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종시의 한 마을에서 갑자기 파리떼가 출몰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로 만든 액체 비료를 밤 농장에 뿌린 게 원인으로 추정되는데, 주민들은 자치단체의 소극적인 태도가 피해를 더 키웠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파리 사체 등 다소 혐오스러운 장면이 포함돼 있어 시청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상곤 기자입니다.
[기자]
화물차에 파리들이 새카맣게 붙어 있습니다.
냉장고 위와 끈끈이에도 죽은 파리들이 가득합니다.
이 마을에 파리떼가 들끓기 시작한 건 지난달부터입니다.
밤 농장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발효시켜 만든 액상 비료를 뿌렸는데, 비료에 있던 파리 유충들이 부화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외부에서는 음식을 하기 어려울 정도고, 인근 펜션은 손님들로부터 민원이 잇따르자 아예 임시 휴업에 들어갔습니다.
[피해 펜션 업주 : 올해는 망쳤다고 봐야 해요. 이런 상황에서 손님도 못 받고…. 지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피해 주민들은 자치단체의 대응에 분통을 터트립니다.
[피해 식당 업주 : 세종시에 이야기하면 면 소재니까 면사무소 가서 이야기하라고 하고…. 면사무소 가면 보건소 가라고 하고…. 보건소에서는 또다시 가라고 하고…. 그러다 보니까 열흘 정도가 확 지나면서 확산이 돼버린 거예요.]
뒤늦게 방역작업이 시작됐지만 투입된 인력은 고작 8명뿐입니다.
밤 농장 면적만 5만8천 제곱미터에 달하는 데 파리떼는 계속 확산하고 있습니다.
[방역업체 관계자 : 지금 한창 파리가 극성일 때라서 금방 다 퍼지거든요? 여기 있는 파리가 저쪽으로 날아가서 유충을 낳아버리면 똑같은 상황이 되는데…. 전방위적으로 다해줘야 해요.]
밤나무가 심어진 산 정상입니다. 방역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 보니 파리떼들이 이처럼 들끓고 있습니다.
면사무소가 주축이 된 방역 작업만으로는 역부족인 상태입니다.
[임윤빈 / 세종시 장군면장 : 인력이라든가 차량이라든가 약품이라든가 이런 부분 때문에 상당히 면에서 추진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시의 관련 부서에서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파리 떼가 인근 신도심까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더 효과적인 방역 대책이 절실합니다.
YTN 이상곤[sklee1@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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