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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N팩트] "3기 신도시 유력 후보지 도면 유출"...거래급증

취재N팩트 2018.10.31 오후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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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아 앵커
■ 출연: 김대근 / 사회부 기자


[앵커]
정부가 올해 안에 3기 신도시 후보지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유력 후보지의 개발 도면이 유출된 정황이 YTN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도면이 유출된 시점부터 이 지역 토지 거래도 급증했는데요, 경찰도 수사에 나섰습니다.

김대근 기자와 자세히 얘기해 보겠습니다.

일단 어느 지역의 정보가 유출된 건가요?

[기자]
경기도 고양시 삼송과 원흥지구 인근 지역의 개발 정보입니다.

이 지역은 1기 신도시인 일산과 서울 사이에 있고, 많은 지역이 개발제한구역이어서 유력한 3기 신도시 후보지 가운데 하나로 거론되는 곳입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고양시 덕양구 화전동, 용두동, 현천동, 도내동, 동산동 등이 포함됐습니다.

화면에서 보시는 것처럼 이 지역은 대부분 논과 밭 또는 야산이고요, 취락지의 경우에도 개발이 많이 이뤄지지 않은 곳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어떤 정보가 유출된 거죠?

[기자]
이 지역의 개발 계획이 담긴 도면입니다.

얼마나 구체적인 계획이 담겼는지 궁금하실 텐데, 그래픽을 보면서 얘기해 보겠습니다.

전체적인 개발 구역의 경계가 명확히 표시돼 있고, 그 내부도 용도에 따라 구획이 나눠져 있습니다.

일단 주택 지역이 있는데요. 노란색은 단독주택, 주황색은 공동주택 부지입니다.

파란색은 도시지원시설 부지인데, 주택 건설을 제외하고 지역의 자족 기능을 위한 시설을 유치할 수 있는 구역입니다.

빨간색은 상업 지구 아래쪽을 보시면, 물류 유통단지와 연구 산업단지까지 갖추도록 계획돼 있습니다.

도시형 산업 시설을 유치하기 위한 곳으로 보이고 이를 바탕으로 베드타운이 아니라 자족 기능이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계획으로 해석됩니다.

[앵커]
이 정도 도면이면 계획이 얼마나 진척된 수준으로 보이나요?

[기자]
보통 도시 개발을 할 때, 지구 지정, 개발 계획, 실시 계획까지 3단계를 거칩니다.

이 도면은 '개발 계획' 단계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볼 수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지금 이 정도 수준이면 바로 개발 계획을 발표해도 될 정도라고 평가합니다.

승인을 받아서 계획을 추진하더라도 도면이 크게 바뀌지 않을 정도로 보인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골격 자체는 안 변하고 일부 용도 정도가 바뀔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전문가들은 이 도면이 LH에서 만든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는 입장인데요.

계획이 세부적으로 짜여 있는 걸 보면 민간 부동산 업자 등이 투자자를 모집하기 위해서 엉망으로 만든 건 아닌 것으로 보이고, 지자체 등 다른 기관과의 협의를 위해 만든 도면으로 보인다는 겁니다.

또 대외비 표시나 일반 지도에는 드러나지 않는 군부대 표시까지 있는 점도 LH의 공식 문건으로 추정되는 근거 중 하나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 일대에서 도면이 돌고 있다고요? ※현장 분위기

[기자]
저희 취재진이 일대 부동산을 돌면서 현장 분위기를 알아봤습니다.

그랬더니 개발 도면은 이미 현장에 퍼져 있었습니다.

도면을 바탕으로 개발 구역에 대해서 설명하는 부동산업자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개발만 된다면 개발제한구역도 문제 될 게 없다며 추천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주민들은 외지인들이 토지를 산 뒤 나무를 심어 놓는다는 얘기를 전하기도 했고 -부동산에서는 개발구역 안에 건물을 지으면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현장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시죠.

[부동산 업자 : 그거 벌써부터 돌았어요, 3기 신도시 발표 전부터 이건 있었어요. 봄에도 엄청 올랐었어요. 지금은 더 올랐겠죠. 이쪽으로 이렇게 지금 예정을 다들, 도면을 보신 거죠? 초·중·고 그림이 있네요, 제 것에도. 똑같은 거예요. 지금 아로니아밭이 나와 있긴 해요. 개발제한구역이고 3기 신도시 발표될 지역 안에 들어가 있는 게 있어요. 그것도 맹지거든요. 지금은 그게 확실하게 들어가는 지역 같으면 맹지니 이런 게 의미는 없어요. 수용되는 거죠. 그러면 보상이 나오는 거죠.]

[앵커]
실제로 거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 일대에서 올해 거래가 가장 많았던 두 지역이 용두동과 화전동입니다.

이 가운데 화전동을 먼저 보면 토지 거래 건수는 올해 들어 10월 중순까지 110건으로 최근 5년 내 가장 많았습니다.

특별한 호재가 없으면 투자할 이유가 없는 개발제한구역 거래가 71건으로 2/3에 달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개발 지역 경계선의 바깥쪽에서 거래가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화전동은 상업지구 바깥지역 취락지에서 거래가 1년 사이 두 배 이상 늘었고, 용두동 역시 경계선 바깥지역에 거래가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39건 가운데 30건이 경계선 바깥지역이었고, 3년 새 가격이 2배 가까이 오른 곳도 있습니다.

최근에 거래가 집중됐다는 걸 알 수 있는 것이 30건 중에 최근 5년 안에 이전 거래가 있었던 경우가 6건뿐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도면 유출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LH 측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LH 측에서는 오늘 YTN의 보도 이후 보도 자료를 통해 입장을 밝혔습니다.

도면에 포함된 지역은 지난해 수도권 서부 지역에서 개발 가능한 지역으로 검토했던 곳들 가운데 한 곳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 방안에 따른 공공주택사업 대상지구로 검토하는 곳은 아니라는 입장인데요.

다만 부동산시장의 혼란이 우려돼 도면의 진위 여부와 유포자 색출을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습니다.

LH 수사 의뢰에 따라 경찰에서도 도면의 진위 여부와 유출자를 찾기 위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개발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여러 관계 기관들과 협의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유출됐을 가능성도 보고 있습니다.

또 내부 관계자가 연관돼 있을 가능성 등도 경찰 조사를 통해 밝혀지길 기대합니다.

[앵커]
도면 유출이 신도시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인 거죠?

[기자]
일단 LH에서는 이 지역은 신도시 후보지로 검토하지 않았다는 입장입니다.

현재 서울과의 거리나 규모 등을 볼 때 3기 신도시 후보지로 검토할 만한 곳이 많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됐던 곳의 개발 지도가 유출되면 신도시 사업이 흔들릴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이미 앞서 신창현 의원을 통해 택지 개발 지구 예정지가 유출돼 논란이 되기도 했고요.

이후에 국토부에서는 보안을 강화하는 방안 등을 발표하기는 했지만, 이미 이렇게 또 다른 개발 유출 사건이 있었다는 건 이전에는 관리가 얼마나 부실했는지를 보여주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항인 만큼 국토부에서도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LH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사안을 조사할 방침입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도 조만간 관련 논의를 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국토부, 국회 다 나서고 있는 상황이고 도면 유출과 관련해서는 경찰 수사도 시작된 상황이니까 좀 지켜보도록 하죠. 이 사건 단독 취재한 김대근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기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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