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고 있는 뮤지컬을 살펴보면 배우들의 가창력과 탄탄한 스토리 뿐 아니라 정교한 무대예술도 중요한 역할을 하죠.
뮤지컬 무대의 화려한 의상과 가발은 어떻게 완성될까요?
무대 뒤 작업실을 찾아가 봤습니다.
홍상희 기자입니다.
[기자]
출연 배우의 머리 크기에 맞춘 모형에 머리카락을 심고, 펌을 할 때처럼 머리를 말아 올린 뒤 향하는 곳은 가발 전용 오븐.
몇 시간에서 하루 정도 가발을 오븐에 두면 머리 모양을 더 잘 잡을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이런 과정을 거쳐 뮤지컬 모차르트에 등장하는 가발은 모두 110개, 주인공의 가발이 가장 까다로웠습니다.
[김유선 / '모차르트' 분장 디자이너 : (모차르트 가발을) 만드는 것도 제일 오래 걸렸고 신경도 정말 많이 썼어요. 이 시대에는 로코코 스타일 이런 게 다 있는데 모차르트는 없어요. 가장 멋있고 섹시하고 자연스럽고….]
무대 뒤에서 가발을 만든 지 20년.
이제는 세계 어느 대작들과 비교해도 자신 있을 정도로 자부심이 큽니다.
[김유선 / '모차르트' 분장 디자이너 : 이번에 또 느꼈던 게 우리가 공연장, 분장실에서 일을 하는 게 행복하더라고요. 배우가 무대에 서 있듯이 우리는 여기가 일터거든요. 일하는 거 자체가 제일 즐거워요.]
18세기 드레스 디자인에 장식을 달아주는 바느질 손길이 분주합니다.
초연 이후 벌써 10주년을 맞은 공연이지만 새로 의상을 만드는 것보다 보관했던 옷을 리폼하는 것이 더 어려운 작업이라고 합니다.
[한정임 / '모차르트' 의상 디자이너 : 잠자는 애들을 깨워줘야 하기 때문에 그것도 그 많은 벌 수를 다 만져줘야지, 어떤 애들은 안 만져주면 무대에 올라가면 자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하나하나 손이 가야 되는 게 힘든 거 같아요.]
의상 한 세트에 필요한 옷만 10벌을 훌쩍 넘기도 하지만, 작품의 시대 배경을 상징하는 만큼 모든 것이 완벽해야 합니다.
그야말로 장인의 한 땀, 한 땀으로 만든 의상이 500세트가 넘습니다.
[한정임 / '모차르트' 의상 디자이너 : 쓰러질 지경인데 오늘 이걸 제작소에 갖다 주지 않으면 옷이 제작이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아픈 몸을 끌고, 링거를 맞고]
공연이 끝난 뒤 커튼콜에서 느끼는 감동 뒤에는 이렇게 보이지않는 사람들의 노력과 땀이 숨어 있었습니다.
YTN 홍상희[sa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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