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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와인 붓고 발로 차고" 기내 난동...항공사는 신고도 안 해

2015.08.12 오전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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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제선 비행기 안에서 외국인 승객이 승무원과 한국인 승객을 때리며 난동을 부렸습니다.


이런데도 항공사 측은 승객의 피해 사실은 신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YTN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나연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달 23일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떠나 인천으로 오던 싱가포르항공 비행기 안.

싱가포르 승객 J씨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승무원의 뺨을 때립니다.

순식간에 주방으로 들어가 와인병을 들고나오더니 앞자리에 앉은 한국인 여성에게 쏟아부었습니다.

겁에 질린 여성에게 발길질까지 하며 위협했습니다.

[김 모 씨(누나), 피해 승객]
"눈물이 막 나더라고요. 온몸에 와인이 와 닿으니까. 아무도 안 나서는 거예요. 진짜 승무원들조차도 그 순간에는 어느 누구도 그 사람의 손을 잡거나 몸을 잡지 않았어요."

[김 모 씨(동생), 피해 승객]
"갤리(주방) 쪽에 승무원들이 다 있어서 우리 가까이에는 없었어요. 치면 우리 누나는 죽는 거죠. 와인병이 얼마나 두꺼운데…."

승무원들은 뒤늦게 난동 승객을 제압했습니다.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경찰 신고에 필요하다며 피해 남매에게서 '증인진술서'도 받았습니다.

[김 모 씨, 피해 승객]
"진술서를 부들부들 떨면서 쓰고 있는데 승무원들이 청소하는 아주머니 왔다고 청소해야 하니까 나가서 쓰라는 거예요. 연락처를 남겨 달래요. 자기네들이 연락해드릴 테니까…."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사건은 경찰에 접수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항공사 측이 정신이상 증세를 보인다며 J 씨를 병원으로 옮기기만 하고 경찰은 부르지도 않은 겁니다.

[인천공항경찰대 관계자]
"출동하고 있는데, '이 사람이 정신이상이기 때문에 병원으로 싣고 갔다, 나올 필요가 없다.' 그런 거예요. 나중에 들으니까 한국 사람이 이 사람한테 폭행을 당했다고 하더라고요."

[싱가포르항공 관계자]
"경찰서 쪽에서는 약간 정신병과 관련된 거면 119를 불러서 병원으로 보내라고 그렇게 얘기했나 봐요. 119 통해서 병원으로 보내라고 해서 저희 직원들은 119를 부른 거 같고요."


뒤늦게 피해 승객들의 직접 신고를 받은 경찰은 J 씨를 출국 직전 붙잡아 조사한 뒤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피해 승객들은 미흡한 대처로 기내 난동을 방치한 항공사가 승객 피해 사실마저 은폐하려던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YTN 나연수[ysna@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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