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19살 청년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서울 구의역 사고, 어느덧 두 달이 흘렀는데요.
YTN 취재 결과, 서울 월곡역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해 청소원 5명이 목숨을 잃을 뻔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번에도 해당 역사 직원은 지침을 어기고 스크린도어를 여는 키를 청소원에게 넘겨줬고 전차선을 단전하지도 않았습니다.
한동오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24일 일요일 새벽 0시.
승객을 태운 막차가 지나가고 6호선 월곡역 스크린도어의 문이 열렸습니다.
문을 연 사람은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청소 관련 자회사 소속 작업자.
선로 물청소를 하기 위해 스크린도어 문을 직접 열고 선로에 들어간 겁니다.
하지만 차량기지로 가는 회송열차는 무서운 속도로 월곡역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회송열차가 역사를 지나기 직전, 선로에서 청소하던 작업자의 야광 조끼와 경광봉을 본 기관사는 황급히 열차를 세웠습니다.
선로에 서 있던 1명을 포함해 5인 1조로 청소를 하던 작업자 5명은 간발의 차이로 목숨을 건졌습니다.
누가 이들에게 스크린도어 키를 준 걸까.
구의역 사고 때처럼 역사 직원이었습니다.
[서울 월곡역 관계자 : 그날은 우리 직원이 (스크린도어 키를) 준 모양이에요. (청소) 아주머니들이 조금이라도 (청소를) 빨리 끝내고 들어가서 쉬고 싶으니까….]
역사 측은 선로 청소 전, 전차선의 전기 공급을 끊어 열차 진입을 막았어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지하철 종합관제센터는 기관사가 회송열차를 가까스로 멈출 때까지 청소원의 선로 진입 사실을 까맣게 몰랐습니다.
[서울도시철도공사 관계자 : 물청소하기 전에 관제센터에 (보고하고) 단전된 다음에 들어가야 하는데 그런 사항들을 (청소원이) 착각을 하셨는지….]
구의역 사고가 난 지 두 달, 서울 지하철 스크린도어의 보안은 여전히 뻥 뚫려 있었고, 안전의 사각지대에 놓인 작업자들은 오늘도 목숨 걸고 역사를 누비고 있습니다.
YTN 한동오[hdo86@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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