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인터뷰]37년 만에 고리 원전 1호기 '영구 정지' 첫 권고 결정, 앞으로 해결 과제는?-한동대 장순흥 총장 (前 카이스트 부총장/핵공학 전문가)
[YTN 라디오 ‘최영일의 뉴스! 정면승부’]
■ 방 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5/06/12 (금) 오후 6시
■ 진 행 : 최영일 시사평론가
◇앵커 최영일 시사평론가(이하 최영일): 그동안 안전성과 안정성 논란에 휩싸였던 한국 최초 원자력 발전소 고리 원전 1호기죠. 폐로 절차를 밟게 됐습니다. 원전 가동을 영구 중단하는 것은 37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애초 정부는 이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면서 수명 재연장을 추진해 왔는데요. 반면 지역주민과 시민단체는 안정성 문제로 폐로를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에너지 위원회는 오늘 영구 정지라고 하는 권고를 발표했고요. 완전히 폐로가 되기 위해서는 한국수자원이 최종결정을 내려야 하는, 그런 상황입니다. 아직까지도 좀 복잡한 절차가 있지 않은가 싶은데요. 국내의 원자력공학 전문가이십니다. 장순흥 한동대학교 총장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나눠봅니다. 한 총장님, 안녕하세요?
◆한동대 장순흥 총장 (前 카이스트 부총장/핵공학 전문가)(이하 장순흥): 예. 안녕하세요.
◇최영일: 고리 1호기요. 한국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 우리가 이렇게 말씀드렸는데. 역사가 얼마나 됐나요?
◆장순흥: 이게 우리나라에서 최초 원자력 발전소죠. 1971년도에 착공해서 78년도에 상업 운전을 했어요. 그리고 2007년까지 30년 하고. 그 다음에 계속 운전 허가를 받아서 2017년 6월까지 지금 운전하기로 되어 있는 발전소입니다.
◇최영일: 30년 1차 수명은 끝났는데, 10년 동안 더 연장을 시켰던 것이로군요. 그동안 이게 폐로냐, 연장이냐. 안정성 논란이 계속 됐는데요. 이 에너지 위원회가 우리나라 원전 사업에 중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 고리 1호기를 영구 정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결론을 오늘 내린 게 발표 됐습니다. 총장님 이 결정 어떻게 생각하세요?
◆장순흥: 굉장히 의외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우리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 일종의 고리 1호기, 월성 1호기는 스트레스 테스트라는 것을 해서, 안정성 평가를 해서 하겠다. 그렇게 쭉 진행이 돼왔거든요. 그래서 월성 1호기가 연장 원전이 됐고. 그러다 고리 1호기가 갑자기 이렇게 된 것인데. 글쎄 이것은 저희들이 보기에는 합법적인 절차를 했다기 보다는 정치적이랄까요. 정서적이랄까. 그런 원칙으로 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조금 더 합리적으로 분석을 해서 했다기 보다, 예를 들어서 안전성이 있느냐, 경제성이 있느냐. 이런 평가라기보다는 아까도 나왔듯이 정치, 시민운동, 환경단체. 그 분들의 정서에 맞춰서 결정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최영일: 그럼 장 총장님은 의외다, 라고 평가해 주셨고요.
◆장순흥: 저희들은 딱히 결과에는 연장 운전이 아니면 중지하는 것인데. 그 과정이 굉장히 의외였고 갑작스럽게 돼서. 과정은 분명히 약간 미숙하다고 할까요, 잘못됐다 그럴까. 하여튼 저는 이해가 잘 안 됩니다.
◇최영일: 이해가 잘 되지 않고, 의외다. 지금 말씀하신 대로 좀 합리적인 절차가 결여된 것 아니냐. 이런 문제 제기 해주셨는데요. 그러면 원래는 말씀하신 대로 박근혜 대통령 대선 공약에도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서 유지하는 입장이었고. 그리고 원래는 또 연장하겠다고 하는 입장이었어요. 그러면 갑자기 급격하게 폐로 결정으로 바뀐 이유. 역시 조금 전에 말씀 주신 대로 시민 단체라든가, 지역 주민들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하세요?
◆장순흥: 지역 주민 보다는 저는 정치적인 판단 아니었나 봅니다. 그래서 잘 모르겠어요. 잘 납득이 안 가고. 아마 저는 알기로는 참여했던 위원들도 오늘 저한테 연락이 와서,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 어제오늘 회의가 있었던 것 같은데. 그렇게 굉장히 이해가 안 간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최영일: 그러면 총장님 또 원자력 공학자시니까, 과학자 입장에서는 정치적인 판단으로 보이고 이게 과학적인 판단은 아니다. 이렇게 보시는 건가요?
◆장순흥: 왜 그러냐면. 지금 미국의 원자력 발전소가 100개가 있거든요. 이번에 우리는 40년 쓴 거예요. 미국의 원자력 발전소는 100개 중에서 74개가 60년 허락을 맡고, 내년에는 80년 가는. 그런 절차를 밟고 있어요. 저는 우리 원전도 원래 계획대로 하면 스트레스 테스트를 받아서, 그것을 평가한 다음에 그런 절차를 밟으면 좋은데. 보고서는 만들어 놓고 평가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결정을 하니까. 물론 저는 고리 1호기를 안전하게 운영하고 이런 것은 굉장히 중요한데. 이번에 그런 평가 없이 갑자기 이렇게 되면, 앞으로 원자력 발전소가 우리나라에 23기가 돌아가고, 더 지을 게 많은데. 이런 식으로 결정을 하면 상당히 혼란이 많이 오겠죠.
◇최영일: 혼란이 있다. 문제가 있다. 이런 입장이십니다. 그러면 현재 에너지위원회에서 폐로 결정은 내렸지만요. 결국 한국수력원자력, 한수원이 이를 받아들여야 최종적 폐로가 결정된다고 하는데요. 과연 한수원에서 이것을 받아들일까요? 어떻게 보세요?
◆장순흥: 저는 굉장히 받아들이기 쉽지는 않을 것이라 봐요. 왜냐하면 이것이 적어도 한 5,000억에서 1조에 이르는 가치가 있는 겁니다. 고리 1호기가 현재 제가 볼 때. 그리고 전기를 지금 현재 가장 싸게 공급하는 거예요. 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소, 우리나라가 전기값이 OECD에서 제일 싼데. 그게 아마 고리 1호기 덕분일 겁니다. 그래서 저는 이게 주식회사거든요. 정부도 일부 주식을 갖고 있지만, 이게 여러 해외를 포함해서 주주들이 많을 것이고요. 또 국민들 입장에서도 그렇고. 5,000억, 1조 되는 것을 그냥 단순히 포기하고 버리는 것이. 그것이 굉장히 법률적인 문제도 있을 것이고. 아마 한수원에서는 이를 받아들이기가. 손해배상 청구라든지. 예를 들어서 그것을 던질 수 있을까. 상당히 나중에 소송이라든지 갈 수 있을 텐데. 그래서 저는 법률적인 문제라든지, 이런 것을 볼 때 굉장히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영일: 그렇다면 에너지 위원회가 정부 산하니까. 정부와 공기업 간의 손해배상 소송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까지 예측해 보셨는데요. 완전히 폐로가 되기까지는요. 그래도 복잡한 절차가 남아있다고들 하던데. 어떤 과정이 앞으로 남아있는 건가요?
◆장순흥: 우리나라 처음 있는데. 그래서 원자력 안전위원회에서 폐로에 대한 절차라든지, 안정성 평가 기준 이런 것을 다 만들고 있습니다. 일부는 만들었고요, 거의. 그래서 앞으로 한수원이 만약 한다면 폐로에 대한 계획을 세워서 정부에 제출하고. 또 폐로 절차서를 제출해서 안정성 평가도 하고. 그래서 모든 허가를 받은 다음에 작업을 해서 완수하게 되는데. 한 7, 8년 걸리는 장기적인 사업이라고 봅니다.
◇최영일: 그렇군요. 그러면 조금 전에 잠깐 언급은 주셨는데요. 고리 1호기를 폐쇄하면 지금 국내 전력 수급에는 영향이 어떨 것으로 보세요?
◆장순흥: 저는 고리 1호기를 폐쇄한다고 해서 지금 원자력 발전소의 전기 공급이 당장 부족하거나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 봐요. 그런데 전기값은 조금 올라갈 겁니다. 그리고 제일 심각할 수 있는 것은 암만 해도 환경 문제도. 요새 온실가스 문제 있지 않습니까? 지금 우리나라가 온실가스를 줄여야 하는데, 지금 현재 온실가스 줄이는 데에도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최영일: 그러면 이게 지속가능한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습니다만. 정부는 그럼에도 원전 2기 건설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앞으로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에서 원전의 비중, 어떻게 전망하고 계세요?
◆장순흥: 간단히 우리나라는 에너지가 세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화석 에너지, 원자력, 신재생이 있는데요. 화석 에너지는 지금 온실 가스 때문에 줄여나가야 합니다. 그러면 앞으로 충당하는 에너지는, 더 증가하는 에너지는 원자력과 신재생인데. 저는 신재생 에너지를 적극 개발해야 된다고 봅니다. 그런데 현재 신재생 에너지가 2.2%인데 2.1%가 뭐냐면 수력과 쓰레기 태우는 겁니다. 엄격한 의미의 요즘 말하는 풍력, 태양열, 태양광, 조력 이런 신재생 에너지는 현재 0.1% 전기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것을 굉장히 늘려야 하는데. 화석 에너지를 줄여야 하고, 신재생 에너지는 지금 공급에 한계가 있고. 저는 적극 개발하고. 그 나머지 전기 증가 부분을 원자력이 커버를 해야 하는 겁니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나라 원자력 개발은 원자력을 안 할 수 없는. 그런 사항이겠죠.
◇최영일: 예. 그러니까 신재생 에너지에 투자는 계속 해야 하지만, 과도기이기 때문에 원자력일 수밖에 없지 않느냐. 알겠습니다. 장 총장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장순흥: 네.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최영일: 지금까지 장순흥 한동대학교 총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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