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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위기' 구렁이 치악산에서 인공부화

2016.09.25 오후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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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란 표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옛날에는 구렁이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친숙한 존재였습니다.


생태계의 평형을 유지해주는 이로운 존재인데 멸종 위기에 처했다가 최근 인공부화를 통해 21마리나 태어났습니다.

이승윤 기자가 구렁이와 인연이 깊은 치악산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한반도에서 가장 큰 뱀으로 어른 키에 가까운 길이의 구렁이.

독이 없고, 성격이 온순한 데다 농작물을 뿌리째 훔쳐먹는 들쥐를 잡아먹어 예로부터 부귀를 상징하는 동물로 여겨져 왔습니다.

특히 유행성출혈열을 옮기는 등줄쥐 등을 잡아먹어 자연 생태계의 평형을 유지하는 이로운 존재이기도 합니다.

'구렁이 담 넘듯'이란 표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지난 60~70년대만 해도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구렁이.

그릇된 보신 문화와 주거 문화 변화로 인해 멸종위기에 처한 지 오래입니다.

[이승록 / 치악산 국립공원 사무소 : 치악산 국립공원 사무소에서는 2009년부터 구렁이 증식, 보호 사업을 시작했는데요. 2013년에 (인공) 부화한 12개체 중 8개체가 폐사할 정도로 증식 보호 사업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후 3년 만에 구렁이 21마리가 인공부화로 태어나 치악산의 반가운 새 식구가 됐습니다.

자체 제작한 인공부화기로 최적 온도와 습도를 제공하고 인공동면장과 야외 방사장까지 만들어 생태 환경을 개선한 덕분입니다.

[서인교 / 치악산 국립공원 사무소 자원보전과장 : 이번에 부화한 어린 구렁이들은 자연 적응이 가능한 단계까지 인공 증식장에서 관리 후 공원 안에 방사할 계획입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구렁이를 불법 포획할 경우 최대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됩니다.


치악산의 '치'자는 구렁이로부터 자신을 구해준 선비가 위기에 처하자 상원사 종을 머리로 울려 은혜를 갚은 꿩 '치' 자에서 나왔습니다.

이처럼 '꿩과 구렁이' 전설의 배경이었던 치악산에서 인공부화로 태어난 구렁이들이 생태계의 평형을 바로잡는 중책을 맡아 치악산과의 역사적 인연을 이어가게 됐습니다.

치악산에서 YTN 이승윤[risungyo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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