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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던 집에서 쫓겨난 80대 노인…스페인 뒤집어놓은 '주택난' [지금이뉴스]

지금 이 뉴스 2026.09.30 오전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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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 87세 노인의 강제퇴거를 계기로 벌어지고 있는 주거난 항의 텐트 시위가 페드로 산체스 총리의 입지를 궁지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시위자들은 29일(현지시간)까지 나흘째 마드리드 번화가 푸에르타 델 솔 광장에 수백 개의 텐트를 설치하고 야영 시위를 이어갔습니다.

시위는 마드리드 레티로 지구에서 70년 넘게 거주해 온 마리아 델 카르멘 아바스칼(87)이 주거지에서 강제 퇴거당한 일이 그동안 주거비용 폭등에 대해 쌓인 불만 여론에 기폭제가 되면서 벌어졌습니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아바스칼의 변호인 베아트리스 두로는 이날 취재진에게 주택 소유주인 부동산 투자회사가 8년 기간의 새로운 계약을 제안했고 아바스칼이 이를 받아들이면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제안된 월세는 아바스칼의 소득의 30%선으로, 예전 월세인 월 500유로(77만원)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두로 변호사는 전날에도 취재진과 만나 강제퇴거 조처를 뒤집는 임대차 계약 체결은 전례 없는 일로 `사회적 움직임 덕분`이라고 말했습니다.

아바스칼은 그 집에서 1956년부터 살아왔는데, 2018년 이 집을 매입한 부동산 투자 회사가 월세를 500유로(77만원)에서 2천650유로(410만원)로 올렸습니다.

나중에 조정을 통해 1천650유로(255만원)로 낮췄으나 여전히 아바스칼의 연금(1천350유로)으론 낼 수 없는 금액이었습니다.

스페인에서는 그동안 물가 상승, 관광객 유입 급증, 수요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신규 주택 공급으로 주거난이 심각해지고 임대료가 급등한 상황이었던 터라 80대 노인이 집에서 쫓겨난 일이 알려지자 시민들의 분노가 폭발했습니다.

스페인 비영리재단 말티다의 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스페인에서 10년간 임차료는 80% 올랐고, 그중 주택 임차료는 63% 상승했습니다.

단기간 해결이 어려운 공급 부족이 근본적 원인으로 꼽힙니다.

현재 주택 75만채가 부족한 것으로 추산되는데, 스페인은행에 따르면 이는 2028년까지 100만채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청년층의 경우 임차료가 부담할 수 없는 수준으로 높아진 걸로 지적됩니다.

스페인청년위원회에 따르면 평균 월세는 1천176유로로, 청년층 평균 월급의 98.7%에 달합니다.

폴리티코는 내년 총선 등 주요 선거를 앞둔 가운데 주거난 항의 여론은 거세지고 연정 파트너는 더 강력한 대응을 요구해 산체스 총리가 진퇴양난의 처지라고 짚었습니다.

산체스 총리는 측근들에 대한 부패 혐의 수사, 세우타 이주민 난입 사태에 따른 이민 위기로 이미 궁지에 몰린 처지입니다.

산체스 총리는 29일 각료회의를 소집해 주거난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발표된 방안에 따르면 2028년까지 임대차 계약 자동 연장, `투기성` 펀드의 주택시장 투자 금지, 취약계층 세입자 퇴거 제한, 특정 상황에서 월세 2% 초과 인상 금지, 과열 구역 내 세입자에 대한 세제 혜택 제공 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또한 투자펀드의 투기성 주택 매매 금지, 관광객용 부동산에 대한 세금 인상 등도 추진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산체스 정부의 대책으로 여론을 가라앉힐 수 있을지, 정부 법안이 의회를 통과할 수는 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주요 매체들은 지적해 왔습니다.

집권당은 의회에서 과반 다수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카탈루냐 독립을 주장하는 정당 `카탈루냐와 함께`(Junts)는 이날 모든 조처에 찬성하지 않으며, 대형 부동산 업체와 영세 임대인들을 한데 묶어 취급할 수 없다면서 영세 임대인 보호 대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마드리드세입자연합은 정부가 두 법령으로 나눠 대책을 추진하는 것을 비판하면서 캠프 시위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스페인세입자연합연맹의 카르메 아르카라조 대변인은 "산체스 총리가 준비한 (정책) 부스러기들은 충분치 않다"고 말했습니다.

임차인 보호 단체들은 이번에 아바스칼의 이름에서 딴 강력한 세입자 보호법 `마리카르멘 법`을 마련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임대차 계약 자동 갱신, 주택 위기 해소 때까지 임차료 동결, 강압적인 집주인에 대한 제재 등을 요구합니다.



오디오ㅣAI앵커
제작ㅣ이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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