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일시 : 2026년 8월 7일 (금) 저녁 8시 40분
□ 담당 PD : 이시우
□ 담당 작가 : 김배정, 김현정
□ 출연자 : 이시원 (은평성모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전문의)
□ 방송 채널
IPTV - GENIE TV 159번 / BTV 243번 / LG유플러스 145번
스카이라이프 90번
케이블 - 딜라이브 138번 / 현대HCN 341번 / LG헬로비전 137번 / BTV케이블 152번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이시원: 안녕하세요. 방사선 종양학과 전문의 이시원입니다. 오늘 제가 준비한 이야기는 암을 이겨내는 치유의 빛, 방사선 치료 바로 알기입니다.
◇박상훈: 암 치료의 한 축을 담당하는 방사선 치료. 현대의학에서 방사선 치료는 다양한 암에서 치료 효과를 높이고 재발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중입자치료와 양성자치료가 주목받고 있지만 모든 암에서 일반 방사선 치료보다 중입자치료와 양성자치료가 우수하다고 입증된 것은 아니며 암의 종류와 위치, 병기에 따라서는 기존 방사선 치료가 최선인 경우도 있다는데 방사선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더 강한 치료가 아닌 나에게 맞는 치료를 찾는 것. 암 치료의 중요한 열쇠, 방사선 치료. 방사선 치료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이시원: 제가 방사선 치료 앞둔 환자를 만날 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방사선 치료받으면 몸 안에 방사선이 그대로 남아 있는 거 아닌가요?”라는 질문인데요. 방사선을 계속해서 내뿜을 수 있는 방사능을 지닌 방사성 물질과는 별개로 건강검진 때 찍는 X-ray처럼 방사선은 치료가 끝나는 순간 몸에 전혀 남지 않습니다. 치료실 문을 나서는 그 순간부터 사랑하는 가족들, 손자, 손녀를 안아줘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또 이런 오해도 많아요. “방사선 치료는 최후의 수단 아닌가요?” 암 치료라고 하면 여러 매체에서 보셨던 것처럼 수술이나 항암을 먼저 떠올리실 텐데요.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방사선 치료는 수술, 항암 치료와 함께 암 치료의 3대 주축으로서 전 세계 암 환자의 절반 이상이 치료 과정에서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고, 어떤 암에서는 방사선 치료가 수술보다 우선하거나 대신하는 표준 치료가 되기도 합니다. 방사선은 암을 다루는 정교한 무기인데요.이 무기가 어떻게 작동하고 어떤 암에서 특히 중요한지 오늘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이시원: 그렇다면 암이란 무엇일까요? 저처럼 암을 전문으로 보는 의사들에게 암이란 까도까도 양파 같은데요. 죽지 않고, 계속 자라고, 또 전이하는 등 기존에 알려져 있던 암세포의 특징은 대사 불균형, 면역 회피, 염증 반응 등 지금 이 순간도 계속해서 추가되고 있습니다. 정상 세포는 적절히 분열하고 증식하다가 역할을 다하면 죽어 없어지는 반면, 암세포는 한마디로 고장난 세포라서 끝없이 자라면서 주변에 침범도 하고 멀리 다른 장기까지 전이도 됩니다. 바로 DNA가 고장났기 때문인데요. 세포가 어떻게 작동하고 살아갈지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유전 물질로서 이 DNA가 평소에는 염색체 형태로 세포핵 안에 잘 저장되어 있다가 세포가 분열할 때야 비로소 꽁꽁 쌓여 있던 DNA가 술술 풀려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이중나선 구조를 띠게 되거든요. 방사선은 에너지를 가진 광선으로서 건강검진 때 그 X-ray와 똑같지만 에너지는 훨씬 강하기 때문에 활발하게 분열하는 암세포의 DNA를 파괴하면서 치료 효과를 나타냅니다. 그렇다면 이제 궁금해지죠. “암세포만 죽이나요? 정상 세포는요?” 좋은 질문입니다. 방사선이 암세포와 정상 세포를 구별하진 않고요.따라서 방사선이 투과하는 부위에 정상 세포도 영향을 받습니다. 이게 바로 부작용이 생기는 이유인데요. 하지만 암세포와 정상 세포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정상 세포는 손상을 스스로 복구하는 능력이 뛰어나지만 암세포는 그 능력이 훨씬 떨어지기 때문에 살아남지를 못합니다. 그래서 방사선 치료는 정해진 기간 동안 매일 조금씩 나눠서 분할 조사를 진행하는데요. 정상 세포가 밤새 회복하는 동안 암세포는 회복하지 못하고 결국 죽게 됩니다. 환자들은 종종 “한 달이나 받아요?” 하면서 방사선이 많이 들어가는 줄 알고 놀라시지만 같은 용량을 잘게 쪼개서 들어감으로써 정상 조직을 보호하는 방법이 되겠습니다.
또 한 가지 좋은 소식이 있는데요. 방사선 치료 기술이 발전을 거듭하면서 과거 2차원 단순 엑스레이 사진 기반 치료에서 CT를 이용한 3차원 입체 조형 치료, 같은 조사면 내에서도 부분 부분 원하는 곳에 방사선 세기를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세기조절 방사선 치료와 정확한 위치에 더욱 정교하게 줄 수 있는 정위 치료·방사선 수술까지 암이 있는 곳에만 정밀하게 방사선을 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종양과 정상 조직 입장에서 다시 한 번 개념을 설명드리면, 방사선 치료의 표적이 되는 분홍색 종양이 하늘색의 정상 조직을 감싸고 있는 모양이라 가정해 보겠습니다. 검은색 화살표가 방사선이라면 2차원 사진을 이용 앞·뒤·양 옆으로 방사선을 주면 고선량 영역이 빨간색 사각형 모양으로 정상 조직에도 반 이상 들어가게 됩니다. CT가 생기면서부터는 3차원으로 종양 모양에 맞춰 방사선을 주는 방향을 조절하면서 얼추 종양 모양 비슷하게 반원형의 고선량 영역을 만들 수는 있지만 한 면에서 주는 방사선의 세기가 동일하기 때문에 고선량 영역이 여전히 정상 조직의 반 이상 걸쳐 있죠. 반면 세기조절 방사선 치료는 종양 모양에 따라 같은 조사면 내에서도 종양이 두꺼운 부위는 방사선을 세게, 종량이 얇은 부위는 방사선을 적게 주면서 비록 저선량은 정상 조직에 스칠 순 있더라도 고선량은 확실히 정상 조직을 피해서 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시원: 요즘 여러 매체에서 양성자나 중입자치료에 대해 들어보신 분 계시죠? 방사선 치료보다 훨씬 최신 기술이라던데 그걸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이 질문 정말 많이 받습니다. 그래서 오늘 솔직하게 말씀드리려 합니다. 이제까지 설명드린 방사선 치료는 전자를 가속해서 발생시킨 X선, 즉 광자를 이용한 치료고요. 입자 치료는 양성자나 탄소이온, 즉 중입자처럼 입자를 쏘는 방식입니다. 입자 치료에는 물리적으로 흥미로운 특성이 있는데요. 브래그 피크라고 해서 입자가 몸 속 특정 깊이에서 에너지를 한꺼번에 방출하고 그 이후에는 더 이상 에너지를 내지 않습니다. 반면 X선은 몸을 통과하면서 입구부터 출구까지 에너지를 꾸준히 전달하는데요. 그래서 이론적으로는 입자 치료는 종양 뒤쪽 정상 조직을 덜 건드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입자 치료가 무조건 좋은 걸까요? 대부분 방사선 치료 대상이 되는 환자들은 일반 방사선으로도 충분히 치료가 가능합니다. 전 세계 대부분의 환자들은 일반 방사선 치료를 받는다고 보시면 되는데요. 입자 치료가 실제로 유리한 경우는 분명히 있습니다. 소아암처럼 발달 중인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호해야 할 때, 종양이 뇌 기저부나 척수처럼 중요한 신경 구조물 바로 옆에 있을 때, 방사선에 잘 안 듣는 특수한 암종, 척삭종, 일부 샘암 등에서는 입자 치료가 확실히 우월한 성적을 보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유방암, 폐암, 대장암처럼 대부분의 암에서는 현재까지 입자 치료가 최신 광자선 치료보다 생존율이나 암 제어율이 더 우월하다는 근거는 부족하고요. 양성자치료 비용은 방사선 치료의 3~5배, 중입자는 그 이상이며 국내 입자 치료 시설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따라서 비싼 치료에 무조건 솔깃하기보다는 담당 방사선 종양학과 의사에게 “내 경우에 입자 치료가 실제로 더 유리한 근거가 있나요?”라고 꼭 문의하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이시원: 그렇다면 방사선은 어떤 경우에 하게 되는지 궁금하시죠? 방사선 치료를 하는 목적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암 덩어리 자체를 없애기 위해 방사선을 주는 경우에는 완치 목적이고요. 그 뿌리를 뽑는다고 해서 근치 목적이라고도 합니다.수술이나 항암 전후로 혹시 남아 있을지 모르는 암세포를 없애기 위해 방사선을 추가로 주는 경우는 보조적 치료가 되겠고요. 마지막으로 방사선만으로 종양 자체를 잡을 순 없지만 출혈, 저림, 통증과 같은 증상을 완화해 주기 위한 목적으로도 줄 수 있습니다. 방사선은 투과하는 성질이 있죠. 따라서 칼이 잘 닿지 못하는 깊숙한 부위에 있는 뇌종양이나 비인두암은 방사선으로 치료를 합니다. 아직 원격 전이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암이 생긴 그 자리에는 깊숙이 뿌리를 내려 주변에 깊이 침윤이 되어 있는 그 수술만으로는 완전히 제거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방사선이 표준 치료가 되겠습니다. 골반 깊숙이 위치한 자궁 경부나 전립선도 국소 진행되면 방사선으로 치료합니다. 그 외에도 수술로 완치 가능하지만 환자 전신 상태 자체가 수술을 견디기 어려운 경우도 있겠죠. 폐암의 경우, 흡연력이 상당한 경우가 많고 그래서 폐 기능이 딸려서 전신 마취를 견디지 못한다면 조기 폐암에서 방사선 수술도 수술 못지않은 효과를 보입니다.
다음으로 보조적 목적입니다. 말 그대로 수술이나 항암 전후에 방사선을 추가해 주는 건데요.과거 수술만으로 치료하던 시절에는 장기 자체를 적출하던 것을 수술로 종양이랑 주변부까지 적절히 제거한 후에 종양이 있던 자리에 혹시 남아 있을지 모를 암세포를 없앨 목적으로 방사선 치료가 가능합니다. 옛날에는 유방 전절제를 하면 가슴 안쪽 근육까지 제거해서 피골이 상접해서 갈비뼈가 새장처럼 드러나곤 했었는데요. 의학이 발전하면서 전절제나 유방 보존 후에 방사선 치료를 추가하는 것이나 효과에 차이가 없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현재 초기 유방암의 표준 치료로 자리 잡았습니다. 항문에 가까운 직장암도 수술 전 방사선 치료로 크기를 줄인 후에 수술로 깨끗이 제거함으로써 학문을 보존하고 인공 항문의 불편을 피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고식적 목적입니다. 방사선으로 완치를 기대하긴 어렵더라도 환자를 괴롭게 하는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방사선 치료가 가능합니다. 뼈나 뇌에 전이된 경우 제일 먼저 방사선 치료를 고려하는데요. 뼈와 뇌는 단단한 막에 둘러싸여 있어서 약물이 쉽게 통과를 못 하거든요. 반면 방사선은 속에 있는 종양까지 투과를 잘하기 때문에 뇌의 전이로 인한 두통, 뼈 전이로 인한 통증을 잡아주는 데도 도움이 되고요. 척추뼈에 있는 종양이 척수를 누르게 되면 디스크 증상 비슷하게 저림이나 칼로 베이는 듯한 통증, 또 사지의 힘이 안 들어갈 수도 있고요. 이때도 방사선이 도움이 됩니다.
◆이시원: 이제 각 암종별로 방사선 치료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40대 뇌종양이고요. 2023년 6주간 28회 수술 후 보조적 방사선 치료 완료하였습니다. 치료 전후 앞뒤 단면 사진 보시면 치료 전에 밝게 보이던 종양이 잘 제거되어 가장 최근 찍은 치료 종료 후 3년 차 사진에서는 해당 부위가 깨끗이 잘 유지되는 거 보실 수 있고요.
50대의 국소 진행 비인두암이었습니다. 2022년 주 5일 7주간 35회 근치적 방사선 치료 완료하였고요.치료 전후 앞뒤 단면 사진 보시면 치료 전에 하얗게 보이던 종양이 완치되어 가장 최근 찍은 치료 종료 후 5년 차 사진에서도 깨끗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70대 성대암이었고요. 2022년 주 5일 7주간 총 33회 근치적 방사선 치료 완료하였는데요.성대는 제거하면 목소리를 낼 수가 없겠죠. 그래서 장기 보존 목적으로 특히 초기에서는 방사선 치료가 표준 치료인데요. 치료 전후 가로 단면 사진 보시면 치료 전에 종양으로 인해 하얗게 밝게 두꺼워져 있던 성대가 가장 최근 찍은 치료 종료 후 5년 차 사진에서 원래 모양으로 돌아와 잘 개방된 채로 깨끗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20대 구강암이었고요. 그중에서도 혀였는데요. 2020년 주 5일 6주간 총 60회 수술 후 보조적 방사선 치료 완료하였습니다. 치료 전후 앞뒤 단면 사진 보시면 치료 전에 하얗게 보이던 종양이 완치되어 가장 최근 찍은 치료 종료 후 5년 차 사진에서도 깨끗이 잘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혀도 최소한으로 절제하고 방사선으로 장기를 보존해 주는 게 매우 중요하겠죠.
60대 유방암입니다. 초기여서 2022년 유방 보존 수술 후 주 5일 4주간 총 20회 보조적 방사선 치료 완료했고요. 가슴 단면 사진에서 하얗게 보이던 종양이 완치되어 가장 최근 5년 차 사진에서도 깨끗이 유지되는 거 보실 수 있습니다.
30대 유방암 재발이었고요. 재발이나 전이라 하더라도 개수가 적고 완치 가능성이 보이면 구제, 즉 재발 이후 다시 완치를 시도하는 목적으로 고용량의 방사선을 주기도 하는데요.이 환자의 경우 크기가 작고 흉벽에만 있었기 때문에 2020년 구제 목적으로 2주간 총 10회 방사선 치료 완료하였습니다. 치료 전 흉벽에 보이던 혹이 치료 후 가장 최근에 찍은 5년 차 사진에서는 잘 사그라들어 더 이상 보이지 않은 채 잘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70대 폐암 재발이었고요. 왼쪽 폐암 수술 후 항암 하던 중에 오른쪽 폐의 재발이 보여서 2021년 2주간 총 10회 구제 목적 방사선 치료 완료하였습니다. 이쪽이 오른쪽인데요. 치료 전 폐에 보이던 병변은 사라지고 치료 후 5년 차 사진에 방사선 흔적만 남은 채 깨끗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40대 자궁경부암이고 진단 당시부터 골반 바깥에 복부·경부 림프절까지 원격 전이가 있었는데요. 비록 전이암이었지만 전이 부위에도 방사선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2019년 6주간 총 28회 근치적 방사선 치료 완료하였고, 자궁경부암은 그 이후에도 3주간 내부 방사선 치료도 해야 되는데요. 전후 사진 보시면 진단 당시 보였던 종양이 전부 사라지고 치료 종료 후 7년 차인 현재까지 건강하게 잘 유지되고 있습니다.
70대 직장암이었고요. 국소 진행돼서 학문 침범 의심되었고 골반 림프절 전이 소견도 보였습니다. 2023년 주 5일 6주간 총 28회 수술 전 보조적 방사선 치료 완료 후에 수술할 때 제거한 조직에서 암세포가 하나도 발견되지 않아서 방사선만으로도 깨끗이 박멸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수술 전 세로 단면 사진에서 학문에 인접해 있던 종양이 사라져서 최근 사진에서도 잘 유지되는 거 보실 수 있습니다.
50대 항문암입니다. 항문 종양도 살구 크기 정도로 작은 편이 아니었지만, 골반뿐 아니라 사타구니까지 아기 주먹만한 림프절 전이가 여러 개 있었는데요. 2019년 주 5일 5주간 총 25회에 근치적 방사선 치료 완료했고요. 치료 전에 보이던 학문 종양은 다 사라지고 가장 최근 치료 끝나고 7년 차 사진에서도 여전히 깨끗이 유지되는 거 보실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얼굴이나 귀의 피부암처럼 수술적 절제가 미용적으로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는 경우에 방사선으로 완치 가능합니다. 반드시 악성이 아니라 하더라도 수술로 접근하기 어려운 양성 종양의 증상을 유발한다거나 혈관 기형처럼 가만히 있어도 출혈 위험이 있고 제거하겠다고 칼을 대기에도 출혈 위험이 큰 경우에도 방사선 수술로 치료가 가능합니다. 이미 수술을 했는데 그 수술 자국이 다시 자라는 켈로이드도 있는데요. 재수술을 한다고 한들 수술로만 끝내면 당연히 흉터가 다시 자라겠지만 수술 후 방사선 치료를 추가하면 완치율을 대폭 높일 수 있습니다.
◆이시원: 이제 방사선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충분히 이해되실 텐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작용이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죠. 그래서 지금부터는 그 불안이 해소되게끔 부작용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암 투병할 때 치료 부작용 하면 아마도 제일 먼저 탈모와 하루 종일 구토에 시달리면서 아무것도 먹지 못해 바싹 마르고 탈진해서 누워 있는 이미지를 떠올리실 텐데요. 세포 분열이 활발한 조직이 항암이나 방사선에 더 취약하기 때문에 두피가 약해져서 탈모가 오고, 피부가 약해져서 피부염이 오고, 입안이 헐면서 구내염, 식욕 저하, 내장 점막이 약해져 구토·설사 또 소변 증상이 생기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환자들에게 늘 드리는 말씀은 수술, 항암, 방사선 중에 방사선이 제일 수월하다고 자신 있게 장담하는데요.바로 항암과 방사선 사이에 결정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항암은 항암제 주사가 혈관을 타고 전신에 영향을 준다면, 방사선은 국소 치료로서 딱 쪼이는 그 부위에만 영향을 미칩니다.
방사선 부작용은 발생 시기를 기준으로 크게 급성과 만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급성 부작용은 방사선 도중에 상당수 환자들이 경험하게 되지만 약으로 조절 가능하고 대부분 치료 종료 후 금방 좋아지고요. 3개월 이내에는 확실히 돌아오는 것들입니다. 방사선 치료 시작하자마자 바로 생기는 건 아니고요. 피부염을 예로 설명드리면 일상 생활하면서 피부 표면의 각질 세포는 지속적으로 탈락이 되는데요. 맨 아래에서부터 분열해서 점점 올라와 표면을 보호해 줘야 되는 각질 세포가 방사선 치료 첫날부터는 새로운 세포가 생기지 못하기 때문에 그 와중에 각질 세포는 계속 떨어져 나가면서 피부가 점점 얇아지면서 피부염이 오게 됩니다. 하지만 코팅 크림으로 피부 장벽을 튼튼히 해주고요. 피부 손상을 최소화하고 재생 연고를 열심히 발라주면 치료 끝나고 금세 잘 회복됩니다. 모든 환자가 그런 건 아니지만 간혹 몸살이 온 것처럼 기운이 없고 많이 피곤하거나 두통, 근육통 또 식욕 저하를 호소하는데요. 이런 증상은 방사선을 쪼였을 때 몸에서 염증 물질을 많이 내는 체질인 경우에 더욱 심합니다. 만성 부작용은 치료 끝나고 3개월 이후에도 드물게 올 수 있는 것들이고요.애초에 저희가 만성 부작용이 오지 않도록 방사선을 드리기 때문에 대부분은 그냥 지나가지만, 사람마다 체질이 각기 다 달라서 간혹 방사선에 취약한 환자에서 가벼운 경우는 5~10% 이내, 심각한 경우는 1~5% 이내로 매우 드물게 발생합니다. 림프 부족은 치료 중에도 올 수 있고 치료 끝나고 한참 지나서 올 수도 있는데요. 팔에 있는 체액이 몸으로 들어올 때 겨드랑이 림프관을 통해 오는데 림프절 전이가 있거나 수술로 림프관이 제거가 되어도 그 통로가 좁아지겠죠. 거기다 항암이나 방사선 영향으로 림프관에 미세 흉터 조직이 생긴다면 누적 효과로 병목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입니다. 그래서 유방암 수술 후 팔이 붓고, 골반암 수술 후 다리가 붓고, 두경부암 수술 후 목이 붙는 부위별 림프 부종이 생길 수 있고요.이때 압박 스타킹이나 림프 마사지 등 관리를 잘 해 주면 회복이 잘 되기도 합니다. 우리 몸은 작용 반작용의 원리에 따라 자가 치유 능력을 발휘하는데요. 방사선으로 약해진 조직을 튼튼하게 하겠다고 섬유세포가 과하게 발동이 되면 섬유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꾸준히 스트레칭하고 마사지 해주면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되면서 일정 부분 회복되기도 하고요. 우리 몸은 다 하나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보습을 잘 해주는 것도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이시원: 부작용 얘기를 하다 보니 분위기가 좀 가라앉는 것 같은데요. 여기서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현대 방사선 치료의 우수성을 짚고 넘어가야겠습니다. 1895년 뢴트겐 박사가 처음 방사선을 발견했을 당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1900년대 초반부터 암 치료에 사용되기 시작했고 종양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게 해주는 영상 기법이 발전하면서 방사선 치료도 눈부시게 발전하였습니다. 이렇게 갈수록 종양에는 더 많이, 정상 조직에는 더 적게 줄 수 있기 때문에 부작용에 대해 너무 미리부터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고요. 대부분의 부작용은 치료 종료 이후에 금방 사라집니다. 특히 암이라는 질환은 단 한 명의 슈퍼맨 같은 의사 혼자서 치료를 하는 게 아니라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환자마다 제일 잘 맞는 치료를 찾아나가는 과정이거든요. 이런 협업이 유기적으로 잘 되는 다학제 진료를 통해서 부작용까지도 잘 관리할 수 있습니다. 오늘 많은 얘기를 나눴는데요. 방사선에 대한 오해와 두려움이 해소되고 오히려 마음이 든든해지는 시간이었길 바랍니다.
◆이시원: 마지막으로 한 말씀만 드리고 싶은데요. 암 진단받고 치료하는 동안은 정신없이 전력 질주하다가 막상 치료가 끝나고 나면 후련하고 날아갈 것 같은데 오히려 무기력이 찾아오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원래 뇌 과학적으로 그게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합니다.이때 마음을 잘 돌보는 게 중요하다는 점 기억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저의 이야기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YTN 이시우PD (lsw5407@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