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기업 총수 무려 9명이 국정조사 증인으로 채택돼 다음 달 공개 청문회에 출석합니다.
유례없는 국정조사에 국내외 경제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경영 활동을 옥죄는 일이라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와 함께 이번 기회에 정경유착의 고리를 완전히 끊어야 한다는 의견도 강합니다.
박소정 기자입니다.
[기자]
가장 예민한 건 아무래도 삼성입니다.
검찰의 중간 수사결과 발표에서 빠진 기업인 삼성과 CJ, SK 등은 강도 높은 수사가 예고된 데다, 삼성만 최순실 씨 회사에 직접 돈을 건넨 사실도 드러났기 때문이죠.
삼성그룹의 입장은 "특검이든 국정조사든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고, 처벌받아야 할 부분이 있다면 받겠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괴로운 기색도 내비쳤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선임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았고, 다음 달 초에는 대대적인 인사도 앞두고 있는데 이 부회장이 추진하는 사업이 힘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연말 인사가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LG와 SK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긴장 속에 대책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우려와 불만을 드러냈는데요.
"청문회에서 팩트를 위주로 한 질의보다 면박, 망신주기로 흘러갈 것이 걱정"되고, "기업 해외 파트너들이 볼 때는 범죄 연루로 보여 신뢰도 하락이 우려"된다는 겁니다.
올해 내내 수사를 받고 있는 롯데는 "검찰 수사 이후 경영 쇄신안을 내고 내년 경영에 박차를 가하려고 했는데 국정조사에 특검까지 이어지면 경영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총수 9명을 대거 증인으로 부르는 건 지나치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내년도 사업 계획과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총수 공백이 생기면 국제 경쟁력에서 뒤처지고 기업 브랜드 타격도 불가피하다는 겁니다.
[김윤경 /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투자 고용 같은 일반적 내용만이 아니라 구조조정 M&A 같은 시의성이 중요한 과제에까지 경영 공백으로 인한 의사 결정 지연이 우려됩니다.]
그러나 총수 줄소환 사태는 기업들이 자초한 면이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습니다.
[박상인 /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 이런 정경유착의 뿌리를 뽑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오히려 기업의 이익과도 부합합니다.]
기업들은 공개 청문회가 망신주기로 흘러가지 않을지 우려합니다.
그러나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기업 문화를 깨끗하게 만들려는 노력부터 선행하는 모습이 우선돼야 할 것입니다.
YTN 박소정[soju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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