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이 뉴욕 지하철에서 '코로나바이러스를 퍼뜨렸다'며 아시아인 노숙자를 폭행했다.
사건은 지난달 23일, 오전 6시 반 뉴욕 지하철 125 스트리트 역에서 발생했다. 붉은 레드불 모자를 쓴 가해 남성은 지하철 문 앞에 서 있던 아시아인 남성을 모욕하며 40회가 넘게 주먹질했다. 무자비한 폭행 장면은 승객이 찍은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목격자는 "가해자가 코로나바이러스를 아시아인이 가져와 우리가 마스크를 써야 하게 됐다"며 갑자기 남성을 폭행했다고 밝혔다. 목격자에 따르면 가해자는 "지금 지하철이 붐비고 노숙자가 지하철을 타는 게 말이 되느냐"며 뉴욕 시장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을 이어갔다. 바이러스로 인한 공포를 사회적 약자에게 풀어버린 셈이다.
목격자는 "가해자는 중간에 역에서 내려 사라졌다"며 "폭행당한 남성이 다행히 심각한 부상을 입지 않았다"고 말했다. 뉴욕 경찰은 "이 사건으로 신고가 들어오지 않았다"며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주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에서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이에 따라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하는 증오 범죄가 늘어나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3월 초부터 4월까지 전체 증오 범죄 발생 수는 줄었으나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오히려 늘어났다.
지난 달에는 브롱크스에서 버스에 타고 있던 51세의 한 여성이 15세 소녀 3명에게 우산으로 폭행당해 얼굴을 꿰매야 하는 상처를 입기도 했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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