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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한 그릇이 그리워"...은퇴자들에게 경조사비란?

2016.07.02 오전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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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현업에서 은퇴를 해도 경조사비에서는 자유롭지가 않습니다.

수입은 줄었는데, 자녀 결혼 등 지인들의 대소사가 한꺼번에 밀려들기 때문입니다.

피부로 느끼는 부담감은 현역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다고 합니다.

이광연 기자가 은퇴자들을 만나봤습니다.

[기자]
자영업을 하다가 은퇴를 하고 노후를 보내고 있는 박찬기 씨.

여든의 나이를 바라보는 그에게는 고이고이 간직해 온 특별한 장부가 있는데요.

손수 챙긴 가까운 친인척과 친구, 회사 동료의 경조사가 빼곡하게 기록돼 있습니다.

[박찬기 / 은퇴자 : 나도 언젠가는 돌아올 거 아니냐, (자녀) 결혼시킬 때가 경사가 돌아올 때 내가 이걸 보고 나도 보내야 할 거 아니냐, 정말 경조사를 많이 챙기시는 편이네요. 아이, 뭐 수도 없죠. 많죠.]

40년 세월 속에 빛바랜 종이를 넘기다 보면 경조사비의 역사가 한눈에 보이는데요.

[박찬기 / 은퇴자 : 이게 95년도 큰아들 (결혼식) 방명록입니다. 그때 당시 받은 돈이에요. 3만 원이잖아요. 2만 원도 더러 있잖아요.]

한창 사회생활을 하던 시절과 비교하면 세상이 참 많이도 변했습니다.

그때는 당연한 일이라고 여겼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가끔 후회도 됩니다.

[박찬기 / 은퇴자 : (경조사} 거의 무시하고 (저축에) 이 공을 들였으면 아파트 몇 채예요 거짓말 아니라 아파트라고….]

어려울 때 서로 돕는 '상호부조'의 문화는 현업에서 물러난 이들에게 '상호부담'이 되기도 하는데요.

[권오경 / 은퇴자 : (청첩장을) 최고 (많이) 받은 게 열 몇 장까지 받아봤어 그 날 하루 부담은 물론 되지만 내가 안 갈 수도 없고….]

또 수입이 한정된 노년 생활에 경조사비는 부담일 수밖에 없습니다.

축하해주는 마음으로 자리를 찾았다가 씁쓸함만 안고 돌아오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이만희 / 은퇴자 : 나이 먹은 사람으로서는 솔직히 (돈) 나오는 데 없다 그래도 과언이 아닌데 호텔 가서 식대가 8만 원짜리다 7만 원짜리다 할 때는 나도 모르게 비상금 꺼내서 10만 원 내놓게 되더라고….]

실제로 국민연금 100만 원 이상을 받는 사람들의 가계부를 살펴보니 경조사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무려 16%에 달했습니다.

이는 노후 생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의료비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조명석 / 은퇴자 : 단출하게 해야지, 이게 지금 결혼 한 번 시키고 나면 누구 말대로 갈빗대가 휘청하는 거예요. 대들보가 나가지, 대들보가….]

[이만희 / 은퇴자 : 옛날에는 국수 잔치했잖아요. 그래가지고 국수 한 그릇 얻어먹고 이렇게 인사로 국수 하나 먹고 또 수건이나 타월 같은 거 나눠주고 상품 이렇게 해서 한 것이 조촐한 것이 옛날이 그리워….]


기쁜 일에 함께 웃고 슬픈 일은 서로 돕던 우리나라의 경조사 문화.

그 아름다운 전통의 의미가 아쉬운 요즘입니다.

YTN 이광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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