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비례 할당제가 도입된 이후 여성 국회의원의 수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OECD 평균과 비교하면 여전히 적은 편인데요. 이번 총선에선 여풍, 얼마나 불까요?
고한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저 위, 높은 곳은 바라볼 수만 있지 직접 올라갈 수는 없습니다.
사회 진출한 여성의 앞을 가로막는 성차별을 상징적으로 유리천장이라 부르죠.
국회에도 존재합니다.
특히 더 단단해서 좀처럼 깨지지 않습니다.
▲ 21대 국회, 女風 불까?
1948년 5월 10일 대한민국 첫 국회의원 선거.
이후 반세기 동안 여성 국회의원 수는 10명을 넘지 못했지만, 16대 국회, 2000년대 들어 증가하고 있습니다.
당선자의 다수는 지역구가 아닌 여성 할당제에 따른 비례대표입니다.
[오세제 /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선임연구원 : (여성이 적은)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 여성 할당제라는 강한 처방을 내놨는데, 그게 비례 대표에 있어서만 제한적으로 적용됐습니다.]
20대 총선부터는 변화가 생겼습니다.
비례대표 의석이 줄었는데도, 여성 의원 수와 비율은 역대 최대였고, 특히 지역구 당선자 수가 비례대표 수를 처음으로 앞질렀습니다.
[윤광일 /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법조인, 의사, 고위 관료 등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 분들이 (당선) 된 거죠. 상층 여성들이 과잉 대표된 측면이 있습니다.]
20대 국회에서 여성 의원 비율은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수준에 한참 못 미칩니다.
당선 여부와는 별개로 주요 정당들은 여성 공천 비율을 30%로 당헌 당규에 못 박고 있지만 그마저도 허울뿐입니다.
후보자 수로 보면 20대 총선에 전체 출마자(944명) 가운데 여성은 10%(100명) 정도였습니다.
이번 21대 총선에서는 여성 후보 수가 두 배 넘게 늘긴 했지만 남성 후보의 1/4 수준입니다.
[권수현 / 젠더정치연구소 여성이 세상을 연다 부대표 : 왜 항상 여성에게만 자질과 능력을 요구하는지, 왜 남성 정치인들에게는 자격이 있는지 문제 제기하지 않죠. 정당 자체적으로 여성 의제를 다루겠다. 페미니스트다라고 얘기하는 정치인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 정당들이 여성 의제를 다룰 의지가 있는지 그걸 다룰 수 있는 여성 후보를 공천할 의지가 있는지 상당히 의심스러운 상황입니다.]
YTN 고한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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