게 늘었고요. 메모리 업체들은 그런데 AI 서버용 고부가 제품의 생산 능력을 우선 배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PC와 스마트폰 업체들은 필요한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애플은 최근 맥북과 아이패드 가격을 올리면서도 메모리와 저장 장치 가격 상승을 이유로 들었는데요. 가격 인상 발표 이후에 애플 주가가 크게 떨어지고 시가총액이 수백조 원 증발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소비자가 전자제품 가격 인상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보여준 겁니다. 이 흐름은 한국 반도체 기업에는 양면적인데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메모리 가격 상승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AI 수요가 HBM뿐만 아니라 일반 D램과 낸드 가격까지 밀어 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객사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요. 애플이 중국산 칩까지 검토한다는 뜻은 공급망 다변화 압박이 그만큼 커졌다는 뜻입니다. 미국 정부가 이를 허용할지는 불확실하지만, 이미 의회에서는 중국 군 관련 기업과의 거래가 미국의 공급망 안보를 약화시킨다는 반발도 나오고 있습니다. 메모리 가격 상승은 반도체 업계만의 문제가 아닌데요. 스마트폰과 노트북, 태블릿 가격으로 이어지는 '치플레이션'이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에는 실적 호재가 될 수가 있지만, 글로벌 전자제품 기업과 소비자에게는 비용 부담으로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