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개성공단이 폐쇄된 지 꼭 5년이 흘렀습니다.
갑작스러운 정부 조치에 쫓기듯 철수했던 공단 기업들은 이제 정부의 재개 의지가 없다면 차라리 청산하라고 울분을 토하고 있는데요.
남북 간 평화의 상징이었던 개성공단 불이 다시 켜질 수 있을까요. 황혜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재개하라 재개하라!"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 회원들이 청와대 앞에 모였습니다.
정부의 폐쇄 결정으로 공단 문을 닫은 지 만 5년.
입주 기업 30% 이상이 휴업 내지는 사실상 폐업 상태일 정도로 경영난에 시달리다 보니, 이제는 '재개 선언'이든 '청산'이든 정부가 결정하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신한용 / 개성공단기업 공동비대위원장(지난 9일) : 바이든 정부 6개월, 1년 기다려서 미국 눈치 보고 그 이후에 개성공단 연다고 한다면 지금까지 5년을 기다려왔던 우리 기업에 무덤 같은 것이기에 그럴 자신이 없다면 기자회견의 요지는 '청산하라' 이 얘깁니다.]
지난 2016년 북한의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도발에 대한 독자제재 일환으로 가동을 멈춘 개성공단.
북측도 피해를 입었지만, 공장 설비와 자재에 거금을 투자했던 입주기업들도 덩달아 피해자가 됐습니다.
이후 정권 교체와 남북·북미 정상회담, 2019년 신년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조건 없는 개성공단 재개' 언급 등으로 한껏 부풀었던 기대도 잠시,
관련 논의는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고, 올해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습니다.
정부도 그간 공단 재개 여건을 만들기 위해 나름 노력을 기울였고, 2018년 평양공동선언 합의 사항인 만큼 이행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이지만, 미국과 대북제재가 관건입니다.
[임을출 /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북미 간의 비핵화 협상의 진전에 따른 대북제재 완화 조치가 취해지거나 또는 한미간에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하기 위한 지렛대로서 개성공단을 활용하는 문제가 합의되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공단이 재가동 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난 2005년 첫 입주가 시작된 이래 한 차례 가동 중단과 재개라는 부침에도 불구하고 남북 간 평화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개성공단.
폐쇄 5년을 넘어가며 여전히 존망의 기로에 놓여 있습니다.
YTN 황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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