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미국의 해상 봉쇄와 강력한 제재로 원유 수출길이 막혀 역사상 최악의 경제적 참사에 직면했지만 '버티기 전략'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CNN방송이 6일(현지시간) 전망했습니다.
이란 정권은 지난 50년간 가혹한 제재를 회피하며 체제를 유지해 온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했다는 점이 이런 전망의 주요 근거입니다.
또 미국이 해상봉쇄와 선박 호위 작전에 수백억 달러를 쓰고 있고 유조선 운항 비용이 폭등함에 따라 이란으로선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미국에 정치·경제적 부담을 줄 것이라는 계산도 작용하고 있습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아드난 마자레이 선임 연구원은 "이란 국민의 삶은 더욱 비참해지고 있지만 이란 정권은 국민의 고통을 엄청나게 감내하는 능력이 있다"며 이란이 제재를 무력화해 온 긴 역사를 지적했습니다.
현재 이란의 경제 상황은 참담한 수준입니다.
지난 9월 이란 항구에서의 원유 적재량은 2013년 집계 이래 처음으로 '0배럴'을 기록했으며 봉쇄 구역 외부의 이란 원유 재고는 7월 1억 배럴에서 최근 4천500만 배럴로 급감했습니다.
산유량 역시 평시의 절반 수준인 하루 200만 배럴로 떨어져 내수를 충당하는 수준이며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연 90%까지 치솟았습니다.
마자레이 연구원은 "이란인들은 현금을 쥐면 즉시 생필품을 사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 돈의 가치가 즉시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의 모흐센 레자이 사무총장 역시 자국 경제 상황이 "역사상 가장 참담한 수준"이라고 인정했습니다.
전쟁 초기 이란이 완전히 통제했던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도 거의 회복돼 이란의 지렛대가 약화했으나 굴복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란 정권은 그간 축적한 정교한 지하 네트워크를 동원해 제재망을 우회하고 있는데, 이란은 카자흐스탄과 러시아 방향의 육로나 카스피해 수로를 통해 석유를 운송하거나 수출 원유를 이라크산으로 위장하고 공해상에서 타국 선박으로 환적하는 방식을 써왔습니다.
미국의 반이란 단체 '핵무기 없는 이란을 위한 연대'(UANI)의 찰리 브라운 선임 고문에 따르면 이란은 인근국 신탁인들을 통해 미 달러, 가상화폐 등으로 추적을 피하는 비밀 거래를 하고 있습니다.
걸프 국가들이 미군의 호위를 받으면서도 안전한 통항을 대가로 이란 측에 은밀히 '안전 통행료'를 찔러준다는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해운정보업체 케이플러의 미셸 브루하드 정책·지형학 리스크 담당자는 "이란은 자원이 없는 상태에서 국가를 운영하는데 탁월하다"며 어딘가에서 이란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반면 미국과 관련국들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미군의 대이란 봉쇄작전에 드는 비용은 물론이고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의 하루 운항 비용은 인건비와 보험료 상승 등으로 160만 달러까지 급증, 작년 대비 24배에 달했습니다.
CNN은 이런 현실이 바로 이란 정권이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유리한 위치에 있을 수 있는 이유라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구조적 딜레마로 상황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마자레이 연구원은 "오랫동안 전쟁 직전의 아슬아슬한 상태에 놓일 것"이라며 "환자의 체온이 임계점에 도달해 사망할 것이라고 단정할 수 있는 기계적인 시점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분석했습니다.
브루하드 담당자 역시 이란이 인계철선에 다다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진단했습니다.
오디오ㅣAI앵커
제작ㅣ이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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