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찰대 출신의 젊고 잘 나가는 경찰 간부가 자신이 맡은 사기 사건 피의자에게 뇌물을 받아 구속됐는데요.
왜 그랬나 봤더니 전직 경찰 출신 로비스트가 중간에서 다리를 놓은 이른바 '경피아' 비리였습니다.
권준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 강남 한복판 레지던스 호텔의 분양 사기가 불거진 건 지난 2012년.
미국 교민 15명이 시행사에서 분양금 74억 원을 떼이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을 수사한 김 모 경감이 당시 사기를 벌인 시행사에서 거액의 금품을 받은 사실이 최근 검찰 수사로 드러났습니다.
시행사 임원 박 모 씨로부터 수사 편의 대가로 수 천 만원을 받았던 겁니다.
김 경감은 이 자리에 부하직원 김 모 경위도 데려 나갔습니다.
경찰대 출신인 김 경감은 30대 중반 젊은 나이에 강남 경찰서 팀장을 맡아, 같은 기수에서도 선두 그룹으로 꼽히던 엘리트 경찰.
따라서 경찰 내부에서도 담당 사건의 피의자 돈을 받았다는 게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런데 알고 봤더니 시행사와 김 경감을 연결한 로비스트가 있었습니다.
같은 강남경찰서 출신 전직 경찰관 류 모 씨가 시행사 이사였던 겁니다.
강남서 사이버수사팀 경위였던 류 씨는 뇌물 사건으로 옷을 벗은 뒤 이 시행사의 이사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뇌물을 받은 김 경감을 구속하고 김 경위도 불러 조사하는 한편, 뇌물 사건에 연루된 다른 경찰관들에 대한 소환 여부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 전직 경찰관 류 씨가 김 경감 외에도 현직 경찰관을 상대로한 로비를 더 벌인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YTN 권준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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