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수많은 흑인이 물건처럼 노예로 팔려나갔던 역사는 인류의 어두운 과거인데요.
그런데 과연 과거만의 일일까요?
더 나은 삶을 찾아 조국을 탈출한 난민들이 최근 노예로 매매되는 것으로 확인돼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김종욱 기자입니다.
[기자]
[노예 경매 / 리비아(장소 미상) : 농장에서 일할 크고 건장한 소년들입니다. 자, 400(디나르). 700 나왔습니다.]
이들 소년은 1,200디나르, 약 90만 원에 팔렸습니다.
사람을 노예로 사고파는 경매 현장입니다.
영상을 입수한 취재진이 추가 확인을 위해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외곽에 잠입합니다.
[노예 경매 / 리비아 트리폴리 : 400디나르 나왔습니다. 500디나르. 550디나르. 600디나르.]
유럽에 가려고 몰려든 아프리카 난민들이 이처럼 리비아에서 실제로 노예로 거래되고 있었습니다.
해마다 수만 명이 전 재산을 팔아 국경을 넘지만, 단속이 심해져 오가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당수는 밀수꾼 손에 넘어간 뒤, 임시 숙소 공간이 부족하거나 돈이 떨어지면 노예로 전락합니다.
아프리카 각국에서 온 난민이 가득한 수용소에는, 노예로 팔렸다가 구조된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빅토리 / 나이지리아 난민 : 도중에 (노예로) 팔렸어요. (수용된 난민들은) 대부분 몸에 맞거나 훼손된 자국이 있어요. 심지어 항문에 날카로운 물건을 꽂기도 해요. 믿기세요? 그렇게 결국 대부분 목숨을 잃죠.]
리비아 당국은 밀수에 관련된 조직들이 난민선에 100명씩 채워 놓고, 돈만 받으면 난민이 유럽에 닿든 바다에 빠져 죽든 신경 쓰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아나스 알라자비 / 불법 이민 감독관 : (노예 거래에 관한) 소문은 들었지만, 확실히 목격하진 못했어요. 증거가 없다는 거죠.]
리비아 당국은 노예 거래가 이뤄지는 이른바 '인간 시장'에 대한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YTN 김종욱[jw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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