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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제 팔아 독립자금"...광복 일군 기업들

2019.03.03 오전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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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일을 하면 3대가 흥하고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속설에도 광복을 일군 기업들이 있습니다.


소화제를 팔아 자금을 대고 직접 독립운동에 뛰어들고도 100년 가까이 승승장구하는 기업들을 최아영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120여 년 전인 지난 1897년 故 민강 사장은 서울 순화동에 우리나라 첫 제약회사인 동화약방을 차립니다.

당시 급체로 목숨을 잃는 사람이 많았는데 우리나라 최초의 양약 '활명수'를 팔았습니다.

'활명수'는 이름 그대로 사람을 살리는 물이라는 뜻이지만, 민족을 살리는 물이기도 했습니다.

민 사장은 당시 고가였던 소화제를 팔아 독립자금을 댔고, 임시정부와 독립운동가 사이에 가교역할을 했습니다.

동화약방이 있던 그러니까 서울 순화동 동화약품 본사는 상해 임시정부의 비밀 연락책으로 쓰이던 '서울 연통부' 사무실이기도 했습니다.

경남 진주에서 포목상으로 시작해 LG그룹의 기반을 닦은 故 구인회 창업주도 열혈 애국자였습니다.

일제 지명수배를 받던 독립운동가 백산 안희제 선생에게 당시 만 원, 현재로 따지면 1억 원이 넘는 돈을 쾌척했습니다.

당할 땐 당하더라도 나라를 되찾고 겨레를 살리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는 그의 정신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동한 / LG하우시스 책임 : 만해 기념관, 도산 안창호 기념관 등 모두 7곳의 독립운동 관련 시설을 개보수했습니다. 국가유공자 자택 개보수 지원 사업 등 애국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해서 전개해 나갈 계획입니다.]

LG그룹의 사돈이자 GS그룹의 뿌리인 故 허만정 창업주 역시, 독립운동 기업인 '백산상회'를 도우며 독립을 일궜습니다.

건강한 국민만이 주권을 되찾을 수 있다며 유한양행을 세운 故 유일한 박사!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국토수복작전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는데, 조카가 기억하는 그는 백부이기에 앞서 독립운동가입니다.

[유승흠 / 유일한 박사 조카 : 1938년부터 8년 동안 항일운동을 미국에서 하셨는데, 서재필 박사와 이승만 박사 재정지원도 하셨고 하와이 민족대회, LA에서 맹호부대…]

교보생명을 세운 故 신용호 회장은 아버지와 형들 모두 항일 운동에 참여한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민족시인 이육사를 만나 독립자금을 보탰고, 국민 교육과 민족 자본을 위해 최초로 교육보험을 만들며 굴지의 보험사로 키웠습니다.


3대가 망할 각오로 독립에 뛰어든 기업인들!

친일기업이 적지 않은 이 땅의 현실에서 결코 잊지 말아야 할 민족기업이라는 소중한 자산을 우리에게 남겼습니다.

YTN 최아영[cay2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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